기사최종편집일 2024-05-21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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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감 던 김현수, 자신의 페이스를 찾아라

기사입력 2016.04.12 07:09 / 기사수정 2016.04.12 07:09

신태성 기자


[엑스포츠뉴스=신태성 기자] 12일(한국시간) 보스턴 레드삭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경기에서 김현수(28)는 벤치를 지켰다. 전날 탬파베이 레이스와 맞대결에서 3타수 2안타 1득점을 이뤄낸 직후라서 선발 출전도 예상됐으나, 상대 선발 투수가 좌완인 데이빗 프라이스였기에 좌타자인 김현수는 벤치에서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좌타자는 좌완 투수에 약한 경향이 있다. 이 경기에서 볼티모어는 보스턴에 9-7로 승리하며 개막 후 6연승 가도를 달렸다.
 
다행히 데뷔전 멀티히트로 조급함은 덜어낸 김현수다. 볼티모어의 벅 쇼월터 감독(60)도 11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현수가 경기에 뛰고 팀의 일부분이 된 것에 대해 모두가 만족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김현수의 활약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제 정규시즌 한 경기에 나섰지만 김현수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김현수는 현재 자신의 장점인 ‘볼 고르기’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프로야구(KBO)에서 마지막 시즌에는 101개의 볼넷을 골라냈을 정도로 훌륭한 선구안으로 주목받았던 것을 생각하면 ‘김현수답지 않은’ 현재 상황이다. 시범경기에서도 여섯 번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단 한 번의 볼넷만을 기록하며 자신의 장기를 살리지 못했다는 평이 있었다. 본인의 메이저리그 첫 내야 안타로 이어진 오도리지의 공은 치기엔 다소 높은 명백한 볼이었다. 평상시의 김현수라면 방망이가 나가지 않았을 공이었다. 안타로 이어지긴 했지만 약간의 행운이 따라줘서 가능한 일이었다.
 
현재 볼티모어가 김현수에게 바라는 모습은 ‘출루할 수 있는 타자’다. 꾸준히 살아서 베이스를 밟기만 해주면 된다. 굳이 눈에 띄는 활약이나 장타를 노릴 필요는 없다. 너무 장타를 의식하다보면 몸이 굳기 마련이다. 데뷔전에서도 긴장한 탓인지 타격포인트가 뒤쪽으로 형성돼 공을 정확히 맞히지 못했다.
 
김현수의 계약 당시 미국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탓컴’은 김현수가 닉 마카키스(33,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비슷한 유형의 선수라고 소개했다. 미국 야구전문매체 ‘베이스볼 에센셜’ 역시 볼티모어에서 김현수의 역할로 ‘마카키스의 싸고 젊은 버전’을 기대했다. 지난 2014년까지 볼티모어에서 활약했던 마카키스는 통산 타율 2할9푼1리, 출루율 0.359를 기록하고 있는 선수다. 2루타를 만들어내는 능력도 준수한 편이다. 11시즌 째를 맞은 지금까지 1734개의 타격 중 358개가 2루타로 연결됐다.
 
김현수가 두산 베어스에서 보여줬던 모습도 이와 비슷하다. ‘잠실의 타격기계’로 KBO에서 3할1푼8리의 통산 타율과 0.406의 출루율을 보여줬던 김현수기에, 무대가 메이저리그임을 감안하더라도 마카키스의 대체자가 되기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이제 부담감을 덜어내고 자신의 타격에만 집중하면 된다. 시범경기에서의 부진과 주전 경쟁의 압박감은 타석에 오르는 순간 잊어버려야 한다. 시원시원하지 않았다고는 하나 데뷔타석에서 안타를 성공시킨 한국인 메이저리거는 지금까지 없었다.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안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다.

vgb0306@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신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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