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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김연아, 이렇게 용감한 스케이터를 봤나

기사입력 2012.08.25 09:45 / 기사수정 2012.08.26 19:43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스케이터로서 김연아(22, 고려대)의 이름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역시'라는 감탄사가 흘러나왔고 '최고'라는 수식어도 아깝지 않았다.

지난해 4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 획득 이후 김연아의 행보에 대해 찬반양론의 대두됐다. 현역 복귀 문제와 스케이터 외적인 일로 인해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왔지만 마침내 다시 경쟁의 세계에 뛰어들 것을 선언했다.

그리고 여전히 자신이 세계 최고 수준의 스케이터라는 것을 유감없이 증명했다. 지난 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 특설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3&스마트에어컨Q 올댓스케이트 서머 2012' 1회 공연에 출연한 김연아는 '록산느 탱고'의 재림을 보여주며 관중들을 열광시켰다.

오랜만에 선보인 '트리플 러츠'의 전율

이번 아이스쇼의 최고 관심사는 단연 5년 만에 무대에 올려지는 '록산느의 탱고'였다. 이 작품은 김연아가 주니어 시절인 2005~2006 시즌과 시니어 데뷔 시즌인 2006~2007 시즌에 연기한 쇼트프로그램이다.

안무가 탐 딕슨이 창조했고 당시 김연아의 코치였던 김세열 코치의 손을 거쳤다. 그리고 데이비드 윌슨의 마무리 작업으로 인해 완성된 록산느의 탱고는 2007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71.95라는 스코어를 찍었다.

신채점제 도입 이후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는 최초로 70점을 넘어서는 순간이었다. 김연아에겐 매우 특별한 작품인 록산느의 탱고를 당시 17세의 소녀인 김연아는 너무나 성숙하게 소화해냈다.

그로부터 5년 뒤에 김연아는 다시 이 작품을 들고 돌아왔다. 17세의 소녀에서 22세의 여인으로 성장한 김연아가 보여준 록산느의 탱고는 보는 이들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김연아는 기존의 구성을 그대로 가지고 가겠다고 밝혔다. 가장 큰 관심을 모은 것은 점프 구성이었다. 이 작품의 포문을 여는 기술은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였다. 현재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닌 김연아는 3+3 콤비네이션 점프를 대신해 트리플 살코 단독 점프를 구사했다.

첫 출발을 무난하게 소화한 김연아는 다음 과제에 들어갔다. 5년 전에 김연아는 이 부분에서 트리플 러츠를 구사했다. 점프의 난이도가 절대적이지 않은 아이스쇼를 생각할 때 트리플 러츠 대신 쉬운 점프로 대체할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김연아는 빠른 속도로 빙판을 질주한 뒤 등을 돌리고 온몸에 집중을 다했다. 오른쪽 스케이트 토로 빙판을 찍은 김연아는 왼쪽 스케이트 에지를 바깥쪽으로 깊게 기울이면서 힘차게 도약했다.

김연아의 장기 중 하나였던 '명품 러츠'가 재현됐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점프의 스케일은 예전과 비교해 손색이 없었으며 장내는 감탄의 탄성이 울려퍼졌다.

1회 공연을 마친 김연아는 "지난 시즌을 쉬는 동안 쉬운 점프만 주로 연습을 했다. 하지만 실전 대회 복귀를 선언한 만큼 고난도 점프의 감각을 살리고 싶었다. 이러한 기회가 필요했고 실수해도 좋으니 몸을 던져보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트리플 러츠는 점프의 종류 중 고난도 점프로 분류된다. 하지만 김연아는 이 기술을 어린 시절부터 자신 있게 구사했고 전 세계 여자 싱글 선수들 중 가장 교과서적으로 구사하는 스케이터가 됐다.

트리플 러츠를 성공시킨 김연아는 아나바우어에 이은 더블 악셀도 깨끗하게 소화했다. 아직 실전 경기를 위한 몸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라는 점을 생각할 때 놀라운 결과였다.

현역 복귀 앞두고 밝은 전망을 만들다

많은 이들의 관심사는 김연아가 과연 예전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을지의 여부다. 한 시즌동안 휴식을 취했기 때문에 다시 경쟁대회를 위한 몸을 만들려면 적지 않은 노력이 필요하다.

김연아는 "아이스쇼를 할 수 있는 몸상태와 경기를 뛸 수 있는 몸상태는 다르다. 한 시즌동안 휴식기를 가졌기 때문에 더욱 노력을 해야할 것 같다. 그렇다고 컨디션을 급하게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한 단계씩 천천히 발전시켜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선수가 자신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무대는 바로 경기 현장이다. 비록 실전 대회가 아닌 아이스쇼였지만 김연아는 자신의 가치를 여실히 증명해냈다. 이번 공연을 통해 김연아는 앞으로 다가올 경쟁대회의 전망을 밝게 만들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임하는 아이스쇼와 비교해 경쟁대회는 차원이 다르다. 보다 높은 수준의 기술을 구사해야 하고 프로그램 완성도에 박차를 가해야한다. 또한 무대에 집중할 수 있는 정신 부분도 마련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단계적으로 준비하겠다고 밝힌 김연아는 "이번 아이스쇼가 끝난 뒤 본격적으로 훈련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5년 만에 찾아온 록산느의 탱고의 전율은 여전히 뜨거웠다.



[사진 = 김연아 (C)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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