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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면 '고영표 불펜' 초강수 카드라도 써야…선발-박영현 사이 '단 1이닝' 막아줄 투수가 없다→KT 이대로면 클로저 과부하 [KS]

기사입력 2026.11.06 01:58 / 기사수정 2026.11.06 01:58



(엑스포츠뉴스 양정웅 기자) 선발투수와 마무리 사이의 '2이닝'을 막아줄 선수가 없다.

정규시즌 1위 KT 위즈의 유일한 약점이었던 중간계투진이 결국 한국시리즈 들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2이닝, 적으면 1이닝만 막으면 되는데, 그게 안 돼서 클로저 박영현의 짐이 늘어나고 있다. 

KT는 3일과 4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1, 2차전에서 각각 8-7 승리, 2-3 패배를 기록했다. 

1차전에서 KT는 선발 데이비스 대니엘이 6회까지 실점 없이 완벽한 투구를 펼쳤고, 1회부터 3점을 올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여기에 3회 안현민(2점), 5회 한승택(1점), 6회 김현수(2점) 등 홈런 3방이 터지면서 8-0으로 앞서나갔다. 



한국시리즈 직행 팀의 약점은 경기 감각인데, KT는 경기 중반까지 플레이오프에서 5경기를 치르고 온 삼성보다 훨씬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면서 압도했다. 이대로라면 조심스럽게 시리즈가 빨리 종료될 수도 있다는 시선이 나왔다.

그러나 7회 대니엘이 구자욱에게 투런포를 맞은 후 주자 1명을 쌓아놓고 내려가면서부터 분위기가 묘해졌다. 뒤이어 올라온 로건 앨런이 빗맞은 안타 2개에 이어 내야 땅볼로 한 점을 내줬고, 4번째 투수 김정운이 이재현에게 2타점 적시타로 스코어는 8-5가 됐다.

이어 8회에도 김성윤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2점 차로 쫓겼고, 결국 마무리 박영현이 5아웃 세이브를 위해 올라왔다. 그러나 박영현마저 만루에서 폭투로 1점을 내주며 턱밑까지 쫓겼다. 그나마 9회는 삼진 3개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KT는 구자욱, 최형우, 르윈 디아즈 등 삼성의 핵심 좌타자들을 잡기 위해 외국인 투수 로건을 불펜으로 돌리는 깜짝 카드를 꺼내들었는데, 성공하지 못했다. 



이에 이강철 KT 감독은 1차전 종료 후 로건의 투입에 대해 "가장 센 사람 집어넣어서 매조지하는데 한 번 착각한 것 같다"며 "계속 그냥 있었는데 내가 실수했던 교체였다. 나 때문에 큰일날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후 2차전은 투수전으로 흘러갔다. KT 선발 고영표는 7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 삼성 선발 크리스 페덱은 7이닝 8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등판을 마쳤다.

먼저 불펜을 가동한 KT는 8회초 손동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손동현은 첫 타자 김지찬을 2루수 땅볼로 잡았으나, 김성윤을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이어 구자욱에게 초구 볼을 던지자, KT는 여기서 박영현을 올렸다. 이틀 연속 클로저를 8회에 투입하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박영현은 구자욱에게 안타를 맞기는 했으나, 박승규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은 후 디아즈까지 1루수 땅볼 아웃시키며 위기를 넘겼다. 이후 9회에도 선두타자 류지혁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세 타자를 모두 아웃으로 잡았다. 



하지만 박영현을 계속 던지게 할 수는 없었다. KT는 10회 들어 올해 홀드왕 스기모토 코우키를 올렸다. 그러나 첫 타자 김지찬부터 초구에 무릎을 강타하는 볼을 던지며 불안하게 시작했다. 김성윤의 희생번트에 이어 구자욱을 고의4구로 내보냈다. 박승규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은 후, 투수는 전용주로 교체됐다.

그러나 전용주가 디아즈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으면서 KT는 리드를 내주고 말았다. 한 타자 만에 투수를 김정운으로 다시 바꿨고, 만루에서 이재현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았다. 

10회말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을 만든 후, 11회가 흘러갔다. 12회 KT는 오원석으로 마운드 교체를 단행했다. 하지만 전날에도 흔들렸던 오원석은 박승규에게 선두타자 안타를 맞았고, 1사 후 김상준에게도 안타를 허용해 1, 2루가 됐다. 

베테랑 우규민이 한국시리즈 데뷔전을 치른 가운데, 이재현이 변화구에 배트를 내 투수 땅볼을 쳤다. 하지만 송구를 받은 2루수 오윤석이 1루로 악송구를 저지르면서 KT는 허무하게 재역전을 허용했다. 



경기 후 이강철 감독은 "투수 운용이라는 게 잘 던지면 잘하는 거다. 잘하는 투수도 맞으면 못하는 거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15회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런 것 때문에 빨리 못 바꿨다"고 고백했다.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박영현은 3⅓이닝 동안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그러나 다른 불펜투수들은 4⅔이닝 10피안타 6사사구 6실점(5자책), 평균자책점 9.64로 크게 흔들렸다. 선발 6이닝과 박영현 1이닝 사이에 아웃카운트 6개, 적으면 3개를 막아줄 선수가 마땅치 않다. 

손동현의 경우 2게임 모두 볼카운트 중 교체되는 이례적인 경우를 맞이했는데, 이 감독은 "동현이가 자신이 없다. 믿음이 살짝 떨어지게 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스기모토 역시 홀드 타이틀과는 별개로 시즌 내내 불안한 투구를 했던 모습을 지우지 못했다. 

이렇다면 차라리 초강수로 '고영표 불펜' 카드는 어떨까. 



고영표는 팀 내 토종 투수 중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다. 올해 15승 7패 평균자책점 3.28로 다승왕에 올랐고, 삼성전에서도 3승 1패 평균자책점 2.25로 호투했다. 

KT는 선발진이 매우 탄탄하다. 고영표와 대니엘, 소형준, 로건, 배제성 등이 있다. 로건이 선발로 돌아가면 한 명이 빠져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배제성이 유력하다. 하지만 고영표가 3일 휴식 후 5차전부터 불펜으로 가는 시나리오도 생각해볼 수 있다.

7이닝 96구를 던진 투수가 3일 쉬고 구원 등판한다는 게 시즌 때라면 상상할 수 없지만, 3경기가 남은 단기전이라면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수도 있다. 

고영표는 2015년과 2016년 풀타임 구원투수로 뛴 경험이 있다. 여기에 2021년 한국시리즈에서도 중간계투로 나와 3경기에서 홀드 2개를 따낸 바 있다. 

이런 초강수를 두지 않더라도, KT는 불펜에서 확실한 변화가 필요하다. 선발투수와 박영현 사이를 메워줄 자원이 도저히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대로라면 또 박영현에게 과부하가 걸릴 지도 모른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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