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외야수 박정우가 리드오프로서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며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힘을 보탰다.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는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13-1로 승리했다. 이로써 KIA는 시리즈 전적 3승으로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진출을 확정했다.
이날 1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박정우는 5타수 2안타 2타점 1볼넷 1득점으로 3출루 활약을 펼쳤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한 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박정우는 이날 첫 타석부터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1회초 LG 선발 카를로스 카라스코를 상대로 공 9개를 이끌어냈고,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타점까지 올렸다. KIA가 1-0으로 앞선 2회초 1사 만루에서 카라스코의 5구째 141km/h 커터를 밀어쳐 1타점 적시타를 터트렸다.
LG는 메이저리그 통산 112승을 거둔 카라스코를 최대한 끌고 가려고 했지만, 박정우에게 적시타를 허용한 직후 두 번째 투수 존 케네디를 마운드에 올렸다. 결과적으로 박정우의 끈질긴 승부와 적시타가 LG의 마운드 운용 계획을 흔든 셈이었다.
박정우의 출루 이후 KIA 타선은 더욱 거세게 몰아쳤다. 박재현의 1타점 적시타에 이어 김도영의 만루홈런까지 터지면서 두 팀의 격차는 순식간에 7점 차로 벌어졌다. 2회초에만 대거 7점을 뽑아낸 KIA는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박정우는 이후 멀티히트까지 완성했다. KIA가 7-0으로 앞선 5회초 2사 1, 2루에서 다시 1타점 적시타를 터트리며 2루주자 김선빈을 홈으로 불러들였고, LG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경기 후 더그아웃에서 취재진과 만난 박정우는 "다들 오늘 너무 잘했다. 나만 잘하면 되지 않을까"라며 "무조건 살아나가야 하고 많은 공을 던지게 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너무 집중하다 보니까 힘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LG가 지난 경기에서 투수를 많이 썼으니까 선발을 빨리 (끌어내릴 수 있도록) 투구수를 많이 끌어내자고 했다. 내가 10개 넘게 던지게 했는데, 그건 잘한 것 같다. 그게 크지 않았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다만 박정우는 경기 후반 안타를 추가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좋으면 계속 좋아야 했는데 경기 후반에는 좋지 않았다"며 "나는 계속 잘해야 한다. 한 번 못하면 욕을 어마무시하게 먹는다"고 얘기했다.
박정우는 시즌 초반부터 주로 대수비로 출전했다. 9월 이후에는 타석에 들어설 기회가 늘었고, 시즌 막판에는 박재현과 함께 테이블세터로 나서며 KIA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선발 출전 기회를 잡은 뒤 자신의 장점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박정우는 "10월 말에도 이렇게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게 큰 행복이다. 엔트리에 포함된 것도 감사한 마음"이라며 "(가을야구) 끝까지 했으면 좋겠다. 각오는 딱히 (없고) 나는 그냥 무조건 잘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제 KIA는 나흘간 휴식을 취한 뒤 25일부터 정규시즌 2위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를 치른다. 두 팀이 가을야구에서 만나는 건 2024년 한국시리즈 이후 2년 만이다.
박정우는 "그때(2024년)는 벤치에만 있었고 8~9회 대수비로 주로 나갔다. 이번에는 선발로 출전할 수도 있다고 살짝 기대하면 설레기도 하고 떨리기도 한다"며 "삼성전 성적은 별로 좋지 않았지만, 강팀과 경기를 치르는 만큼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잠실, 김한준·고아라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