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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밴드, 1995년의 '문화혁명'을 2015년에 말하다 (인터뷰)

기사입력 2015.06.14 08:00 / 기사수정 2015.06.13 22:36

김경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민 기자] 그야말로 ‘문화혁명’이었다.
 
정확히 20년 전인 1995년 대한민국 대중 가요계에는 아주 독특한 밴드가 등장했다. 바로 ‘문화혁명’이라는 다소 ‘용감한’ 1집 명을 들고 나온 3인조 록밴드 삐삐밴드(달파란, 이윤정, 박현준)가 그 주인공이다.
 
당시 발라드 일색이던 대한민국 대중가요계에 삐삐밴드는 그야말로 스티브 잡스가 그렇게 좋아하던 ‘혁신’ 그 자체였다. 1집 수록곡인 ‘안녕하세요’, ‘딸기’, ‘슈퍼마켓’은 그야말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이들의 곡은 이후 등장한 ‘모던록’이라 불리는 말랑말랑한 장르가 아닌 그런지록과 사이키델릭을 오가는 독특한 팀이었다. 때로는 흥얼거리고 때로는 질러대는 이윤정의 다듬어지지 않은 보컬과 함께 팀 전체가 빨간색, 파란색의 염색을 하고 나오는 그야말로 당시 한국 사회에 ‘있어서는 안되는’ 이단아 들이었다.
 
그런 그들은 2002년 ‘붕어빵’까지 정확하게 3장의 음반을 발표하고 공식 해체해 버렸다. 그런 그들이 2015년 새 앨범 ‘pppb’를 발표하고 돌아왔다. 그들을 만나 그 동안의 궁금증을 해소해 봤다.
 
-갑작스런 컴백이다. 이유가 있나?
사실 작년부터 준비를 해 왔다. 올해(2015년)가 20주년이니 공연을 해보는게 어떨까? 하는 제안이 왔다. 서로 연락이 돼서 좋다고 했고 앨범 작업을 시작했다.(달파란)
 
-그 동안 다들 어떻게 지냈나?
스타일리스트와 함께 퍼포먼스 팀을 하고 있었다. 사우스웨스트 페스티벌 등에 초청돼서 공연도 했다. 그 외에는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고 있다.(이윤정)
 
밴드 음악도 하고, DJ도 하고 일렉트로닉을 했다. 영화음악도 하면서 지금까지 지내왔다.(달파란)
 
3호선 버터플라이 같은 밴드를 했다. 다른 팀을 더 하려고 했는데, 삐삐밴드의 제안이 왔다. 아! 모노톤즈도 하고 있다.(박현준)
 
-딱 3장의 음반을 발표하고 해체해 버렸다. 이유가 있나?
 
없다. 소속사와 계약이 그렇게 돼 있었다. 평생 가지고 갈 생각도 없었다.(달파란)
 
-그 동안 서로 교류는 있었나?
 
음악적 교류를 하지는 않았다.(달파란)
 
오랜만에 만나서 ‘많이 늙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아 그러고 ‘많이 늘었구나’ 또한 느꼈다.(이윤정)
 
-20년 전으로 돌아가서, 어떻게 삐삐밴드를 하게 됐나?
 
시나위를 19살 때 처음 시작했다. 고등학교부터 음악을 했는데, 당시애는 테크닉에 치중한 헤비메틀 음악이 유행했다. 음악이 테크닉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고 얼마든지 다른 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H2O를 기점으로 작업이 재미가 없어져 버렸다. 결국 해체가 됐고, 1~2년이 있다가 재미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서 삐삐밴드를 만들게 됐다.(달파란)
 
-그 당시에는 파격 그 자체였다. 혁명가라고 불리기도 했는데, 의도한 것인가?
 
거대한 생각을 가지고 음악을 한 것은 아니다. 왜 이런 것을 하면 안돼? 라는 생각만 했지, 의도한 것은 아니다.(달파란)
 
파격적이고 다른 것을 하려고 했다기 보다는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자연 스럽게 만들어낸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지금도 마찬가지다.(이윤정)
 
-음악방송에 출연해 카메라 침을 뱉은 적이 있다. 의미가 있었나?
 
특별한 이유가 있던 것은 아니다. 그냥 방송 출연 자체가 대중 앞에서 퍼포먼스를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자체가 쇼이며 엔터테인먼트라 생각했다. 깊은 생각에서 나온 것은 아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자체를 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픽션과 논픽션을 구분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달파란)
 
-20년 전과 비교해서 요즘 가요계는 어떤가?
 
음악이라는 점에서 크게 봤을 때 많이 변하지는 않았다. 다만 우리가 해서는 안되는 패션들, 예를 들면 머리에 염색을 하는 등이 당시에는 불편한 것이었지만 지금은 자연스럽다.(달파란)
 
그런 것들을 우리가 처음했다고 생각한다. 염색하는 사람이 방송에 나오는 것, 그 자체만으로 PD가 난리가 났었다. 트레이닝복도 당시에는 방송에 입고 나오면 안됐다. 지금은 그런게 문제가 전혀 되지 않고 그저 ‘노출’만이 문제가 되지 않나?(이윤정)
 
-새롭게 뭉친 삐삐밴드의 음악은 어떤 것인가? 특별한 메시지가 있나?
 
메시지는 없다. 하지만 나이가 다들 들었으니, 살면서 느끼는 것들을 그 당시보다는 더 쓰게 됐다.(달파란)
 
처음 음악을 했을 때는, 내가 노래를 못 불러도 잘 몰랐다. 단지 녹음을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좋아하는구나 생각만 했다. 잘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런 스타일이 굳어지는 것 같아 두려웠다. 그런데 이번에 모여서 녹음을 할 때 ‘이게 아닌데’ 생각을 해도 오빠들이 ‘그만해’라고 해서 ‘한번 더 할꺼야’라고 말했다. 달라진 부분이다.(이윤정)
 
-이번 음반이 마지막인가? 아니면 지속할 가능성이 있나?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삐삐밴드가 작업을 하고 안하고를 떠나서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놓고 싶다.(달파란)
 
-음악 방송은 계획 중인가?
 
방송보다는 공연 위주로 하고 싶다. 여유가 있을 때 공연도 하고 다른 음악도 만들어 보고 싶다. 음반이 명함처럼 돼 버린 시대에 ‘이런 사람들이 있어요’라고 보여주고 싶다.(달파란)
 
사진 = 팝뮤직 제공

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
 

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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