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5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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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웅, '믿고 보는 배우'의 책임감 (인터뷰)

기사입력 2015.09.13 16:10 / 기사수정 2015.09.14 17:51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배우 박성웅이 영화 '오피스'(감독 홍원찬)로 돌아왔다. '또 악역이야?'라는 생각은 이번에는 잠시 내려놓아도 될 것 같다.

'오피스'는 자신의 가족을 무참히 살해하고 종적을 감춘 평범한 회사원이 다시 회사로 출근한 모습이 CCTV 화면에서 발견된 후, 회사 동료들에게 의문의 사건들이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

극 중 박성웅은 우직한 성격으로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광역수사대 형사 최종훈으로 등장한다.

'오피스' 개봉을 앞두고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한 박성웅은 "직장을 다니지 않는 나도 충분히 공감 가는 스토리였다"고 작품을 본 소감을 전했다.

이번 작품에서 그가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튀지 않으려 한 점이었다. 1997년 영화 '넘버 3'로 데뷔 이후 드라마 '태왕사신기', '제빵왕 김탁구', '각시탈' 등 드라마에서도 굵직한 연기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그는 2013년 영화 '신세계' 출연 이후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키는 데 성공한 바 있다.

그리고 '신세계' 이후 출연한 '황제를 위하여'(2014), '살인의뢰'(2015), '무뢰한'(2015)에서도 그의 이미지는 '강렬하다'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는 캐릭터가 주를 이뤄왔다. 이렇듯 그간의 작품 속에서 특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해왔던 그가 '튀지 않으려' 한 모습이 '오피스'에서 어떻게 드러날 지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것이 사실이다.

박성웅은 "시나리오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면서 "'신세계'에 비유하자면 최민식 선배처럼 판을 깔아주고 튀지 않으려 약간 뒤로 빠져 있는 모습과 비슷한 것 같다. '오피스'에서는 다른 출연진들이 그 안에서 스스로 잘 뛰어논다. 나는 가끔씩 나와서 관망하는 자세로 사건을 보려고 하는 모습만으로도 충분했다"고 설명했다.

한 발자국 떨어져 있다고 표현한 '오피스' 속 박성웅은 사건을 냉철하게 바라보는 형사의 모습과 함께 소탈한 면에서도 시선을 끈다.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냉정해 보이는 형사가 경비원을 보고 "깜짝이야"라고 놀라는 장면은 박성웅이 살리는 인간적인 캐릭터의 매력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 준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실제로 이 장면에서 다 웃었다더라. 안 놀랄법한 사람이 놀라니까. 주변에서는 쳐다보기 어렵게, 무섭게 생겼다고 하는데 내 실제 모습은 정말 그렇지 않다. 연달아서 그렇게 악역을 쭉 해버려서 그런 이미지가 강한 것 아닐까"라고 얘기한 박성웅은 "또 (이렇게) 이중구 얘기로 넘어간다"면서 유머를 발휘, 호탕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전보다 힘을 뺀 연기를 해야 하는 것이 힘들지 않았을까 걱정했지만, 그는 "오히려 편했다"는 답을 내놓았다.

이어 "그동안은 어떻게든 힘을 줘야 하는, 현실과 조금 동떨어진 캐릭터였는데 사실 이런 연기가 더 어렵다. 어렵고 힘들어도 잘 할 수는 있지만.(웃음) 영화라는 게 쉬운 작업이 없다지만 그런 연기가 체력적, 정신적으로 힘든 것은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오피스'는 팀원들의 결속력이 정말 좋았기 때문에 결과물도 성공적으로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현실 속 박성웅의 인기는 그야말로 만점에 가깝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특히 그의 카리스마에 매료된 남성 팬들은 더욱 많다. 술자리에 있는 그를 발견하고 조심스럽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하던 남자 팬들에게 "사내끼리 사진 찍어서 뭐하게, 소주나 한 잔 해"라며 술잔을 건넸다는 일화에서는 넘치는 인간미까지 함께 엿볼 수 있다.

어느새 '믿고 보는'이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배우가 된 박성웅. 그는 스스로도 이런 부분에 대해 "책임감이 있다"며 진지하게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팬들과 관객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 최근에 찍었던 '신분을 숨겨라' 촬영 때만 해도 쉴 틈 없이 촬영이 돌아가니 정말 힘들었었다. 당시는 역할이 팀장이었는데, 역할 자체가 매일 팀원들을 불러 모아서 작전을 지시하고 해야 하니 거의 혼자 서있을 때가 대부분이어서 어느 날은 '나 좀 앉아서 하면 안 되겠냐'고 말해 딱 한 번 걸터앉았던 적도 있다.(웃음) 그렇지만 이렇게 피곤해도 시청자들에게 피드백을 받고, 거기서 만족과 재미를 느끼면서 계속 해나갈 수 있는 힘을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해의 반환점을 훌쩍 넘긴 지금, '오피스' 촬영과 개봉, 드라마 출연 등 박성웅의 2015년은 알차게 꽉 채워져 가고 있는 중이다.

"정말 바쁘게 지냈지만 후회는 없다"는 박성웅은 "후회할 일들이 있어도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노를 젓고 있다면 천천히, 그리고 여유 있게 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자신을 다잡았다.

영화에 대한 아낌없는 애정을 고스란히 드러낸 그는 "제가 너무 착하게 나와도 놀라지 마시라. 그게 원래 제 모습이니 천천히 적응하시길 부탁 드린다"고 마지막까지 당부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엑스포츠뉴스 김한준 기자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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