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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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 지금 이 순간, 지수가 그리는 청춘의 얼굴

기사입력 2016.04.04 19:37 / 기사수정 2016.04.04 19:38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지수는 지금 이 순간 청춘을 가장 뜨겁게 표현하고 있는 배우다.

드라마 '앵그리맘'과 '발칙하게 고고', '페이지터너'와 영화 '글로리데이'(감독 최정열)까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존재감을 발산중인 지수의 모습은 우리가 그리는 청춘의 모습 그대로다.

3월 24일 개봉한 '글로리데이'에서는 그 활약이 더 두드러진다. 스무 살 네 친구의 운명을 뒤흔든 하룻밤 사건으로 벌어진 격렬한 반전 드라마를 그린 '글로리데이'에서 지수는 사건의 중심에 선 정의로운 반항아 용비 역을 맡았다.

지수는 "영화 자체가 저와 나이대가 많이 비슷하고, 현실적이었다. 그런 면에서 많이 와 닿았고, 공감이 잘 됐다"고 처음 시나리오를 접했을 때를 떠올렸다.

'글로리데이'는 4개월에 걸친 오디션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젊은 배우들 사이에서도 '글로리데이'의 오디션 소식은 뜨거운 이슈였다.

"많은 분들이 오디션을 보셨고, 또 그러다보니 저도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오디션은 용비와 지공(류준열 분) 역할로 봤어요. 그런데 저한테는 연락이 안 와서 '이렇게 내 청춘영화가 날아가는구나. 다음 세대를 기다려야 되는 건가' 싶었죠.(웃음) 그러던 중에 연락을 받고 참여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지정 대본으로, 두 번째는 감독님과 미팅하는 형식으로 진행됐죠. 그 때 제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던 것 같아요. 제가 어떤 사람이고 이 시나리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 그런 것들이요. 제가 어떤 것들을 했다기보다는 운이 좋았던 것이라고 생각해요."

김준면(엑소 수호), 류준열, 김희찬 등 또래 배우들과 함께 하며 청춘물의 특권을 마음껏 누린 것은 '글로리데이'가 준 또 다른 선물이었다. 배우 변요한을 연결고리로 한 모임을 통해 일찍부터 서로 친분이 있던 이들은 작품을 통해 한 뼘 더 가까워졌다. 이전에는 몰랐던 새로운 모습들을 알게 된 것은 덤이었다.

"변요한 씨에게 감사해요.(웃음) 무엇보다 신기했어요. 처음 만났을 때 낯을 가리거나, 알아가는 기본적인 과정들을 건너뛰고 바로 친해질 수 있었으니까요. (김)준면이 형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엑소라는 타이틀이 있어서 저 혼자만의 거리감이 있었는데, 카페에서 처음 만나고 나니 굉장히 인간미가 넘치더라고요. '엑소도 사람이구나' 처음 알게 됐죠.(웃음) (류)준열이 형은 '소셜포비아'를 인상 깊게 봤었어요. 첫인상은 코믹했는데 알아갈수록 다양한 매력이 있는 사람이더라고요. (김)희찬이 형은 귀엽게 느껴졌다고 해야 하나? 처음 봤을 때 눈망울이 굉장히 크고 동글동글해서 인형 같았거든요. 굉장히 예쁘다고 생각했어요."

이들의 우정은 촬영을 마친 후에도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새롭게 들어가는 작품에 응원을 보내고 모니터를 해주는 것은 물론, 최정열 감독까지 합세해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커피도 마시는 번개 만남을 가진다는 게 지수의 설명이다.



용비 캐릭터를 연기하면서는 머리로 많은 생각을 하고, 체력적으로도 나름대로의 고충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이 또한 즐거운 추억으로 지수의 마음에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건이 생기고, 그 과정 속 마음을 연기하는 것은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들었어요. 그래도 또 즐거운 장면에서는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으니 괜찮아요.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무래도 추격신이었던 것 같아요. 진짜 많이 달렸거든요.(웃음) 지금은 운동을 꾸준히 해서 잘 달릴 수 있는데, 그 때는 운동을 안 한 지 꽤 됐을 때고 체력이 약했을 때라 힘들었어요. 앞장서서 달려야 되는데 제일 못 달렸죠. 저 때문에 NG가 많이 나서 상대 배우들이 몇 번이나 더 뛰었어요. 다른 사람들이 유난히 체력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극이 진행될수록 묵직함을 남기는 '글로리데이'는 제목이 가진 의미를 계속해서 곱씹게 만들어준다. 지수 역시 인상 깊게 남은 장면을 떠올리며 자신의 생각을 차분히 설명했다.

"청춘을 대변했던 말들이라고 해도 되려나요. 가장 인상 깊었던 대사는 (사건을 맞닥뜨리고) '그냥 넘겨버리자'는 지공이와 두만이(김희찬)에게 '회피하지 말라'고 말하는 장면이에요. 사실 '회피'라는 단어를 현실에서는 잘 쓰지 않잖아요. 용비가 왜 이 단어를 말하고, 감독님은 왜 이 단어를 쓰셨을까 계속 생각했던 것 같아요. 물론 용비가 친구들에게 한 말이긴 하지만, 동시에 어른들에게 '회피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했죠. 그 '회피하지 말라'는 것에는 우리 시선, 혹은 책임감 같은 많은 의미가 담겨 있지 않을까요. '모두들 회피하지 말아주세요' 이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해요."

지수는 청춘이라는 말의 의미를 떠올리면서 자신의 스무 살 시절도 함께 돌아봤다. 이제 스물넷, 스물을 지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그이지만, 스무 살 그 때를 좀 더 하루하루 소중히 아끼고 보냈다면 지금보다 더 의미 있는 날들이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한 켠에 자리하고 있다.

"분명 열아홉 시절에는 한 살 한 살 빨리 나이를 먹고 싶은 생각이 있었겠죠.(웃음) 저의 스무 살은 모든 게 새로웠어요. 강남 길거리만 가도, 무엇을 봐도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데 세월이 갈수록 모든 게 좀 더 무미건조해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커피를 예로 들면 그땐 '커피란 신세계가 있구나'했는데 지금은 조금씩 질려가고 있고요.(웃음) 이러다 나이가 더 들었을 때는 모든 것이 무미건조해지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들면서 어느 순간도 그 때(스무살)처럼 신선하지는 못할 것 같았어요. 인간관계의 시행착오도 겪고, 도전적인 면에서도 좀 더 거리낌이 없었던 것 같네요."

그럼에도 지수가 생각하는 청춘의 느낌은 긍정적인 색으로 물들어있다. 지수는 책으로 발간된 '글로리데이'에 '나는 언제나 청춘이고 싶다'라는 제목으로 쓴 시를 담았다.

"제가 생각하는 청춘에 대한 간단한 이념을 담았어요. '언제나 청춘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제 이상적인 마음과 청춘은 나이나 세월이 아닌 마음이라는 생각도 함께요. 뜨거운 열정이나 풍부한 상상력, 용기와 도전, 모험 같은 것들이 모두 청춘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그런 순수한 마음들을 잃지 않고 오랫동안 청춘으로 살아가고 싶네요.(웃음)"


연기로 청춘을 대변하고 싶었던 지수의 바람은 '글로리데이'를 통해 다시 한 번 이뤄졌다. '20대에 하고 싶었던 목표 중 하나를 이뤘다'며 미소 지은 지수는 "희망을 담고 있는 그런 영화들을 좋아했고, 그런 것들이 정말 멋지게 느껴졌는데 제가 한 필모그래피 중에서도 청춘 작품들이 많아 좋아요. 기존에 강한 이미지를 많이 연기했는데, 좀 더 유쾌하고 다양한 인물들을 연기할 수 있다면 더 좋겠죠"라고 답했다.

네 명 중 막내였던 지수는 '글로리데이'를 통해 나이에 상관없이 소중한 친구들을 얻었고, 스스로 한 뼘 성장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영화 속 자신의 부족함을 볼 수 있었던 것도 이전보다 조금이나마 성장했기에 보였던 것이라고 되새기며 차근차근 답을 찾아나가고 있다.

2009년 연극 '봉삼이는 거기 없었다'로 데뷔, 드라마와 영화로 주목받기 전부터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올린 그다. 어린 나이에 다양한 매체를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을 큰 자산으로 꼽은 지수는 "제가 좋아했던 작품의 일원이 된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어요. '글로리데이'를 찍은 것이 제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요"라는 확신과 함께 다시 한 발짝 앞으로 걸어 나가기 위한 힘을 더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박지영 기자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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