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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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 오달수, "반드시 버티면 기회는 옵니다"

기사입력 2016.03.30 06:50

최진실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진실 기자] 오달수를 부를 때 언제부턴가 '천만요정', '흥행요정'이란 수식어를 뗄 수 없게 됐다.
 
동화 '피터팬' 속 작고 귀여운 팅커벨 같은 의미의 요정이 그것도 남자 배우에게 붙게 됐다. 하지만 나왔다 하면 흥행은 물론 심지어 생애 한 번도 어렵다는 천만 관객 동원 작품을 몇 편이나 필모그래피에 추가했는지 모른다. 오달수의 이야기다.
 
'요정' 오달수가 드디어 자신의 첫 주연작인 '대배우'(감독 석민우)를 들고 왔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대배우'는 20년째 대학로에서 연극만 하던 장성필이 새로운 꿈을 찾아 영화계에 도전하며 겪는 이야기를 그린 휴먼 코미디 영화다.
 
"언론시사회 당시에는 부담감에 머리도 아팠는데요 하루 지나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래 이 정도면 됐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아무래도 작품을 이끌어 가야 하는데 많이 해보신 분들은 요령이나 그런 것이 있을텐데 전 처음이라 그런 점이 부담이 많이 됐습니다. 황정민 씨가 '주연해보니까 힘들지?'라고 말하더라고요. 해보면 알게 된다고 했는데 음... 한번 해봤으니 두번째는 안하려고요. (웃음)."
 
'대배우'는 석민우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기도 하다. '올드보이', '박쥐' 등에서 함께 했던 석민우 감독과 오달수는 꽤 오랜 인연을 가지고 있다. 10년 전 석민우 감독은 오달수에게 자신이 입봉하게 되면 꼭 출연해달라 부탁했고 오달수는 이에 응했다. 그리고 그들의 약속은 이뤄지게 됐다. 석민우 감독 역시 오달수 외에 다른 배우를 생각한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배우', 그리고 주인공 장성필의 이야기는 오달수와 많이 닮았다. 배우고 자녀가 있는 아버지기도 하다. 또한 두 사람 모두 연극과 영화를 했으며 오달수는 장성필의 과정을 거친 뒤 극중 윤제문이 맡은 최고의 배우 설강식에 가까워져 있다. 때문에 영화를 본 이들은 오달수와 장성필의 닮은 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감독님께 제일 놀랐습니다. 중간에 시나리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거나 한 적이 없는데 어느날 시나리오 한 권을 들고 오더라고요. 읽어보니 연극판의 에피소드, 돌아가는 모양을 잘 조사하셨더라고요. 그런 상황을 어떻게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있는지 놀랐습니다. 스쳐 지나가듯 약속했는데 진짜로 시나리오를 들고 왔더라고요. 제가 아니어도 욕심을 내볼만 한 캐릭터인데 잊지 않고 찾아와줘서 고마웠습니다. 놀랐지만 잘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를 촬영하며 연극을 했을 때의 정서가 많이 생각났어요."
 
극중 장성필은 영화에 도전하며 많은 NG를 내기도 한다. 장성필의 영화 도전 장면은 실제 영화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편이다. 장성필이 아닌 오달수의 첫 영화 에피소드도 궁금해졌다. 오달수는 '해적 디스코왕 되다' 당시를 떠올렸다. 앵글이 뭔지도 모른 채 시키는대로 했던 그는 촬영 감독에게 많은 꾸중을 받았다고. 야단을 맞았지만 촬영감독의 따뜻했던 마음을 잊지 못하기도 했다. 오달수는 이와 더불어 '놈놈놈' 당시 하필 첫 촬영을 하게 된 기억도 떠올렸다. 첫날 촬영이다 보니 더욱 꼼꼼하게 살펴야 했고 김지운 감독은 "필름을 쓴 양이 단편영화 하나 만들면 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오달수는 당시를 떠올리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오달수와 함께 '대배우'에서는 윤제문이 호흡을 맞췄다. 실제로는 동생인 윤제문이지만 극중에서는 오달수보다 형으로 나온다. 두 사람은 같은 극단에서 함께 하고 고민을 나누던 각별한 사이기도 했다. 오달수는 윤제문과 함께 독일 공연에 갔던 당시도 회상했다.
 
"윤제문 씨와 독일에서 '햄릿'에 필요한 흙을 찾기 위해 극장 뒷편 화단에 갔습니다. 갑자기 윤제문 씨가 삽을 땅에 꽂더니 '연극을 계속 해야 하나요. 형님?' 이렇게 묻더라고요. 그래서 '모르겠다'고 저도 말하면서 서로 진지하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눈물의 시간을 가졌지요. 지나온 이야기라 지금은 웃으면서 말하지만 당시에는 얼마나 진지했겠습니까. 그 때는 절실했었고 현실이 너무나도 힘든 벽 같았습니다. 그렇게 산 넘고 물 건너 이렇게 시간이 지났네요."
 
오달수는 꾸준히 작품을 하는 배우 중 한 명이다. 지난해에도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 '암살', '베테랑',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등 작품에 출연했으며 올해에는 '대배우'를 시작으로 '터널', '국가대표2', '마스터' 등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오달수는 한 작품을 끝내고 쉬려 하지만 맘에 드는 시나리오를 만나면 못 쉬게 된다고 자신의 작품 욕심을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드라마에서도 얼굴을 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답했다.
 
"아무래도 쉬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저는 쉬는 것보다는 마음을 흔들어 놓는 작품을 하는 것이 의미 있는 것 같습니다. 드라마 역시 작품만 좋다면 얼마든지 하지요. 그러나 그 전에 우선순위는 영화입니다. 저는 두 개는 잘 못하겠더라고요."
 
'대배우' 속 장성필의 이야기는 배우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에 있어 도전하는, 세대와 분야을 막론한 모든 이들의 이야기기도 하다. 연기에 있어 장성필의 시절을 겪고 지금은 도약한 오달수다. 그가 지금도 고군분투하고 싶은 장성필들에게 진정성 있는 조언을 건넸다.
 
"반드시 기회는 옵니다. 100% 장담합니다. 예를 든다면 대학로에 20대 배우가 1,000명이라 생각하면 30대 배우는 700~800명으로 줄어듭니다. 40대부터 더 줄어들고 60대 배우는 100명 정도일 것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끝까지 버티는 분들에게는 기회가 옵니다. 20대 배우들 중 '나는 연극이 맞지 않아'라 생각하거나 기다려도 기회가 오지 않자 스스로 포기해 버리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그래도 반드시 기회는 옵니다. 모든 분야에 있는 장성필에게 무조건 기회는 온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거짓말 같지만 진짜로요."
 
true@xportsnews.com / 사진=리틀빅픽쳐스

최진실 기자 tu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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