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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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파 중용' 포항의 도전, '바르샤빛 미래' 그릴까

기사입력 2013.03.01 09:30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포항 스틸러스가 변신을 감행한다. 일종의 무한도전이다. 국내파 위주의 라인업으로 새 시즌 K리그 클래식 정복에 나섰다.

참으로 신선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동안 국내리그에서 외국인 공격수를 빼놓곤 이야기할 수 없었다. 최근엔 수비에도 외인 선수들이 맹활약해 영역을 넓혔다. 이 가운데 포항에선 발상의 전환이 일었다. 국내파로도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이는 한편으론 중대한 도전이다. 바르샤빛 미래가 엿보인다. 포항의 도전이 성공적인 결과물을 내놓을 경우 대표팀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상생 구도 가능성 '한국-포항 = 스페인-바르샤'

지난 28일 서울시 홍은동 그랜트 힐튼 호텔에선 '2013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렸다. 행사엔 K리그 각 구단 관계자 및 선수, 감독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포항의 최대화두는 국내파 중용이었다.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없이 치르는 포항의 도전에 모두의 이목이 집중됐다. 자연스레 질의응답도 이와 관련해 흘렀다.

황선홍 감독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걱정 없다. 모든 결정은 내려졌고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해야 될 지를 고심하고 기존의 선수들을 많이 믿고, 의지하고 있다. 유스출신들을 경쟁력있는 선수로 만드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이를 향해 나아가면 될 것"이라며 자신의 소신을 전했다.

이번 시즌 포항의 향후 행보가 주목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사상 처음에 가까운 '국내파 위주'의 구단 운영때문이다. 매 시즌 구단들은 외국인 선수들의 의존도가 상당했다. 취약 포지션을 메우기 위한 대안으로 선택하지만 기대 이상의 활약을 선보인 경우도 많다.

하지만 포항은 이러한 편견에 도전을 선언했다. 철저한 국내파 위주의 선수 운영을 공언했다. 이 경우 국내 선수들의 발전 도모가 가능하다. 기량과 경기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외국인 선수가 사라짐에 따라 유스 출신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제공할 여지가 생긴다. 황선홍 감독은 이러한 부분들을 적극 신장시켜 나가겠단 계산이다.

얼핏 최근 스페인 클럽들의 행보와 비슷하다. 현역 최강 스페인 대표팀의 면면은 국내파들이다. 특히 바르셀로나 선수들 위주로 짜여진 미드필더진은 스페인 축구의 동력이다. 포항의 성공은 우리 대표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좋은 대표 자원들 색출이 가능해진다. 조직력에서도 강점을 보일 수 있다. 한 리그, 소속으로 뛴 선수들 간의 호흡의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황선홍 "국내파와 유스 중용, 감독 소임 일순위'

황선홍 감독은 포항이 바르샤와 동일시된다는 시각에 경계했다. 무엇보다 이전에 세운 목표와 계획대로 착실히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황 감독은 "바르샤나 아틀레틱 빌바오를 따라한다기보다는 감독으로서 (국내파와 유스 중용은) 일순위로 해야 할 일"이라면서 "3년안에 유스출신들을 스쿼드에 포함시키기 위해 구단과의 첫 약속을 지키고 있는 것이고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국내파 위주의 선수 운영은 포항과 황선홍 감독의 청사진이었다. 지난 2년간 이에 대한 구현을 위해 갖는 노력을 기울였다. 황선홍 감독이 2010년 포항 지휘봉을 잡으면서 시작됐다. 평소 유스 시스템의 향상과 이를 통한 선수단 운영에 관심이 많았던 황선홍 감독은 포항으로 옮기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전 부산 아이파크 감독 시절엔 얇은 선수층 탓에 이러한 도전에 어려움이 따랐던 점이 한몫했다.

포항에 오며 황선홍 감독은 발빠르게 자신의 구상을 진행시켰다. 서서히 국내파의 팀내 영향력을 높였다. 지난 시즌 FA컵 우승 멤버들의 면면은 주로 국내 선수들로 구성됐던 점은 이를 방증한다. 모두 유스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함이었다. 국내파 위주의 분위기 조성은 곧 유스 선수들에게 경기 출전의 기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이번 시즌 포항 유스 출신들이 대거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황선홍 감독은 특히 "배천석과 김승대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두 걸출한 공격자원들이다. 향후 포항의 10년을 책임질 대들보들로 평가받는다. 한때 올림픽대표팀에서 기대를 모았던 배천석은 일본에서 친정팀으로 복귀해 화려한 신고식을 노리고 있다. 이외에도 신예 선수 여럿이 출격을 고대한다. 전지훈련을 통해 가능성을 확인한 김승대와 문창진 역시 기대주들이다.

포항은 오는 2일 서울과의 개막전으로 리그 정복의 신호탄을 쏜다. 상암 징크스의 타파에도 도전한다. 과연 포항이 이번 시즌 어떤 모습으로 K리그 판도를 좌우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황선홍 (C) 엑스포츠뉴스 DB]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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