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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e스토리] 한국으로 전지 훈련을 온 북미 롤팀 TSM을 만나다

기사입력 2015.09.21 00:00 / 기사수정 2015.09.24 13:18

박상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상진 기자]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토너먼트 중 가장 중요한 대회는 한 해 최고팀을 가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바로 롤드컵이다. 롤드컵은 전 세계계 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에서 상위권 팀을 선발해 약 한 달간 조별 리그와 파이널 토너먼트를 거쳐 세계 최고의 팀을 가린다.

그중 북미와 유럽에서 롤드컵 진출이 확정된 팀 중 일부가 전지훈련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다른 서버보다 높은 솔로 랭크 경기 수준과 낮은 핑, 그리고 한국 팀과 연습을 위해 많은 해외 팀들이 롤드컵을 대비해 한국에서 연습 중이다.

LCS NA에서 롤드컵 진출에 성공한 팀 솔로 미드(Team Solo Mid, 이하 TSM)역시 한국을 찾은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팀이다. 과거 CJ 블레이즈 소속이었던  ‘러스트보이’ 함장식과 선수 시절 개성 넘치는 행동으로 알려진 ‘로코도코’ 최윤섭 코치, 탑 라이너 ‘다이러스’ 마커스 힐, 정글러 ‘산토린’ 루카스 라센, 미드 라이더 ‘비역슨’ 쇠렌 비에르그, 원거리 딜러 ‘와일드터틀’ 제이슨 트란으로 구성된 TSM은 한국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 

TSM의 메인 스폰서인 로지텍의 도움으로 한국 숙소에서 만난 이들은 인터뷰 내내 특유의 유쾌함을 잃지 않았다. TSM 소속 한국인 선수인 함장식에게도 끊임없이 장난을 치며 유대감을 보인 그들의 한국 훈련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한국에서 약 한 달 간 지낸 소감은 어떤가?

러스트보이: 작년 한국 훈련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고 돌아갔다. 마찬가지로 올해도 한국에서 훈련을 통해 롤드컵에 대비해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한국에 왔다. 전지훈련 2주차까지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지만, 이후 팀원 모두 훈련 성과를 얻었다.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에서 예상보다 좋은 결과를 낼 자신이 생겼다.

와일드터틀: 한국에 왔는데 음식도 맞고 한국의 문화도 마음에 든다. 게임은 한 번에 4시간씩 총 2세트씩 진행한다. 연습을 줄이고 솔로 랭크 게임을 하거나 자유시간을 갖기도 한다. 

비역슨: 한국에서의 전지훈련이 굉장히 만족스럽다. 한국 서버의 핑이 낮은 것이 가장 마음에 들고, 팀 게임이 아닌 솔로 랭크 게임으로도 실력이 늘고 있다. 또한, 쾌적한 네트워크 환경에서 세계 최고의 팀들과 스크림을 할 수 있다는 것도 한국 전지훈련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나 역시 한국 음식이 정말 마음에 든다.

산토린: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한국에서 많은 것을 얻었다. 낮은 핑으로 실제 대회 무대에서 게임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가끔 게임이 한쪽으로 기울면 진 쪽에서 미드 라인을 오픈하고 빠르게 게임을 끝내는 것도 신기했다. 식사를 위해 음식점에 가도 다들 친절하게 맞아주는 것도 좋았다. 솔로 랭크 게임을 해도 한국에서는 마치 대회 경기를 하는 듯한 수준을 보여준다. 로지텍의 도움으로 한국에 왔는데, 정말 좋은 경험 중이다.

다이러스: 한국에 다시 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정말 기대됐다. 예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보다 더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금 랭크는 다이아1이지만, 이 단계에서 만나는 게이머조차 정말 수준이 높다. 한국 게이머의 경기력이나 게임 내 판단력은 정말 대단하다. 가끔 경기 초반 분위기가 좋지 않으면 미드 오픈으로 빠르게 경기를 끝내는 경우도 있는데, 시간과 돈 모두 아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선하게 느껴졌다.


솔로 랭크 게임을 즐기며 인상 깊은 일이 있었다면.

다이러스: 한국에서 솔로 랭크 게임을 굉장히 많이 했는데, 그만큼 신기한 게이머를 많이 만났다. 한 번은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미드 라이너가 계속 상대 타워에 돌진해 죽는 것을 반복했다. 화가 난다기보다는 이런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되어 재미있었다. 비슷한 게이머를 많이 봤는데, 다들 독특한 패턴이 있었다. 정말 신기하더라.

비역슨: 팀 원거리 딜러인 와일드터틀과 같이 게임하던 중 와일드터틀이 바텀 푸시를 부탁하니 같은 팀 정글이 갑자기 타워에 돌진해 죽기 시작했다. 결국 잘 타일러 경기에서 승리했던 게 기억나고 재미있었다.

북미와 한국의 솔로 랭크 게임에서 어떤 차이가 느껴지던가.

와일드터틀: 같이 오브젝트를 콘트롤 해야 할 상황에서 내가 도와주러 가지 않으면 갑자기 자리를 비우고 게임에 들어오지 않는 사람이 있는 반면, 솔로 게임에서 팀플레이에 굉장히 잘 참여하는 게이머도 많았다. 그들과 게임하면 열에 아홉 판은 승리했다. 그리고 불리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아군 게이머와 4대 5로 불리한 싸움을 벌여 역전했을 때 정말 한국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TSM의 팀내 분위기는 어떤지.

러스트보이: 여러 팀을 거쳤는데 TSM만큼 좋은 팀도 없다. 다들 가깝고 친하게 지낸다. 하지만 자유시간만 되면 다들 어디론가 사라지는 게 섭섭하긴 하다(웃음).

각각 자기 포지션에서 경쟁자라고 생각하는 한국 선수가 있다면?

러스트보이: 작년에는 ‘마타’ 조세형이라는 압도적인 서포터가 있었고, 올해 초반만 해도 쿠 타이거즈의 ‘고릴라’ 강범현이 다른 서포터보다 좋은 기량을 보였다. 지금은 ‘울프’ 이재완과 ‘피카부’ 이종범, 그리고 ‘고릴라’ 강범현이 비슷비슷하게 잘하는 선수로 보인다.

와일드터틀: 한국에 와서 같이 게임을 했던 선수 중에는 KT 롤스터의 ‘애로우’ 노동현이 인상적이었다. 나와 팽팽하게 라인전을 벌리는 중에 내가 조금이라도 빈틈을 보이면 무섭게 파고든다. 

비역슨: 미드 라이너 중 ‘페이커’ 이상혁과 ‘쿠로’ 이서행, 그리고 ‘나그네’ 김상문이 인상적이다. 특히 이서행은 카토비체에서 대결했을 때보다 더 기량이 물오른 거 같다.

산토린: 한국 선수 중에는 역시 ‘벵기’ 배성웅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중국 리그에서 활동 중인 ‘카카오’ 이병권 역시 좋은 정글러로, 두 선수는 세계 어떤 팀과 경기를 하더라도 밀리지 않은 정글러다.

다이러스: 탑은 전 세계 70% 이상의 선수들이 비슷한 경기력을 보일 만큼 누가 잘한다고 말하기 힘들다. 탑 라이너들의 기량은 우열을 따질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다.

한국 리그에 비해 북미 리그에서 다양한 픽이 선보이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그리고 과거에 재미있는 밴을 보여준 적도 있었다.

비역슨: 한국 리그는 경기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다. 경기 초반부터 상대의 빈틈을 찾아내 공략하고, 거기서 얻은 이득을 계속 불려가며 결국 경기를 승리한다. 반면 북미는 경기 진행 속도가 느리고, 초반보다는 후반에 더 활약할 수 있는 챔피언이 자주 선보인다. 이런 점에서 각각 지역에서 밴픽 차이가 나는 거라 생각한다. 

다이러스: 3년 전에 ‘BAN’이나 ‘TSM’으로 시작하는 챔피언들로 밴을 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 어떤 캐릭을 밴을 해야 할 지 결정되지 않아 저렇게 밴 했다. 그러나 지금은 리그에 무게도 다르고, 코치도 있기에 재미있는 모습을 보이기는 쉽지 않다.


해외팀 중 유독 TSM이 한국에서 인기가 좋은데, 그 이유를 어떻게 생각하나?

다이러스: 2010 WCG를 통해 한국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많이 보인 거 같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리그 오브 레전드가 인기가 좋을 시절이 아니었고, 팀도 많지 않았다. 그 당시 TSM이 인기가 좋아서 주목을 받을 수 있었고, 그때부터 계속 우리를 사랑해주시는 거 같다. 

TSM에서의 생활은 만족하나?

비역슨:다른 팀에서의 생활보다 많은 부분에서 만족한다. 특히 메인 스폰서인 로지텍은 단순히 기기 제공의 수준을 넘어 플레이오프가 끝나자마자 한국 전지훈련 숙소와 연습실을 빠르게 마련하여 다른 팀보다 빠르게 한국에 올 수 있었다. 작년 겨울에 진행한 로지텍 트레이닝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고의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러스트보이: 예전 스타크래프트2도 하고, 여러 팀을 거치며 다양한 환경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나갔다. 그중에 TSM의 분위기가 제일 좋았고, 우리를 지원해주는 로지텍 역시 다른 후원사보다 우리가 더욱 게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읽은 팬들에게 인사를 부탁한다.

러스트보이: 항상 응원해주는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TSM이 미국 팀이라 한국에서 경기를 보시기 쉽지 않을 텐데, 힘든 상황에서도 경기를 챙겨보시고 다양한 루트로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팬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와이트터틀: 한국에서 TSM을 응원하는 분이 많은 거로 알고 있다. 언제나 감사드리고, 올해 롤드컵에서도 한국 팀에 뒤지지 않는 경기력으로 좋은 성적을 내도록 노력하겠다.

비역슨: 한국에 와서 솔로 큐를 돌리며 게임 내에서도 적이든 아군이든 팬이라고 메시지를 보내주고, 친구 리스트에 등록하고 싶다는 게이머를 많이 만났다. 이분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고, 나를 ‘미국 페이커’라고 불러주신 분에게도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산토린: TSM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전지훈련 중 플레이한 솔로 랭크에서 나를 응원해주시는 팬을 한 명 만났는데, 정말 친절했고 좋아한다는 이야기도 전해 줘서 힘이 났다. 미국 팀이지만 한국에서도 많은 팬이 응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다이러스: 예전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 거로 생각하지 못했는데, 먼저 와서 사진과 사인을 부탁한 분이 있었다. 그분 덕분에 나도 한국에 좋은 인상을 받았다. 게임 내에서도 잊지 않고 접속하면 인사를 건네주시는 분들, 그리고 다른 한국 선수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주는 팬에게 내 존경심과 함께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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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기자 valle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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