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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야구 재진입, 실현가능성 얼마나 있을까

기사입력 2012.06.04 10:37 / 기사수정 2012.06.05 05:32

서영원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영원 기자] 2012 런던올림픽(7월27일-8월12일)이 약 50여일 가량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은 지난 두 대회 연속 종합 메달 집계 ‘톱 10’에 포함되며 스포츠 강국으로 위상을 떨쳤다.

특히 지난 베이징 올림픽은 31개의 메달을 따내며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한국은 역대 올림픽 출전 사상 두 번째(1988, 4위)로 높은 순위인 7위를 기록했다. '베이징의 영광'이라 불리는 야구대표팀의 전승 금메달은 야구 인기의 기폭제가 될 만큼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야구 대표팀의 감동을 누릴 수 없다. 지난 2006년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야구는 소프트볼과 함께 정식종목에서 빠졌다. 야구의 전 국민적 인기와 프로야구가 한 단계 더 도약할 가능성이 높은 현재로선 아쉬울 따름이다.

올림픽에서 야구는 이번 런던 대회 뿐만 아니라 2016 상파울로 올림픽에서도 볼 수 없다. 다시 재진입 할 수 있는 시기는 2020년 올림픽이다. 국제 야구계는 내년으로 다가온 올림픽 종목 선정을 두고 고심 중이다.

지난 24일 IOC는 내년 2월 이사회에서 런던 올림픽 종목에서 한 종목을 제외하고 새로운 종목을 채택한다고 밝혔다. 후보군으로 떠오르는 경기는 야구, 소프트볼, 공수도, 롤러스포츠, 스쿼시, 태극권, 스포츠 클라이밍, 검도 등이며 이 중 한 종목을 택해 최종 투표로 결정할 예정이다.

1년이 채 남지 않은 종목 채택에 각 경기 단체별로 분주한 움직임이 시작된 가운데 야구의 올림픽 재진입의 문제점과 해결점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 야구는 왜 퇴출됐나

2000년대 중반 발표한 IOC의 종목 리포트는 야구에 대한 전방위적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1. 여자 선수 종목이 없다.
2. IBAF(국제야구연맹)의 보급 노력 부족.
3. 투자 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

첫 번째 항목은 IOC 여성 위원들에게 어필하기 힘들었다는 평이다. 당초 야구는 남자 종목, 소프트볼을 여자종목으로 구분했지만 IOC가 원하는 종목 구상은 남자야구, 여자야구와 같은 통합 종목이었다.

일본의 한 칼럼리스트는 “올림픽 종목들은 남녀 구분이 있다. 야구는 그냥 야구라고 어필한다면 쉽지 않을 것이다”며 종목 성별 구분의 애매함을 지적했다. 야구와 소프트볼은 약간의 경기 방식의 차이가 존재하며 두 종목을 주관하는 단체 역시 국제야구연맹과 ISC(국제 소프트볼 회의)로 구분돼 사실상 같은 종목으로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두 번째 항목인 보급 노력 부족도 IOC에 어필하기 힘든 부분이었다. 한 IOC 위원은 태권도의 사례를 들며 “태권도는 개발도상국과 전 세계 각지에 코치들을 파견해 대중화한 측면이 크다. 야구는 어땠는가”라며 보급 노력 부족을 예로 들었다.

올림픽 야구에 대해 오해하던 부분과는 다르다. IOC는 아마추어 스포츠와 대중적인 스포츠를 지향하는 단체다. 때문에 엘리트 스포츠(프로리그) 구축 보다 해당 종목에 대한 ‘보급화 노력’을 평가하는 것이 종목 채택의 주목적이다. 즉, 해당 종목이 각 나라에 사회체육으로 뿌리 내리는지. 또 해당 경기 단체 주도 아래 보급화 실시가 이뤄지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태권도의 경우 경기 단체 뿐만 아니라 이들과 연계된 민간 차원의 노력으로 빠르게 세계로 뻗어 나갔다. 야구의 경우 한·미·일 야구인들과 단체들이 개발도상국의 제반시설 확충 및 용품 기부 등을 통해 보급 노력을 기울이지만 IOC의 평가 대상이 될 수 없다.

결론적으로 국제야구연맹의 정책에 달려 있다. 이들은 일본 프로야구기구,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직접적인 교류와 업무 방향이 달라 함께하기 힘들다는 평이다. 국제야구연맹은 아마야구를 표방하고 있고 각국 프로리그 사무국은 자기 나라의 엘리트 스포츠를 관할한다. 이 때문에 국제야구연맹에서 주최하는 세계야구선수권대회는 각국 프로리그와 무관하게 개최되며 일부 국가들은 프로 2군, 사회인으로 참여하고 있다.

참고로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주최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국제경기단체의 주관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IOC에 어필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국제야구연맹은 대회 중계권 및 스폰서 유치로 수익을 창출해야 하지만 프로리그 중심으로 발전한 야구의 특성상 아마야구만으로는 보급을 위한 프로젝트 수행능력이 떨어진다는 의견이다.

IOC가 내세운 마지막 항목은 개최국 입장을 대변한 결과다. 프로리그를 갖춘 국가가 아닌 이상 야구장의 존속이 힘들다는 것이다. 일본의 소설가 오쿠다 히데오는 자신의 저서 ‘올림픽’을 통해 2004 아테네 올림픽 야구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밝혔다. “경기장엔 일본 사람 뿐이다. 일본과 미국의 경기 땐 관중이 있지만, 생소한 나라들의 경기 땐 거의 무관중 경기 수준이었다. 티켓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종목이 야구다”라며 팔리지 않는 입장권을 예로 들어 투자 대비 비효율성을 꼬집었다. 

IOC 역시 입장 수익과 중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야구의 문제점이 크다고 보고 있다. IOC의 종목 채택 평가기준에 해당 종목의 세계대회 중계율을 평가하지만 세계야구선수권은 참가국 16개국 중 6개국에만 중계되는 수모를 겪었다. 뿐만 아니라 역대 올림픽 개최국 중 한국, 일본, 미국을 제외한 나라들은 가변 야구장을 건설해 대회 종료 후 모두 철거한 것도 투자대비 비효율의 예로 꼽혔다.

*역대 올림픽 야구 구장 현황
1956 멜버른-철거
1964 도쿄-고라쿠엔(현 도쿄돔)
1984 LA-다저스스타디움,
1988 서울-잠실야구장,
1992 바르셀로나-철거,
1996 애틀란타-터너필드
2000 시드니-철거
2004 아테네-철거
2008 베이징-철거

특히, 최근 3개 대회에 사용된 구장들은 모두 철거되는 수모를 겪었다. 일부 전문가는 야구가 올림픽에 있었던 이유를 예로 들어 “80년대와 90년대 야구 인기국에서 올림픽을 했지만 야구에 관심이 없는 나라에서 개최하니 실제 인기를 체감했다”며 결국은 야구의 보급화 실패를 예로 들었다.




- 올림픽 진입 위해선 분산된 힘을 합쳐야만

현재 세계야구는 표면적으로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입김이 센 편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가장 큰 시장을 보유한 수익을 따질 때 평가받는 지표다. 야구계 관계자들은 국제야구연맹의 권위가 축구의 국제축구연맹(FIFA)같은 위치와 다른 것을 지적하고 있다.

일본의 언론 스포츠네비의 한 칼럼리스트는 “세계야구를 하나로 뭉쳐 종목을 대변해야 하는 역할자가 없어 아쉽다”라며 국제야구연맹의 부족한 힘을 아쉬워했다. 국제야구연맹은 118개의 회원국을 보유하고 있지만 사실상 하나로 묶을 요소가 없다. 회원국 중에는 야구팀은 불분명하고 국가대표 단 한 팀만 만들 수 있는 빈약한 국가도 있다.

결국 야구의 올림픽 진입을 위해선 야구 강국인 한·미·일의 힘이 들어간 국제야구연맹이 되야 선진적인 야구 보급에 힘쓸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일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세계 야구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입김이 거세 이미 타국과도 마찰이 종종 벌어졌다.

일본프로야구선수회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비판하며 “이익 배분, 경기 방식 등 독단적 행태가 개선될 때까지 대회 참가를 거부한다”며 메이저리그 사무국을 맹비난했다. 현재도 일본프로야구선수회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참가를 거부한 상태로 표류 중이다.

이처럼 세계 야구의 하나된 의견을 모으기 힘든 사례들이 속속 등장하며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국제야구연맹의 올림픽 재진입을 위한 지원 요청에도 ‘메이저리그 선수 참가 고려’라는 단편적인 의견만 내놓으며 팬들의 곱지않은 시선을 받았다.

애초 야구 종목 발전의 역사를 예로 들며 올림픽 진입이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일본의 한 칼럼리스트는 “야구라는 종목은 한,미,일의 경우 내수시장 중심으로 프로리그가 활성화됐다. 국제대회는 이벤트 정도로 생각하는 풍토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야구의 올림픽 재진입 전망이 어둡다고만 볼 수는 없다. 경쟁 종목인 검도는 볼거리가 없다는 평이 있고 공수도와 태극권은 유사 종목의 존재(태권도,유도)로 IOC위원들의 환심을 사기 힘들다는 의견이다. 롤러스포츠와 스포츠클라이밍이 거센 진입 의욕을 보여주는 가운데 야구는 어떤 매력을 어필해 재진입 하느냐가 관심을 사고 있다. 

국제야구연맹은 우선 야구와 소프트볼의 통합을 꾀해 이전 리포트에서 지적된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의견이다. 야구의 보급화와 개최지 제반 시설 부담은 일부 지원을 받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하나 된 세계야구 의견을 끌어내지 못한다면 국제야구연맹의 계획은 양질 차이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2020년 올림픽 개최에 나선 일본 도쿄는 개최 성공시 올림픽 야구를 시범종목으로 추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야구의 올림픽 재진입은 다양한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 셈이다. 일본은 야구 종목에 돔구장 활용과 참가국 확대, 체류 비용 지원을 통해 개최 성공시 올림픽 야구 부활을 꿈꾸고 있다.

올림픽 신규 종목 채택이 약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다. 진입을 노리는 종목 별로 분주한 노력을 가하는 가운데 야구 역시 뒤처지지 않는 움직임을 보여야 재진입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과연 1년 뒤 올림픽 야구가 부활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영원 기자 schneider19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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