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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의 가타부타] tvN의 한애리 인터뷰 조작, '슈퍼 갑'의 횡포다

기사입력 2013.07.16 22:42 / 기사수정 2013.09.23 02:50

김승현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16일 오전 케이블 방송 tvN은 'Enews'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과거 턱 교정피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과다 출혈로 목숨을 잃을 뻔했던 걸그룹 베이비복스 리브의 전 멤버 한애리의 근황을 공개했다.

이 방송은 한애리와의 전화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인터뷰에서 한애리는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사건이다. 연예계 복귀 의사는 없다"고 밝혔다. 또 현재 서울 모 대학 연극영화과 재학생으로서, 오랜 휴학 생활을 접고 차분히 연기력을 쌓아가고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방송이 나간 뒤 당사자인 한애리는 자신의 미니홈피에 방송 내용을 전면 부인하는 글을 올렸다. 자신은 tvN과 인터뷰를 한 적이 없으며, tvN측에서 자신의 동의없이 녹취를 한 다음 '악마적으로' 편집해 내보냈다는 내용이었다. 

그녀는 "가만히 있자니 속이 터져서 몇 년 만에 글을 올린다. 인터뷰 한 적 없다. 전화 인터뷰? 동의 없이 무단으로 녹취 당했다"며 매우 격하게 반응했다.  

이어 그녀는 "연거푸 '조용히 있고 싶다' '난 그럴만큼 가치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얘기했는데 안 받는 전화 열 몇 통씩. 그 번호 안 받으니 다른 번호로 또 계속 열 몇 통씩. 연이어 하셔서 저 부득이하게 전화기까지 꺼놔야 할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실제 방송을 보아도 취재진과 통화하는 한애리의 목소리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며 전화를 피하고 싶다는 느낌이 강하게 묻어난다. 

한애리는 녹취 당한 것도 모자라 질문과는 전혀 상관없게 짜깁기 식으로 악마의 편집이 이루어졌다고 비꼬고 있다. 그녀의 말대로라면 사적인 전화 통화가 공적인 인터뷰로 둔갑한 셈이다.

한편 한애리의 반응이 기사로 전해지자 tvN 'Enews'제작진은 "취재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같다. 오해를 풀고 원만하게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의도 자체는 성형수술 과정에서 소속사의 강압이 있었던 부분에 대해 한애리의 억울한 입장을 담아내려 했던 것이었는데 취재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방송은 연예인 성형의 어두운 진실을 파헤치려는 것이 목적이었다. 연예인으로 데뷔하기 위해 소속사가 반강제적으로 성형 수술을 시키는 사례가 적잖게 발견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던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한애리의 과거 사건이 하나의 '사례'로 삽입되었다.

방송의 취재 내용 자체는 문제 될 게 없다. 오히려 은밀하게 자행되는 '연예인의 반강제적 성형'을 드러낸 취재진의 노력은 치하할만하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리 취재 의도가 좋아도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다면 그 프로그램에 대해서 박수를 쳐줄 수 없다. 게다가 그 과정에서 한 개인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었다면 제작진은 그 부분에 대해서 분명하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

이번 사건의 경우 한애리가 '분노'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본인의 동의없이 통화내용을 녹음하고, 본인이 공개되기를 원치 않는 내용을 만인 앞에 공개한다면 그 누가 가만히 있겠는가. 더구나 개인적으로 잊고 싶은 '과거'를 다시 되새기게 하고 개명한 이름까지 거론했다면 더더욱 문제이다.

한애리가 현재 연예인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런 식의 취재와 방송은 문제 소지가 충분한데, 하물며 연예계 활동을 접고 조용히 살아가는 '평범한 보통 사람'과 다를 바 없는데 '근황'을 알려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제작진은 "오해가 있었고, 그 오해를 풀고 싶다"고 했다. 아마도 "좋은 취지의 방송내용이니까 그정도는 이해해 주리라고 생각했다'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본인의 동의없이 녹취를 하고 그것을 방송한 것이 어떻게 '오해'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한애리 자신의 말처럼 이제는 '듣보잡'으로 살아가는 힘없는 과거의 '연예인'이라고 소홀히 생각한 것은 아닐까. 방송이라는 권력을 가진 '슈퍼 갑(甲)'으로서 '듣보잡 연예인'을 '을(乙) 중의 을'로 본 것은 아니었을까. 그런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제작진은 한애리에 대해 정중하고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를 다짐해야 한다.    

지독한 성장통을 겪은 한애리가 고난의 굴레에서 벗어나 평범한 일상 속에서 행복함을 성취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그녀를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이 정답이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한애리 ⓒ 한애리 미니홈피]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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