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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돌파 택한 KIA, 명분 필요했던 임창용

기사입력 2016.03.29 05:58 / 기사수정 2016.03.29 04:03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임창용(40,KIA)은 명분이 필요했고, 구단은 정면 돌파를 택했다.

28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임창용이 귀국했다. 지난달 출국했던 그는 한달간 따뜻한 괌에서 개인 훈련으로 몸을 만들어왔다. KIA와의 입단이 합의에 이르면서 일정을 앞당겨 서둘러 귀국했다. KIA 구단의 입단 발표부터 임창용 귀국까지 딱 12시간이 걸렸다. 

5개월이 지났다. 지난해 10월 마치 루머 같았던 원정 도박 스캔들이 프로야구판을 휘감았고, 임창용은 그 중심에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윤성환, 안지만과 함께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되며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던 그가 삼성에서 방출됐고, 검찰의 비공개 소환 조사도 받았다. 그러는 사이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할 수도, 할 기회도 없었다. 사실상 은둔 생활을 하던 그는 "답답하기도 하고 집에만 있으면 안되겠다싶어서 훈련을 떠났다"고 말했다. 추운 날씨 탓도 있지만, 보는 눈이 많아 국내에서는 훈련을 수월하게 이어가기도 어려웠을 터.

하지만 임창용은 그 사이에도 기회가 닿을 때마다 꾸준히 현역 연장 의지를 밝혔다. '무적' 신세였던 그는 어느 구단과도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불혹을 넘겼지만 여전히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에 손색 없는 구위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기록은 55경기 54이닝 5승 2패 33세이브 평균자책점 2.83으로 세이브 1위 타이틀을 차지했다. 

계약적인 문제도, 신체적 문제도 없었지만 모두가 알고있는 임창용과의 '계약불가' 이유는 '여론'이었다. 구단 입장에서 임창용은 충분히 매력적인 선수다. 몇몇 구단 관계자들은 "솔직히 탐이 안날 수 있나"라면서도 "그래도 대중의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임창용이 삼성에서 방출된 이후 KIA는 가장 꾸준히 거론된 1순위 후보지였다. 그가 광주 출신에 과거 해태에서 뛴 경력이 있기도 하고, 공교롭게 KIA에는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없다. 

임창용이 삼성에서 방출된 직후 처음 '영입설'이 떠돌았을때 KIA 구단의 입장은 "무조건 조심, 또 조심"이었다. "정해진 것도 없고 논의 중인 것도 없지만, 정해진게 없다는 사실조차 알리기가 어렵다"는게 이유였다. 그만큼 프로 구단에게 민심이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한발짝 떨어져서 바라보면, 같은 혐의를 받았던 윤성환과 안지만의 경찰 조사가 지지부진하고 사실상 정체 상태에 머물면서 판도 흐름이 바뀐 것도 크다. 이미 징계 조치를 받은 임창용과 오승환이 오히려 홀가분한 묘한 상황이 전개됐다. 

고심 끝에 결정을 내린 KIA 구단은 앞뒤 잴 것도 없이 곧바로 공식 발표를 했다. 29일 이른 새벽 최종 합의가 됐고, 같은날 아침 일찍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29일은 정규 시즌 개막을 앞두고 10개 구단 사령탑과 대표 선수들이 참가하는 미디어데이가 열리는 날이었다. KIA 구단도 KBO의 잔칫날이 소란스러워지는 통에 미안함을 드러냈지만 '더 미룰 수가 없는 중요 사안'이라는데 공감했다. 논란 또한 당연히 예측했다. 그래서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이다. 

임창용이 "고향팀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 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이번 계약은 양측 모두의 필요에 따라 성사됐다. 그리고 징계 기간이 풀린 후 임창용이 1군 마운드에 등판할때쯤, 어쩔 수 없는 '이슈'는 다시 한번 재점화 될 것이다.

NYR@xportsnews.com/사진ⓒ 인천공항, 김한준 기자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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