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양정웅 기자) 20년 동안 100경기 넘게 가을야구에 나간 베테랑이지만, 김현수(KT 위즈)는 아직도 포스트시즌이 긴장된다.
김현수는 3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1차전에서 5번타자 겸 1루수로 출전했다.
이날 경기는 김현수의 통산 107번째 포스트시즌 경기이자, KT 이적 후 첫 가을야구 경기이다. 그는 이날 전까지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에서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 0.269(390타수 105안타), 11홈런 63타점 47득점을 기록했다.
3번의 한국시리즈 우승(두산 2015년, LG 2023, 2025년)을 달성했고, 특히 지난해 LG 소속으로 한국시리즈에서 5할 타율(0.529)로 맹타를 휘둘러 MVP에 올랐다.
1회 첫 타석에서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던 김현수는 다음 타석에서 출루에 성공했다. KT가 안현민의 투런으로 5-0으로 앞서던 3회, 김현수는 바뀐 투수 양창섭을 상대로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견수 옆에 떨어지는 안타를 터트렸다.
이 안타로 김현수는 포스트시즌 통산 150루타째를 기록했다. 이날 전까지 통산 최고 기록은 149루타로, 홍성흔(은퇴)과 김현수 본인이 달성했다. 그는 자신의 손으로 최초 기록을 세운 것이다.
4회 유격수 땅볼로 잠시 쉬어갔던 김현수는 6회 다시 불타올랐다. 2사 후 샘 힐리어드가 땅볼로 아웃됐다가 비디오 판독 끝에 내야안타로 정정되면서 김현수의 타석이 돌아왔다.
바뀐 투수 임기영에게 초구 볼을 골라낸 김현수는 다음 공으로 들어온 높은 패스트볼을 받아쳤다. 타구는 오른쪽으로 날아가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이 됐다. 개인 통산 한국시리즈 4호 홈런이었다. 덕분에 KT는 8-0까지 달아났다.
그리고 이는 사실상 결승타가 됐다. KT 투수진이 7회 5점, 8회 2점을 내주면서 한 점 차까지 쫓긴 끝에 8-7로 힘겹게 승리한 것이다
다만 김현수는 경기를 끝까지 하지는 못했다. 7회 김영웅의 내야안타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왼쪽 엄지손가락에 통증이 발생해 경기에서 빠졌다. 다만 큰 부상은 아니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현수는 "이겨서 다행이다. 정말 이겨서 다행이다. 이제는 (기록) 다 필요 없고 그냥 이기기만 하면 된다. 경기를 많이 나갔으니까 나온 거고, 그거 말고는 없는 것 같다"며 승리와 기록 달성 소감을 전했다.
홈런 상황에 대해 김현수는 "우리 팀이 유리했고, 쐐기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계속 점수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내 앞에서 투수가 계속 바뀌더라. 그 전에는 계속 신경을 썼고, 그 타석에서는 투수 신경 안 쓰고 앞에다 놓고 스윙을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힘들게 이겼다는 말에 "이게 가을야구고, 한국시리즈다"라고 말한 김현수. 그는 경기를 지켜보며 "힘들었다. (그라운드에) 나가 있을 때보다 더 긴장되더라"라고 고백했다.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화장실 20번은 간 것 같다"고 말한 김현수는 "이렇게 이기면 조금 괜찮은 거고, 져도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이겼으니까 크게 신경 안 쓰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은 끝이니까 내일은 또 0타수 0안타, 투수들도 다 0이닝 이렇게 생각하고 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김현수는 과거 기억을 떠올리면서 방심을 피하려 했다. 그는 "많이 하다 보니 끝날 때까지 아무 느낌이 없다"며 "3승 1패에서도 져봤다(2013년). 이기기 전까지는 '다시 시작한다' 이런 마음으로 계속 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끝으로 김현수는 "한국시리즈는 이렇게(1점 차) 안 해도 긴장된다. 8-0, 9-0이어도 긴장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확실하게 가는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사진=수원, 김한준·박지영 기자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