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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좋은 한국, 본선 진출 희망적

기사입력 2005.02.10 14:12 / 기사수정 2005.02.10 14:12

편집부 기자






(사진출처 : 남궁경상님 뉴스클럽)

0:1로 패한 2월 4일 이집트와의 평가전과 전혀 다른 경기의 내용 이었다. 경기 내내 쿠웨이트 선수들을 일방적으로 압도하는 전력으로, 작년 12월 19일 강호 독일전(3:1 한국승) 이후 좋은 경기력을 펼쳤다. 경기를 일방적으로 주도한 한국이 공격을 펼칠때마다, 경기장은 열광의 도가니가 되었다. 파도타기 응원이 펼쳐질 정도로, 관중들은 축구보는 재미에 빠졌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첫 시작은 이렇게 대단했다.

네덜란드 출신의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 국가대표팀이, 9일 저녁 8시에 상암 월드컵 경기장(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진 2006년 독일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첫 경기 쿠웨이트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그동안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치른 A매치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한국은, 쿠웨이트전을 통하여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 약한 모습에서 벗어났다.

한국은 전반 23분에 김남일이 왼쪽 측면에서 날카롭게 이어준 크로스가 쿠웨이트 수비수 메사메드의 몸에 맞자, 이동국이 왼발로 절묘하게 선취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35분에는 쿠웨이트 진영 중앙에 포진한 박지성이 전방을 향해 침투 패스를 이어준 뒤, 이를 받은 이영표가 오른발로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두골 모두 기가 막히게 들어가, 한국의 승리를 이끄는 결정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쿠웨이트전 승리, 의미가 크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6번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의 시작은 순조로웠다. 아시아 최종예선 첫 경기인 쿠웨이트전 2:0 완승으로,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기분 좋은 시작을 했다. 좋은 내용의 경기를 풀어간 한국은, 베트남과 오만에게 패한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침체기에서 벗어나, 아시아 축구 강국의 면모를 여전히 과시했다. 시작이 좋은 한국은,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에 희망을 얻었다.

월드컵 본선 진출에 비중이 큰 데다, 설날 당일에 치른 경기이기 때문에, 국민적인 기대가 컸다. 선수들은 이에 부응하듯, 이집트전을 비롯한 그동안의 졸전을 펼친 경기와 차원이 다른 내용의 경기력으로 보답했다. 이제 더 이상 약팀에게 고전을 면치 못하거나 전력이 좋지 않았던 이미지를, 쿠웨이트전을 통하여 과감하게 씻었다. 12번째 선수인 붉은악마와 관중들, 그리고 국민들에게 위풍당당한 모습을 과시했다.

어느 한 선수를 위주로 하는 경기력이 아닌, 팀 전체가 수준 높은 활약을 펼치기 위해 그라운드에서 노력했다. 그동안 잘 맞지 않았던 조직력은, 쿠웨이트전을 통하여 향상되는데 성공했다. 선수들간의 짜임새 있는 호흡을 끊임없이 맞추다 보니, 개인 기량까지 극대화 할 수 있었다. 쿠웨이트전에서 승리하자는 선수들의 굳은 의지와 투철한 정신력까지 발휘되어, 당연히 좋은 경기력을 펼칠 수 밖에 없었다.

쿠웨이트전에서 볼 수 있듯이, 공수 모두 전력이 향상 되었다. 지난 미국 전지훈련과 이집트전에서 불안했던 경기 운영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발전을 거두는데 성공했다. 3차례의 평가전을 치른 미국 전지훈련과 이집트전에서 단 1승이라도 거두지 못했지만(4전 2무2패), 중요성이 큰 쿠웨이트전 승리를 위한 과정 이었을 뿐이다. 한국이 전력 향상을 위해 그동안 노력했다는 것을 쿠웨이트전에서 잘 드러냈다.

한때 '상암 징크스'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한국은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치르는 A매치에 약한 면모를 보였다.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진 작년 11월 17일 몰디브전에서 2:0으로 승리했으나 경기 내용은 졸전 이었고, 지난 2월 4일 이집트전 경기 내용도 좋지 않았다. 좋은 경기 내용으로 승리한 적이 드물었다. 그러나 쿠웨이트전을 통하여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수준 높은 경기력으로 승리할 수 있는 자신감을 키웠다.

앞으로도 쿠웨이트전 처럼 좋은 경기를 펼치면서 단점까지 개선할 경우, 한국의 전력은 또 향상될 수 있다. 쿠웨이트전을 통해, 2006년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 및 앞으로의 경기에서 선전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얻었다. 쿠웨이트전에서 한국에게 이로운 여러가지의 의미들을 얻었다. 유쾌한 상승세가 꾸준히 지속될 경우, 2006년 독일 월드컵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중원과 유경렬의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선수들이 이전과는 다른 최상의 조직력으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경기 운영이 몰라보게 향상된 원동력이 크다. 선수들간의 공격 짜임새가 돋보여 원활한 경기력을 펼쳤고, 호흡이 척척 잘 맞아 떨어져 조직력을 극대화 했다. 그 중심에는 팀 전력의 허리 역할을 하는 중원에 있었다.

박지성과 김남일은 중원에서 더블 보란치를 형성하여 한국의 공격을 주도했다. 쿠웨이트가 자기 진영에서 공격 펼칠 즈음에, 부지런히 공격을 차단하여 한국의 공격 기회를 많이 만들어 놓았다. 일치감치 쿠웨이트의 미드필드진을 장악한 뒤, 여러 형태의 날카로운 패싱력을 통한 공격 전개와 경기 운영은 더욱 빛을 발휘했다. '박지성-김남일' 조합은, 최근에 선보인 더블 보란치 조합들 중에서 최고의 조합으로 꼽기에 손색이 없었다.

측면 수비가 불안하지만 빠른 역습에 능한 쿠웨이트는, 전형적인 '선 수비 후 역습'의 수비 축구를 펼쳤다. 한국은 쿠웨이트에 대한 전력을 충분히 파악하여, 선전을 위한 대비를 철저히 했다는 것을 잘 드러냈다.

쿠웨이트의 측면 수비가 약점이 있는 것을 이용하여, 설기현과 이천수를 통한 좌우 측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공격을 펼쳤다. 측면이 고립되는 단조로운 형태의 경기 운영을 피하기 위해, 박지성과 김남일이 포진한 위력적인 중원 공격을 통한 다양한 공격 패턴으로 쿠웨이트 진영을 초토화 시켰다. 두 선수는 원활한 경기 운영 등으로 한국의 공격력을 줄기차게 높이며 한국의 승리를 공헌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쿠웨이트의 장점인 빠른 역습을 저지하는 것은, 박지성과 김남일만의 수훈이 아니었다. 좌우 윙백을 맡은 김동진과 이영표의 적극적인 수비 가담도 한 몫을 했다. 3백 라인의 중앙을 맡은 유경렬의 안정적이고 능숙한 경기 운영을 통하여, 쿠웨이트의 역습을 저지했다. 유경렬은 안정적인 위치 선정을 바탕에 둔 중앙 공격을 적절히 차단했다. 또 동료 수비수들을 활발히 이끌어, 수비 라인을 안정적으로 조절했다.

한국이 15번의 슈팅을 기록한 사이, 쿠웨이트는 유경렬을 앞세운 한국의 두터운 수비벽에 막혀 단 2번의 슈팅만 날렸을 뿐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유경렬의 A매치 출전 횟수는 쿠웨이트전을 포함한 5차례 뿐이다. A매치 출전 경험이 적으나, 20세의 김진규 등과 같은 젊은 수비수처럼 경험 부족을 드러내지 않았다. 주어진 출전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여, 팀내 입지를 강화 시켰다.


이천수와 박동혁의 주전 기용은 경험이 결정적

쿠웨이트전에서 승리를 거둔 한국의 전력은 전체적으로 좋았다. 그러나 주전으로 출전한 오른쪽 윙 포워드 이천수, 3백 라인의 오른쪽을 지키는 박동혁의 활약도가 동료 선수들에 비해 떨어졌다. 이천수는 지난 이집트전에서 다소 침체된 경기력을 펼쳤고, 박동혁의 수비 운영도 그리 원만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들을 쿠웨이트전에서 주전으로 기용했을까?

이천수는 지난 이집트전에서도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펼쳤다. 좌우 윙 포워드를 소화하는 정경호의 최근 상승세가 돋보였지만, 본프레레 감독은 정경호 보다 더 많은 A매치와 국제경기 경험을 쌓은 이천수를 쿠웨이트전 주전으로 낙점했다. 쿠웨이트전은 중요한 경기였기 때문에, 경험이 비교적 풍부한 이천수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천수는, 빠른 발을 통한 위협적인 돌파를 뽐내며 파괴적인 측면 공격을 펼친 예전의 이천수가 아니었다. 오른쪽 측면 공격 기회를 적극적으로 만들지 못했고, 자신을 방어하는 쿠웨이트 선수들을 활발히 뚫지 못했다. 볼 관리에 기복까지 심해, 기량이 예전보다 한단계 더 침체되었다. 최근 소속팀 누만시아에서 출전 기회가 줄어든 영향으로, 경기 감각이 저하 되었다는 것을 확인시켰다.

유경렬, 박재홍과 함께 3백 라인을 구성했던 박동혁도 부진했다. 롱패스 등의 전체적인 패싱력이 부정확했고, 위치선정까지 불안하여 불안정한 경기 운영을 펼쳤다. 박동혁 보다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정확한 롱패스 등을 자랑하는 오범석의 출전이 더 나았다. 그러나 아직 나이가 어린 오범석과 김진규보다는, A매치 출전을 포함한 국제 경기 경험이 이들보다 더 많은 박동혁이 주전으로 출전했다.

이천수와 박동혁의 주전 기용은, 결국 경험에서 가려졌다. 본프레레 감독은 경험이 풍부한 선수를 우선으로, 중요한 경기에서 주전으로 기용했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가리는 쿠웨이트전 같은 중요한 경기는, 평가전에 비해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A매치 5차례 출전한 유경렬은 예외였다. 이집트전에서 3백 라인의 중앙을 맡은 노장 유상철이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 되었기 때문이다.

쿠웨이트전 같은 중요한 경기에서 경험 부족을 드러내는 것은, 팀 전력에 큰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 지난 미국 전지훈련 콜롬비아전에서 김진규가 뼈아픈 실책을 범하여 실점으로 이어졌듯이, 이 상황이 비중이 큰 경기에서 벌어졌다면 이루고자 하는 목표 및 팀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천수와 박동혁의 주전 기용은, 다른 시각에서 살펴볼때 합리적인 선수 기용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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