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왕좌를 노렸던 LG 트윈스의 도전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멈춰섰다.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키지 못하고 안방에서 허무하게 2026시즌을 마감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는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5전 3선승제, LG 2패)에서 KIA 타이거즈에 1-13으로 졌다. 지난 17~18일 광주 원정으로 치른 1, 2차전을 모두 패했던 가운데 이날 3차전까지 무릎을 꿇으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이날은 1982년 7월 완공된 뒤 LG가 전신 MBC 청룡 시절인 1983년부터 쓴 잠실야구장이 44년 홈구장 역사를 마무리하는 날이 됐다. 잠실야구장과 작별하는 날, LG와 팬들은 대패로 눈물을 뿌렸다.
LG는 이날 선발투수로 출격한 카를로스 카라스코가 2회초 선두타자 나성범에 솔로 홈런, 1사 만루에서 박정우에 1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초반 흐름을 KIA에 뺏겼다.
염경엽 감독은 계속된 1사 만루에서 추가 실점을 막기 위해 투수를 존 케네디로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그러나 케네디까지 박재현에게 1타점 적시타, 김도영에게 만루 홈런을 얻어 맞으면서 스코어는 순식간에 0-7까지 벌어졌다. 게임 초반 일찌감치 점수 차가 벌어지면서 사실상 승부가 조기에 갈렸다.
LG는 이번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5득점에 그쳤다. 빈공에 허덕인 끝에 KIA에게 플레이오프 티켓을 내주게 됐다. 경기 내내 무기력했고, 올 시즌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잠실야구장 마지막 경기에서 처참한 패배의 쓴맛을 봤다.
LG는 2025시즌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날 정규리그 1위를 확정,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한화 이글스를 4승1패로 제압하고 2023년 이후 2년 만에 KBO리그 왕좌를 되찾고 'V4'를 이룩했다.
LG는 2026시즌을 앞두고 팀의 정신적 지주였던 베테랑 타자 김현수의 KT 위즈 FA 이적 등 전력출혈이 있기는 했지만, 충분히 2년 연속 우승을 노릴 저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전반기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 여파에도 전반기를 1위 삼성 라이온즈에 승차 없는 2위로 마치면서 선두 싸움을 이어왔다.
하지만 LG의 2026시즌 후반기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7월 3승10패로 주춤한 뒤 9월 11승8패로 반등했지만, 10월 마지막 9경기에서 3승6패에 그쳤다. 후반기 전체 승률은 0.448(26승32패1무)에 불과했다. 페넌트레이스 최종전에서 3위 자리를 놓고 펼친 KIA와 승부에서 패한 뒤 4위로 밀려나는 수모까지 겪었다.
LG는 일단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꺾고 준플레이오프까지 올라왔지만, 여기까지였다. 투타 모두 KIA에 크게 밀렸고, 가을야구의 더 높은 무대로 향할 힘이 없었다.
LG는 올해 신흥 거포 문정빈과 만년 유망주였던 송찬의의 성장 등 수확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러나 2년 연속 우승을 노렸던 팀이 준플레이오프에서 3연패로 무너져 시즌을 마감한 것 자체가 적지 않은 충격일 수밖에 없다.
LG의 2027시즌 준비도 과제가 산적해 있다. 주전포수 박동원과 외야수 홍창기가 나란히 FA 시장에 나간다. 전력에 큰 보탬이 되지 못했던 외국인 투수 앤더스 톨허스트, 카를로스 카라스코의 재계약 가능성이 낮은 가운데 외국인 투수 계약 계획 수립도 필요하다.
사진=잠실, 김한준·고아라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