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0 08:16
자유주제

이누야샤! 파이터 바키! 슬램덩크!

기사입력 2004.10.21 19:29 / 기사수정 2004.10.21 19:29

김종수 기자

디지털·케이블시대, 만화영화가 뜬다.


아이들 전유물에서 어른 매니아층 급증추세 

이제는 점점 추억으로 다가오는 이름 '만화대본소'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당구장, 오락실과 함께 가장 사랑 받는 놀이공간이었으나 PC방문화의 유입으로 지금은 그 흔적만이 어렴풋이 남아있을 정도로 고사된 업종이다.

하지만 여기서 달리 생각해보면 약간은 고개가 갸우뚱거려지는 부분도 있다.

대본소의 사장과 함께 만화책시장도 무너져버렸다면 만화를 즐겨보던 그 많던 사람들은 다들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취향이 완전히 바뀐 것일까? 아니면 그것을 대체할만한 오락거리를 발견해서?

한 예로 필자주변에도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고 그들은 지금까지도 그 취향이 바뀌지 않고 있다.

과거처럼 고정된 무엇인가를 볼 수 밖에 없는 시대가 아닌 컴퓨터와 다기능전파가 세상을 지배하는 바야흐로 디지털·케이블시대가 도래했다.

만화 역시 화면을 제공하는 매개체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우리일상 생활 속에서 살아숨쉬며 사랑 받고 있다.

아니 어른들의 인식전환으로 과거보다도 더 개방적이고 밝은 환경에서 대접받고있는 부분도 많다.

과거와 현격하게 달라진 새로운 만화문화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하자.

아이들의 만화 NO 모두가 같이 보는 만화YES

한때 만화라하면 어린아이나 학생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강했었다.
성인중에서도 만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관련업계종사자나 일부매니아층이 고작이었다.

바야흐로 디지털·케이블의 시대이다.
대부분의 정보매체를 인터넷을 통해 찾고 몇개 채널에 의지해서보던 텔레비전도 100여개에 육박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골라볼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서 만화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이트와 채널의 등장은 매니아들은 물론 평소관심이 없던 사람들에게까지도 흥미를 유발시키는 기폭제역할을 하게되었다.

한 위성방송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백여개에 가까운 메뉴 중에서도 만화전문채널은 뉴스·스포츠·영화와 함께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다"며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부담 없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장르라서 그런지 남녀노소 연령층을 가리지 않는 편이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밤 10시 이후에 편성된 만화프로그램들은 성인 및 매니아층을 겨냥하고 주로 방영되고 있다.

가장 먼저 생겨난 기존의 투니버스가 '방가방가햄토리' '아즈망가대왕' '명탐정 코난 '원피스' '보노보노' '아따아따'등 학생이나 어린이들 취향의 만화를 많이 방영하고 있는데 반해 후발주자인 애니원은 '러브 in 러브' '바람의 검심' '환상마전최유기' '파이터바키' '에반게리온' 등 매니아나 성인들이 볼만한 많은 메뉴 등을 추가한 상태이다.

또한 만화전문은 아니지만 영화 등 다른 채널에서도 시간대별로 만화를 방영하고 있다. 

어떤 만화가 인기 있나?

요 근래 필자주변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있는 만화를 꼽아보라면 단연 '이누야샤'와 '강철의 연금술사'이다.

아라카와 히로무원작의 '강철의 연금술사'는 주로 매니아층을 대상으로 폭팔적인 인기를 끌고있는데 국가가 공인한 연금술사인 에드가 다양한 실험을 통하여 각종 신기한 물질을 만들고 더불어 삶의 깊이를 깨달아간다는 SF판타지 만화이다.

이 만화는 일본에서 2002년 2월부터 연재됐으며 단행본은 1000여만 부나 팔렸고, 지난해 10월부터 일본 민영 TV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플레이스테이션2용 비디오게임으로도 발매됐으며 그 동안 한국에서는 세 종류의 해적판이 나돈 끝에 최근 학산문화사를 통해 정식으로 번역·출판되었다.

'란마1/2' '인어의 숲'으로 유명한 여성 애니메이션 감독 다카하시 루미코의 '이누야샤'는 '강철의 연금술사'처럼 특정한 매니아층을 쏟아내지는 않고 있지만 성별,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폭넓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반요(요괴인 아버지와 인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남)인 '이누야샤'가 인간 그리고 요괴친구들과 세상을 돌아다니며 각종 모험을 즐기는 내용으로 수많은 에피소드와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외 '드래곤볼' '포켓몬스터' '원피스' '건담시리즈'등은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이 꾸준한 인기 속에서 항상 인기순위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성인들의 경우 선호하는 만화가 일반적인 인기순위와는 조금 다르다는 것이다.

매니아층을 제외하고는 주로 학생시절에 접했던 작품이나 관심 있는 장르위주로 선호도가 쏠리고 있다.

케이블방송을 통해 10여년간 잊고 지냈던 만화에 대한 관심이 다시 생겼다는 이성길(34)씨는 "직장 일에 치어서 만화는 물론 변변한 책 한권 읽지 않고 있다가 고교시절에 한창 즐겨 접했던 파이터바키와 드래곤볼을 케이블방송에서 하는 것을 보고 향수에 빠져 시간대별로 꼭 시청하고있다"며 "지금의 40대나 50대가 도전자 허리케인, 각시탈 등의 향수를 지금껏 가지고 있는 것처럼 우리 역시 만화라는 것을 떠나 지나간 그 무엇인가에 빠지고 더불어 적응하고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없는가?

과거와는 인식이 많이 바뀐 상태인지라 성인들 역시 이제는 단순히 만화는 나쁘다, 공부에 방해가 된다고만 생각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만화를 못 보게 매까지 들며 다스리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고 같이 즐기며 얘기주제로도 쓸 정도로 많이 관대해졌다.

하지만 진짜문제는 문화적인 부분에 있다.

계속적인 개방정책으로 인해 다양한나라의 문화가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있고 특히 만화를 통한 생활상이나 여러가지 이미지 등은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사뭇 크다 하겠다.

'슬램덩크'나 '드래곤볼'처럼 딱히 해당국가의 시대상이나 문화가 적게 묻어나는 작품은 그렇다치더라도 '건담시리즈' '침묵의 함대'처럼 일본군국주의의 이미지가 물씬 풍겨나는 작품이나 '바람의 검심' '이누야샤'처럼 한눈에 보기에도 일본색이 짙게 묻어져 나오는 작품들은 알게 모르게 많은 영향을 끼치리라 짐작된다.

특히 일본의 역사, 의식주가 그대로 나와있는 작품들의 파급효과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으리라.

100여명의 학생들에게 물어보았다.
좋은 우리 만화도 많을텐데 왜 구태여 일본만화에 열광하는가하고?

많은 학생들이 스토리, 지명도 등을 거론했고 특히 그림부분에 있어서는 모두가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디지털시대에 살고있는 학생들인지라 한눈에 띄지 않으면 좀처럼 눈길을 주지 않는 성향이 강했다.

전북 김제 광활면출신의 이정호씨가 국제에니메이션대회에서 '오세암'이라는 작품으로 대상을 차지하는 등 점점 국산만화의 위상도 올라감에 따라 기술적·예술적인 부분에서 많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어차피 봐야할 만화라면 좀더 우리만화의 우수성을 인식시켜주고 일본만화에 잠식당하고있는 역사·문화 등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노력이 교사·학부모를 비롯한 어른들에게 필요하다 하겠다.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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