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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리가 결산] ① 상위권

기사입력 2007.06.21 23:48 / 기사수정 2007.06.21 23:48

편집부 기자

[엑스포츠뉴스 = 김명석 기자]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팀이 갈렸던 지난 1993/1994시즌 이래, 프리메라리가에서는 13년 만에 또 다시 최종전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많은 팬에게 이러한 치열한 순위 싸움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었지만, 클럽 입장에서는 너무도 가혹한 시간이었다.

특히 프리메라리가에서 채택하고 있는 '승자승 규칙'은 유독 상위권 싸움에 큰 영향을 주었다. 덕분에 레알 마드리드와 비야레알은 시즌이 끝난 후 만세를 불렀고, 반대로 바르셀로나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이처럼 올 시즌 라 리가는, 시즌이 끝난 후 상대 전적을 따져야 했을 만큼 너무도 치열한 승부를 벌인 한 해였다.

우승 레알 마드리드 - 무관의 한, 드디어 풀었다.

4년 만에 리그 왕좌의 자리에 올랐다. 통산 30번째. 무엇보다 마드리드의 축제 열기를 북돋아 준 것은, 카펠로 감독마저 '기적'이라고 표현했을 만큼 대역전극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그것도 대역전극의 희생양이  라이벌 바르셀로나가 아니었던가.

시즌 중후반까지도 레알 마드리드는 선두권 싸움에서 멀어져 있었다. 워낙 바르셀로나와 세비야간의 선두 싸움이 치열했던 터라, 레알 마드리드의 역전 우승 가능성은 작아 보였다. 카펠로 감독의 전술적인 부분은 시즌 내내 언론과 팬들의 질타를 받아야 했고, 레알 마드리드는 슈스터 감독(헤타페)과 가계약까지 맺을 정도였다.

그러나 리그 종료에 단 5경기가 남아 있던 34라운드. 레알 마드리드는 우승 경쟁을 펼치던 세비야를 누르고 가장 먼저 20승 고지에 오르며 무승부에 그친 바르셀로나를 끌어내리고 1위에 올랐다. 그 이후에도 3연승을 보태며 시즌 막판에만 6경기 연속 승리를 거뒀다. 한번 빼앗은 1위 자리는 기어코 내주지 않았고, 레알 마드리드는 결국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역전 우승의 중심에는 단연 '피치치' 판 니스텔로이가 서 있다. 그는 시즌 막판 7경기 연속 골을 성공시키며 레알 마드리드의 연승 행진을 도왔다. 특히 바르셀로나에게 선두 자리를 내줄 수도 있었던 37라운드 사라고사전에서 터진 극적인 동점골은 판 니스텔로이를 영웅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판 니스텔로이는 리그에서 25골을 기록하며 네덜란드, 잉글랜드에 이어 스페인에서까지 득점왕을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그동안 '초호화 군단'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만큼 우승에 인연이 없었던 레알 마드리드는 드디어 무관의 한을 풀었다. 2년 연속 라이벌의 리그 우승을 지켜봐야만 했던 그들에게는 올 시즌 역전 우승이 남다른 의미를 가져다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2위 바르셀로나 - 극적인 드라마의 주연에서 '조연'으로

시즌 내내 펼쳐졌던 세비야와의 선두권 경쟁은 결국 레알 마드리드의 역전 드라마를 더욱더 극적으로 만들어주는 장치에 불과했다. 시즌 초반부터 33라운드까지 지켜오던 선두의 자리는 결국 시즌 막판 빼앗기고 말았고, 바르셀로나는 그 자리를 되찾아오지 못했다. 2년간 지켜오던 리그 우승컵은 그대로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에 넘겨주고 말았다.

유난히 어수선했던 한 해였다. 에투가 기자회견을 통해 팀 내에 두 개의 파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폭로했고, 더불어 호나우지뉴와 에투 사이의 불화설마저 돌았다. 선수들의 목표의식이 결여되어 경기 중 최선을 다하지 않는 모습은 언론과 팬들의 질타를 받기에 충분했다.

바르셀로나는 올 시즌 승자승 규칙에 가장 큰 피해자가 됐다. 결국, 레알 마드리드와의 클라시코 더비에서 1무 1패의 성적에 그친 점은 두고두고 팬들에게도 자신들에게도 큰 아픔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의 0-2 완패는 우승을 레알 마드리드에게 내주는데 가장 결정적인 패배였다.

21골을 기록하며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호나우지뉴는 자신의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했다. 다만, 경기 중에 최선을 다하지 않은 플레이는 그를 응원하는 많은 팬의 너무도 큰 실망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특히 매 경기가 중요했던 시즌 막판에는 보복성 행동으로 퇴장을 당해 다음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한편, 리오넬 메시의 가파른 성장은 바르셀로나의 올 시즌 가장 큰 수확이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바르셀로나 공격의 한 축으로서 13골을 기록했다. 시즌 도중 부상으로 인해 한동안 경기 출장을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결코 적지 않은 득점력을 과시했다. 단순한 득점뿐만 아니라 볼을 컨트롤하는 능력에 있어서 메시는 올 시즌 라 리가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힐 만했다.

여하튼 바르셀로나는 챔피언스리그, 코파 델 레이(FA컵), 리그 어느 하나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하고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레알 마드리드의 아픔을 더해주는 것은, 레알 마드리드에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한 것이 결과적으로 우승컵을 빼앗기게 되었다는 사실 아닐까.

3위 세비야 - 신흥강호 대열에 올라서다.

세비야에게는 최고의 한 해나 다름없었다. 물론 끈질기게 쫓았던 리그 우승의 꿈은 저버리고 말았지만, UEFA컵에서 2년 연속 챔피언의 자리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게다가 코파 델 레이(FA컵)에서도 결승전에 진출해 우승컵을 노리고 있다. 올 시즌 라 리가에서 유일하게 2관왕을 노리는 팀이다.

결과적으로 우승권 싸움에서 멀어졌다는 사실은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세비야는 우승 이상의 충격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시즌 내내 선두권 자리를 지켜왔고, 전통의 강호들과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이것만으로도 우선 세비야는 만족할 만한 시즌을 보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리그 전체적으로 연승행진이 자주 끊겼다는 점은 세비야의 우승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볼 수 있다. '고작' 3연승이 최고다. 게다가 연승행진이 끊긴 경기는 대부분 중위권 클럽과의 경기였다. 게다가 세비야가 기록한 8번의 무승부가 모두 0-0무승부라는 점 역시도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2006/2007시즌도 역시나 다니엘 알베스의 활약이 돋보였다. 라 리가에서는 어시스트를 공식적으로 집계하지 않지만 스페인의 AS지 집계를 참고하면 11개의 어시스트를 올렸다. 기록적인 측면 이외에도, 세비야의 전체적인 팀 전술의 중심이 바로 우측 풀백인 다니엘 알베스라는 사실만으로도 그의 활약이 어떠했는지 짐작이 갈 만하다.

리그 3위, UEFA컵 우승, FA컵 준우승 확보. 물론 세비야의 목표였던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지는 못했지만, 올 시즌 라 리가에서 세비야에 겨룰만한 성적을 올린 팀은 없다. 최고의 한해를 보낸 팀으로 세비야를 꼽기에 충분한 이유다.

4위 발렌시아 - 아쉽지만 만족할만한 올 시즌

발렌시아 역시도 상위 세 팀과 함께 치열한 우승경쟁을 펼쳤다. 그러나 36라운드에서 비야레알에 무릎을 꿇으며 아쉽게 우승 경쟁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발렌시아는 4위의 성적으로 올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발렌시아는 19승을 올린 지난 시즌에 비해 한 경기 더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그러나 패배한 경기 수는 작년보다 다섯 번이나 더 많은 12패를 기록했다. 이는 시즌 초반 3연패 속에 6경기 연속 무승, 그리고 계속된 승리와 패배의 반복이 원인이었다. 승리에 대한 상승세를 잘 타지 못한 점이 결국 최종적으로 우승팀과의 승점차가 10점이나 벌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유독 발렌시아는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려야 했던 한 해였다. 비센테, 바라하, 에두 등이 장기부상을 당하는가 하면, 모리엔테스나 비야, 미구엘 등도 잔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문제는 이러한 주전선수들을 대체할 백업요원의 실력이 대부분 기대 이하였다는 점. 발렌시아로서는 너무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한편,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인 선수로는 단연 다비드 실바였다. 비센테의 장기부상으로 인해 다비드 실바가 그의 자리를 비센테 이상으로 메웠다. 이제는 비센테가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주전자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 시즌 라 리가에서 왼쪽 윙어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로 손꼽히기에 충분하다.

다비드 비야 역시 15골에 도움 11개를 기록하며 이름값을 해냈다. 모리엔테스와 투톱을 이루면서 작년에 비해 득점 수는 적어졌지만 그 부족함을 어시스트로 채웠다. 단순히 골을 넣는 능력뿐만 아니라 팀을 위한 어시스트 능력까지 갖춘 만능형 포워드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굳혔다.

발렌시아는 2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잠시 주춤했던 팀 성적은 이제 최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안정화됐다고 볼 수 있다. 유독 많았던 부상 선수들의 공백 속에서도 한때 우승을 바라볼 수 있을 만큼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발렌시아의 2006/2007시즌은 무난했던 한 해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realmadri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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