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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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의 릴리스포인트] 대만 야구, 더 이상 만만히 볼 수 없는 이유

기사입력 2012.12.03 14:01 / 기사수정 2012.12.03 14:11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대만 야구, 이제는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다.

한국은 지난 2003년 아테네올림픽 야구 아시아 지역예선과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대만에 발목 잡히며 무너진 바 있다. 하지만 이후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서는 대만을 상대로 패배란 없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시 좋지 않은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먼저 지난 9일 열린 '마구매니저 아시아시리즈 2012' 예선 리그서 한국시리즈 우승팀 삼성 라이온즈가 대만 챔피언 라미고 몽키즈에게 0-3으로 완패했다. 이날 가장 큰 패인은 상대 외국인투수 조나단 마이클 로리 주니어의 호투에 눌린 것.

어찌 보면 다행이다. 로리는 대만 대표로 WBC에 나설 일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삼성은 라미고의 강타자인 린홍위, 잔즈야오에게 결승 홈런과 쐐기 2타점 적시타를 맞고 무너졌다. "라미고가 다크호스"라고 밝힌 류중일 감독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강한 화력을 바탕으로 한 라미고 타자들을 상대로 WBC를 앞두고 '예방주사'를 맞은 셈이었다.

당시 라미고 홍이충 감독은 삼성이 전력상 앞서는 부분을 인정하며 "지금 한국 야구의 수준이 우리보다 높다"고 했다. 언론인 출신인 대만야구리그(CPBL) 왕후에민(52) 비서장도 "한국 야구의 성장이 무척 빠르다. 대만은 이 모든 부분을 배워야 한다"고 했다. 한국에게 대만은 '당연히' 이겨야 할 상대였다. 많은 이들도 같은 생각이었을 터. 삼성의 패배가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이유다.

그리고 한국은 지난 2일(한국시각)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2012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서 또 다시 대만의 벽을 넘지 못하고 0-7 완패했다. 이번에는 고교생 투수 쩡런허에게 당했다. 물론 이번 대회에 나선 선수들은 WBC 대표가 아닌 1.5군 선수들이다. 하지만 늘 한 수 아래로 여겼던 대만에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완패한 부분은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대만은 WBC 예선에 강타자들이 대거 나선다. 린홍위, 잔즈야오는 물론 올해 대만 리그 홈런왕 린즈셩, 정확한 타격을 자랑하는 궈옌원(이상 라미고), 펑정민 저우쓰지(이상 슝디 엘리펀츠) 천용지(퉁이 라이온즈) 장치엔밍(싱농 불스) 등도 예선 라운드에 나서 불방망이를 뽐냈다.

마운드는 양야오쉰(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을 필두로린이하오(요미우리), 왕위에린(시카고 컵스 싱글A) 등 해외파와 린지아웨이(라미고 몽키즈) 등 국내파 투수들로 꾸려질 전망이다. 메이저리거 천웨인(볼티모어 오리올스)과 왕첸밍(워싱턴 내셔널스)의 합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지만 아직 결정이 내려지진 않았다. 이들이 합류한다면 대만의 전력은 더욱 업그레이드될 전망이다.

이제 대만은 '당연히' 이기고 가야 할 상대가 아니라 최상의 전력으로 붙어야 하는 껄끄러운 상대가 됐다. 한국은 오는 3월 2일부터 시작되는 제3회 WBC 예선 1라운드에서 대만, 뉴질랜드, 네덜란드와 한 조가 됐다. 여기서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섣부른 속단은 금물이지만 한국과 대만이 뉴질랜드, 네덜란드보다는 한 수 위의 전력을 갖추고 있다. 두 팀의 2라운드 진출이 유력하다.

위의 시나리오대로라면 한국은 대만, 일본, 쿠바와 한 조에서 만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대만을 잡지 못할 경우 절망적인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 있다. 2002년 아테네올림픽 예선에서 대만에 덜미를 잡힌 한국은 결국 일본에도 패하며 본선 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 당시를 교훈 삼아야 한다.

한국은 지난 2006년과 2009년 1, 2회 WBC에서 일본의 벽을 넘지 못해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이번에 대표팀 명단에 발탁된 선수들은 하나같이 "자랑스럽다. 반드시 우승을 목표로 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치고 있다.

그렇다면 대만을 넘어서는 것이 첫 번째 순서다. 아시아시리즈 당시 류중일 감독이 대만을 다크호스로 꼽은 데는 이유가 있다. 이번 WBC 대표팀 감독을 맡게 된 류 감독에게 지난 라미고전 패배가 또 다른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듯하다. 대만은 '쉬운 상대'가 아니란 것이 최근 2차례 대회를 통해 증명됐다.



[사진=아시아시리즈 준우승팀 대만 라미고 몽키즈, 2012 대만 리그 홈런왕 린즈셩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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