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0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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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검의 찬란한 오늘, 그리고 더욱 빛날 내일 (인터뷰①)

기사입력 2014.12.25 07:30 / 기사수정 2014.12.24 22:26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만면에 가득한 미소에서 나오는 좋은 기운. 배우 박보검은 "'감사하다'는 말을 많이 하니 좋은 일도 더 생기는 것 같다"며 연신 웃어 보인다. 공자가 논어에서 말한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자만 못하다(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라는 말은 마치 그에게 꼭 맞는 말인 듯 했다.
 
배우로 지낸 지난 3년의 시간. 올 한해 박보검은 KBS '참 좋은 시절'과 영화 '명량', '끝까지 간다'를 비롯해 최근 종영한 KBS '내일도 칸타빌레'까지 쉼 없는 행보를 이어오며 그야말로 '꽉 찬' 한 해를 보냈다. '내일도 칸타빌레' 종영 후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박보검을 만나 유쾌한 대화를 나눠봤다.

박보검 ⓒ 그룹에이트
박보검 ⓒ 그룹에이트

 
▲ "'내일도 칸타빌레', 현장의 모든 것들이 즐거웠다"
 
'내일도 칸타빌레'에서 박보검은 천재 첼리스트 이윤후를 연기했다. 주원(차유진 역)과는 음악을 통해 서로의 성장을 돕는 강단 있는 면을 보였고, 심은경(설내일)에게는 한없이 부드럽고 자상한 키다리아저씨가 돼주며 다양한 매력을 뽐냈다. 원작에는 없는 캐릭터였기에 그의 등장은 시청자들에게 더욱 신선하게 다가왔다.
 
박보검은 "극 중반(그는 5회 엔딩장면에서 첫 등장했다)에 투입이 됐기 때문에 더 아쉬운 것 같다. 그래서 더 짧게 느껴졌다. 이제 배우들이랑 친해진 것 같다 싶었는데 극이 끝나더라. 이렇게 인터뷰를 하면서 계속 드라마 당시를 떠올리다보니 함께 연기했던 배우들이 더 보고 싶다"며 동료들의 이름을 되뇐다.
 
드라마가 끝났지만, 아직도 '이윤후'의 여운은 마음속에 남아있었다. 박보검은 "참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서 복 받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특히 또래 배우들이 많이 나왔지 않나. 서로 학창시절 얘기하면서 공감대도 형성하고. 정말 현장 가는 게 즐거웠다"며 다시 한 번 환한 표정을 지었다.
 
평소 음악을 좋아하는 그이기에, 음악을 주제로 한 드라마에 출연했다는 것 역시 기분 좋은 일이었다. 첼로를 배우며 자신의 재능에 하나를 더한 것도, 지휘 장면을 위해 지휘봉을 잡으며 짜릿한 쾌감을 느꼈던 일들 모두 마찬가지다.
 
그가 등장한 장면들은 방송 후 유독 더 화제가 된 경우가 많았다. 레너드 번스타인의 '맘보'를 지휘한 열정 넘치는 모습, 차유진에게 손가락 통증 사실을 얘기하며 처음으로 격한 감정을 드러냈던 것 등이 그 예다. 진중한 이윤후의 성격을 대변해주는 그의 단정한 패션 스타일 역시 온라인상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박보검은 이에 "지휘 장면 촬영할 때는 정말 긴장했다. 주원 형, 백서빈 형이 지휘 장면을 정말 멋지게 해줬었지 않나. 지휘자 선생님, 오케스트라 단원 분들 모두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그래서 그 분위기를 같이 즐기면서 하려 했는데 감독님이 잘 찍어주시고 편집도 잘 해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고 전했다.
 
또 그는 "주원 형과 함께 한 장면들은 형이 맞춰주시는 것에 비해 잘 못 한 것 같아 아쉬웠다. 형과는 '각시탈'에서도 만난 적이 있어서 이번 드라마에서도 '동생, 동생' 하면서 많이 예뻐해 주셨다. 다시 한 번 곁에서 보니 스태프들을 대하는 모습, 체력관리 하는 부분에서 정말 배울 게 많더라. 인터넷 연관검색어에 뜬 '박보검 코트'? 그것도 정말 놀랐다. 스타일리스트 누나들 덕분이다"라며 술술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그에게 '내일도 칸타빌레'는 어릴 적 소풍의 추억처럼 기분 좋은 느낌만 가득히 남았던 작품이었다. 아침 7시 촬영 시작, 다음날 오전 10시 촬영 종료. 한 시간 뒤인 11시 다시 이어지는 폭풍 같은 일정에 피곤할 법도 하지만, 어느 순간 '내가 이걸 즐기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는 스스로가 기특할 정도였다.
 
천진난만한 목소리로 한껏 목소리를 높이며 얘기하다가도 "동료, 스태프들은 물론 매니저, 스타일리스트까지 더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내가 힘들다고 말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라며 이내 진지한 목소리로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모습에서는 스물두 살 지금의 나이보다 훨씬 더 성숙해 보이는 어른스러움까지 엿볼 수 있었다.

'내일도 칸타빌레' 속 박보검 ⓒ 블러썸엔터테인먼트
'내일도 칸타빌레' 속 박보검 ⓒ 블러썸엔터테인먼트

 
▲ "처음과 끝이 같은 '선한 영향력'을 주는 배우 됐으면"
 
2011년 영화 '블라인드'로 데뷔 후 어느덧 3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다. 차곡차곡 채워지고 있는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꾸준히 성장해가고 있는 모습이 도드라진다. 박보검은 이 모든 것들이 좋은 사람들을 만난 덕분이라며 몸을 낮췄다.
 
그는 "내가 연기를 잘 했다기보다는, 주변 분들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은 것 같다. 그래서 이번 한 해 다시 한 번 크게 느낀 점이, 감사는 감사를 몰고 오고, 생각이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것만 생각하면 그런 일들이 찾아오고, 감사하다고 말하면 감사할 일들이 찾아오고. 그걸 일찍 깨달을 수 있어서, 그것도 참 감사하다"며 소리 내 웃었다.

본래 박보검의 꿈은 싱어송라이터였다. 오디션 역시 직접 피아노를 치며 노래 부르는 모습을 영상으로 보냈을 정도로 음악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남다르다. 올해는 명지대 뮤지컬학과에 14학번으로 입학, 캠퍼스의 낭만도 즐겼다. 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의 설렘은 아직도 그의 마음속에 생생하게 남아있는 기억이다.
 
박보검은 "대학 합격은 '블라인드' 오디션 합격만큼이나 기쁜 일이었다"며 지난 1년 간의 학교생활을 돌아봤다. "봄, 여름에는 학교 잔디밭에서 짜장면, 피자도 시켜먹고 학교 MT도 다녀오고. 동기들, 선배들과도 친해져서 참 좋았다. 드라마 촬영 중 틈 날 때마다 학교에 와서 시험도 보고 그랬는데, 이번 학기엔 일과 학교생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그렇지만 수업에서 춤, 노래, 연기를 다 배울 수 있으니 모두 나한테는 플러스가 되는 일인 것 같아 마냥 즐겁더라"며 결국 또 '긍정 마인드'로 상황을 매듭짓는다.
 
이렇게 힘든 얘기를 하는 것 같다가도 돌아오는 결론은 언제나 '긍정'. 화 한 번 내지 않을 것 같은 서글서글한 인상의 소유자 박보검이지만 그런 그도 고민을 할 때는 한없이 진지하고 또 진지해진다.
 
"'참 행복한 일을 하고 있구나' 항상 느낀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즐길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감사하니까. 소속사 분들이나 가족들은 '너무 너처럼 밝게 웃지 마라', 이렇게 직설적으로 얘기해줄 정도로 내 연기를 객관적으로 평해주시는 편인데, 그래서 그런지 매 작품을 마칠 때마다 내가 잘 한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어느 연기든 100% 만족할 수는 없지 않을까. 그래서 배우는 '배우는 직업'인 것 같다"며 나름의 정의를 내려 본다.
 
올 한 해 자신의 모습에 점수를 매겨달라는 질문에 박보검은 한참을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는 '67점'이라는 점수를 내놓더니 이내 "솔직히 67점도 많은 것 같다. 50점? 앞으로 내가 점점 성장하고 달라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박보검, 정말 많이 컸다'라고 칭찬해주고 싶다"며 다시 한 번 마음을 가다듬는다.
 
데뷔 때부터의 모든 순간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그지만, 올 한해는 분명 박보검에게 유난히 기억에 남을 시간이 될 것임에 분명하다. 지금까지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것들이 더 많은 날들. 그는 자신의 미래를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
 
"처음과 끝이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걱정되는 것은, 내가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하는데 이 말이 오해로 받아들여지면 어떡하나 하는 것이다. 주위에서 '시간이 지나면 변할 수 있다'고 말도 많이 하지만 정말 한결같은, 진심을 다해 연기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그래도 변하게 된다면? 좋은 방향이었으면 좋겠다. 진심으로"라고 강조하는 그의 목소리가 더욱 진지하게 와 닿았다.
 
대화에서 끊임없이 이어진 '감사'라는 표현. 그가 말한 '선한 영향력'이라는 표현처럼, 가까이서 만나본 박보검에게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느껴졌다. 2014년, 유난히 빛났던 한 해를 보내고 지금보다 더욱 성장해 있을 미래를 기다릴 박보검의 다음 발걸음이 기다려진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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