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3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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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절박함 "내용 나빠도 이겨야 한다"

기사입력 2012.09.24 10:24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가을이 되면 방울뱀의 독은 더욱 강해진다던 제주 유나이티드의 박경훈 감독이지만 날이 선선해져도 여전히 독기는 느껴지지 않고 있다. 독기가 오르지 못하니 절박해지는 것은 갈증뿐이다.

제주는 2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2라운드 수원 블루윙즈와 원정경기서 종료 10분 전 스테보에 결승골을 내주며 1-2로 패했다. 경기 전까지 무승 고리가 9경기였던 제주는 이날 패배로 10경기 연속 무승에 빠지며 쉽사리 부진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무승이 길어지면서 생각나는 것은 오직 승리밖에 없다. 결과보다 내용과 과정을 중시하던 박경훈 감독이 변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박경훈 감독이 지도하는 제주는 경기 내용이 좋은 축구를 구사하는 것으로 손꼽힌다. 패스와 압박, 점유율로 대표되는 현대 축구의 흐름을 따라가는 K리그의 대표적인 팀이다.

그러던 박경훈 감독이 변했다. 수원과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박경훈 감독은 "이기는 시합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에겐 내용보다 승리가 필요하다. 질식수비를 하든 뭐하든 이기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털어놨다.

그토록 승리를 강조하는 이유는 분위기 반전 때문이다. 아무리 경기 내용이 좋아도 무승이 길어지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 박경훈 감독은 "전반기에는 먼저 실점해도 우리가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이제는 실점하면 이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지배하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어떻게 해서든 이기는 것이 중요했던 제주였지만 전반 5분과 후반 40분 수원에 실점하며 10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경기 후 침통한 표정을 지었던 박경훈 감독은 "물러날 곳이 없는 상황에서 오늘 경기를 맞이했는데 오늘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제일 중요한 건 승리다. 좋은 경기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1승을 따내야 한다. 이른 시일 내로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훈 감독은 김호곤 감독을 보좌하던 코치 시절 8연패를 당해봤지만 감독이 된 후에는 이처럼 긴 부진은 처음이다. 그렇기에 더욱 마음고생이 심한 박경훈 감독은 내용은 해결방안으로 내용은 나빠도 무조건 승리를 외치는 절박한 입장이 됐다.

[사진 (C)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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