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11월 A매치 기간에 치러지는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와의 중동 2연전이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의 마지막 일정이 될까.
지난 9~10월 A매치 기간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 세 1996년생 선수가 벌인 '은퇴 소동'을 기점으로 대표팀 내분설이 퍼진 데다, 손흥민 등 주요 선수들 간의 갈등이 아직 완벽하게 봉합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모레노 감독을 지지하던 팬들도 돌아서는 분위기다.
만약 모레노 감독이 중동 2연전에서 좋은 성과를 내 정식 감독으로 선임된다고 해도 대표팀을 흔드는 내부 갈등을 확실하게 해결하지 못한다면 여론의 지지 없이 임기를 시작할 수도 있는 것이다.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13일과 15일 카타르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와 국가대표 평가전을 치른다.
이번 2연전은 당초 내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의 최종 모의고사 격으로 치러질 전망이었으나, 예멘 후티 반군의 지속적인 사우디아라비아 공격 등으로 인해 중동 정세가 악화되자 AFC가 대회를 11개월 연기한다고 발표하면서 그 목적을 잃었다.
그러나 모레노 감독에게는 여전히 자신을 증명할 기회다.
지난 9월 임시 감독 자격으로 한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모레노 감독은 9~10월 A매치 4연전과 이번 2연전, 총 6경기에서 보여준 경기력, 결과, 준비 과정 등에 따라 정식 감독 선임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
아시안컵을 2개월여 앞두고 사령탑 공백을 빠르게 메울 계획이었던 한국이 아시안컵 연기로 여유가 생기면서 상황이 달라지기는 했으나, 그렇다고 해서 모레노 감독 개인의 동기부여까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모레노 감독이 이번 2연전에서 확실한 색깔을 보여준다면 그 역시 한국 축구대표팀의 감독 후보들 중 유력 후보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모레노 감독에게는 또 다른 과제가 있다.
바로 외부로 드러난 대표팀 내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다.
'96 트리오'가 지난달 9~10월 A매치 4연전의 마지막 경기였던 우즈베키스탄전이 끝난 뒤 은퇴 소동을 벌인 이유가 주장 손흥민의 리더십에 불만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알려지고, 일부 선수들이 손흥민을 '7번' 또는 '그분' 등으로 부른다는 사실이 최근 국정감사에서 공개되면서 대표팀 내 분위기는 겉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분위기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된 와중에 '내부의 일은 내부에서 처리한다'는 원칙을 고수한다는 이유로 명확한 설명 혹은 구체적인 언급을 꺼린 모레노 감독의 태도는 여론의 지지를 얻기 어려웠다.
모레노 감독도 이를 의식한 듯 이례적으로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앞당기고, 기자회견 직후 유럽으로 떠나 '96 트리오'를 대면하기로 했다.
그는 최근 선수들을 만나기 위해 바이에른 뮌헨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FC포르투와 나폴리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관전했다.
모레노 감독의 유럽 방문은 단순히 선수들과의 상담을 넘어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인 셈이다. 만약 선수단 갈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모레노 감독은 축구적인 성과와 별개로 지지를 받기 힘들 전망이다. 모레노 감독이 11월 A매치 소집 전까지 불을 조금이라도 끌 수 있을지 궁금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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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