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양정웅 기자) 전날 1⅔이닝을 소화한 마무리투수를 다음날 8회 동점에 내는 초강수를 뒀다.
KT는 4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2차전을 치르고 있다.
이날 경기는 투수전으로 진행됐다. 양 팀 선발 고영표(KT)와 크리스 페덱(삼성)은 모두 7회까지 1점만 주면서 상대 타선을 잘 막아냈다.
고영표는 2회 최형우의 2루타와 르윈 디아즈의 3루타가 연속으로 나오며 선취점을 내줬으나, 이후 주자를 계속 내보내면서도 삼성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특히 6회에는 1사 만루 위기에서 1루수-투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유도하며 고비를 넘겼다.
초반 투구 수 조절에 실패했던 페덱도 이닝이 가면 갈수록 제 궤도에 올랐다. 7회까지 다섯 번이나 선두타자를 출루시켰지만, 4회 허경민에게 맞은 적시타를 제외하면 점수로 연결되지 않았다.
먼저 마운드를 내려간 건 고영표였다. KT는 8회 시작과 함께 투수를 손동현으로 교체했다. 손동현은 선두타자 김지찬을 포크볼로 타이밍을 빼앗아 2루수 땅볼을 유도했다. 그러나 김성윤에게 2스트라이크를 먼저 잡고도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중심타자 구자욱에게 초구 볼을 던지자, KT가 다시 움직였다.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랐고, 경기장에는 종소리가 퍼졌다. 바로 KT의 마무리 박영현의 등판을 알리는 소리였다.
박영현은 전날 경기에서 8-6으로 앞서던 8회 1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폭투로 한 점을 내줬으나 8회를 막았고, 9회 세 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했다.
하지만 멀티이닝을 소화했기에 2차전 투입 시점에 대해 관심이 쏠렸는데, 22구를 던지며 이닝에 비해 투구 수가 많지 않아 2차전에도 8회에 올라왔다.
완벽히 준비가 되지 않은 듯 볼 2개를 연달아 던진 박영현은 결국 구자욱에게 우익수 앞 안타를 맞으며 실점 위기에 놓이고 말았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박영현은 박승규에게 우익수 뜬공을 유도했고, 주자들은 진루하지 못했다. 이어 이날 3안타로 맹활약하던 디아즈까지 1루수 땅볼로 잡아내면서 위기를 벗어났다.
박영현은 전날 취재진과 만나 "내가 모든 팀의 멀티이닝과 연투 기준을 바꾼 것 같다"며 웃었다. 그리고 본인의 말처럼 연이틀 조기 투입되면서 팀을 위기에서 탈출시켰다.
사진=수원, 김한준·박지영 기자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