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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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서의 삐딱하게] 이수만의 어깨는 '두개의 짐'을 져야한다

기사입력 2015.01.15 08:22 / 기사수정 2015.01.15 08:23

정희서 기자


[엑스포츠뉴스=정희서 기자]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이 자사의 콘텐츠를 모두 집약한 K팝의 메카를 탄생시켰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무려 250억원을 투자해 마련한 'SM타운 코엑스 아티움'이 바로 그것이다.

SM은 6층 약 8,000m² 규모의 이 공간에 한국 최고의 문화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인 '문화기술'을 온전히 담아냈다. 또한 여가 공간이 부족한 한국 청소년들에게 좋아하는 '놀이터'를 제공하고, 나아가 '한류의 성지'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13일 열린 오픈식에는 한덕수 한국무역협회 회장,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남경필 경기도 지사,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 홍콩 라이선 그룹 회장 피터 램 박사 등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하면서 높은 관심도와 영향력을 입증했다.

이수만 회장은 오픈식에서 줄곧 SM타운 코엑스 아티움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또 젊은층에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즐기는 문화'가 지닌 가치를 강조하며 문화 콘텐츠 리더로서 "어깨가 무겁다"고 책임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류 전도사'로서 어깨의 짐을 숨기지 않고 대중 앞에 드러냈다는 점은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시점이 묘했다. 공교롭게도 전날 이 회장은 불법 외환거래 의혹에 휩싸였다. 금감원이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한 혐의로 발표한 사회지도층 44명의 명단에 이수만 회장이 포함된 것이다.

SM은 '단순 착오에 의한 변경신고 누락이었으며, 이후 자진 신고해 해당 경위에 대해 상세히 소명했다'고 결코 문제 없될 것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창사 이후 손에 꼽힐만한 대형축제를 앞두고 찬물을 끼얹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다.

이날 오픈식에 참석한 취재진은 이수만 회장의 한마디 한마디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회장은 별다른 언급 없이 "문화는 즐기는 것이니 비판보다는 많이 즐겨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할 뿐이었다.

이 회장의 말대로 문화는 '즐기는 것'이다. 하지만 문화는 산업, 곧 비즈니스이기도 하다. SM을 연예계 최초로 코스닥시장에 진입시키며 가요산업의 시장을 키운 이 회장이 누구보다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문화는 바로 산업(비즈니스)이기 때문에 단순히 즐기는 대상을 넘어 '비판의 대상'도 된다. '돈'이 관련되기 때문이다. (기업의) 돈은 투명하게 거래되지 않으면 사회의 규제를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이 회장이 '비판보다는 즐겨달라'고 주문한 것은 한편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매우 아쉽게 들린다. 전날 금감원이 '외국환 거래법 위반' 혐의로 이 회장을 거론한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금감원 발표로 대중들이 느꼈을 실망감에 대해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는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SM 코엑스 아티움도 마찬가지다. 단순한 비즈니스, 즉 '돈벌이' 차원으로만 접근한다면 '산업'만 남고 '문화'는 공허해질 것이다. SM코엑스 아티움은 K팝의 '문화와 정신'이 살아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더불어 이수만 회장이 강하게 느낀다는 '어깨의 짐'은 문화를 이끌어가는 리더로서의 짐뿐만 아니라, 한 사회를 이끌어가는 공인으로서의 '도덕적인 책임감' 이기도 해야 한다.

'한류 전도사' 이수만이 두 개의 어깨로, 두 개의 짐을 지고 힘차게 나아가기를 기대해본다.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사진 = ⓒ SM]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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