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꼬꼬무' 방송 캡처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꼬꼬무’가 형제복지원의 원형으로 알려진 영화숙·재생원의 참혹한 인권침해 실태를 조명했다.
지난 22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245회는 ‘살인자의 편지 - 영화숙 재생원’ 편으로 꾸며졌다. 이날 주현영, 봉태규, 딘딘이 리스너로 참여한 가운데 36년째 복역 중인 한 무기수의 고백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꼬꼬무’는 동시간대 교양, 예능 프로그램 중 전국 및 2049 시청률 모두 1위를 차지하며 막강한 파워를 입증했다. (닐슨코리아 지상파 기준)
지난 2025년 3월, ‘꼬꼬무’ 제작진에게 무기수 신경호(가명)의 편지 한 통이 전달됐다. 그는 어린 시절 부산의 부랑아 수용시설인 영화숙 재생원에서 지내며 범죄 수법을 교육받고, 강도와 마약 배달 등에 동원됐다고 고백했다.
이에 ‘꼬꼬무’ 제작진은 영화숙 재생원의 또 다른 피해를 취재했고, 이 과정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꼬꼬무' 방송 캡처
과거 정부의 ‘사회 정화’ 정책 아래 부산시는 18세 미만 부랑아는 영화숙에, 18세 이상은 재생원에 위탁 수용했다. 하지만 원장 이순영은 수용 인원에 따라 지급되는 국가 지원금을 노리고 무차별 납치를 감행했다.
그렇게 수용소에 끌려온 아이들은 장부상 이름까지 조작돼 부모가 찾아와도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좁은 방에서 등을 바닥에 대지 못한 채 칼잠을 잤고, 밤에는 화장실 이용조차 금지돼 오물 냄새가 진동했다.
매일 새벽 군대식 점호가 열렸으며, 인원이 줄면 지원금이 감소한다는 이유로 폭력이 이어졌다. 식사는 묽은 강냉이죽이 전부였고, 아이들은 구더기를 집어먹을 만큼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렸다. 탈출을 시도하면 곡괭이 자루로 무자비한 폭행을 당했다. 이에 리스너 주현영은 “인간이 살 수 없는 환경이다”라고 분개했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원생들에게 완장을 채워 서로를 감시하게 하면서 폭력의 대물림도 이어졌다. 원생들 사이에서 폭행과 성폭행이 발생했으며, 영양실조와 구타로 숨진 이들의 시신은 원생들에 의해 인근 갈대밭과 야산에 암매장됐다. 이 같은 끔찍한 실태에 봉태규는 “지옥이다”라고 경악했다.
1969년 인근에서 구호병원을 운영하던 미국인 소 알로이시오 신부가 시설의 끔찍한 실태를 알고 고발에 나서 원장은 구속됐지만 6일 만에 석방됐다. 그리고 소 신부가 10만 시민 서명 운동을 벌인 끝에 1971년 부산시와의 위탁 계약이 취소되면서 국가 지원금도 끊겼다.

'꼬꼬무' 방송 캡처
그러나 이순영 원장의 악행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아이들에게 소매치기, 가택 침입, 마약 배달 등을 가르치며 시설을 ‘범죄 사관학교’로 변질시켰다. 1976년 영화숙 재생원은 법인 허가가 취소됐지만, 이순영은 벌금 30만 원 처벌에 그쳤다. 이후 이순영은 지병으로 사망했고, 그가 불법 행위로 축적한 재산은 일가 소유로 넘어갔다.
시설에서 나온 피해자들은 신원 불상자로 낙인찍혀 고문을 당하거나 형제복지원과 삼청교육대로 끌려갔다. 특히 최악의 인권 유린 시설로 꼽히는 형제복지원은 영화숙의 운영 방식을 그대로 본뜬 것으로 알려졌다. 딘딘은 “나라면 희망이 없었을 것 같다”며 “너무 불쌍하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꼬꼬무’ 제작진에게 편지를 보냈던 신 씨는 여러 차례 복역한 뒤 이웃 가게와의 시비 끝에 살인을 저질러 현재 수감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는 ‘꼬꼬무’ 제작진에게 어떠한 용서도 바라지 않지만 과거 영화숙 재생원에서 암매장했던 시신들을 발굴해 유가족 품으로 돌려주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해당 사건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의 직권조사를 통해 국가 권력에 의한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으로 공식 규명됐다. 피해 생존자와 유족 등 184명이 대한민국 정부와 부산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부산지방법원 민사11부는 지난 2월 대한민국 정부와 부산시에 총 511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한편 ‘꼬꼬무’는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20분 SBS에서 방송된다.
사진= '꼬꼬무' 방송 캡처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