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이우진 기자) KIA 타이거즈의 박재현이 하루 만에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서 긴장감에 짓눌려 공수 양면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동료들의 격려 속에 부담감을 털어내고 팀의 2연승에 힘을 보탰다.
특히 팀의 간판스타 김도영이 건넨 따뜻한 한마디가 큰 힘이 됐다. 박재현은 실수를 두려워하기보다 자신 있게 플레이하는 데 집중했고, 그 결과 멀티히트와 도루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KIA는 1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026 신한 SOL KBO리그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2차전에서 6-3으로 승리했다.
전날 1차전에서 5-1 승리를 거뒀던 KIA는 2연승을 달리며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단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이날 2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박재현은 4타수 2안타 2득점 1도루를 기록하며 승리에 기여했다.
전날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박재현은 지난 17일 열린 1차전에서 1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4타수 무안타 1득점에 그쳤다. 여기에 5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LG 박동원의 좌익수 방면 뜬공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면서 실책까지 기록했다.
생애 첫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긴장감을 떨쳐내지 못한 채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하지만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박재현은 이날 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LG 선발 임찬규를 상대로 안타를 때려내며 대량 득점의 물꼬를 텄다.
곧바로 도루에 성공해 2루를 밟은 박재현은 해럴드 카스트로의 적시타 과정에서 홈을 밟았다. KIA는 1회에만 6안타를 몰아치며 5점을 뽑아냈고,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박재현은 7회말에도 선두타자로 나서 2루타를 때려낸 뒤 나성범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으며 쐐기 득점까지 책임졌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박재현은 전날과 달라진 활약에 대해 "어제(17일) 최대한 긴장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경기장에 들어오니까 저절로 긴장돼서 몸이 많이 굳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주변에서 편하게 하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고, 스스로도 편하게 하자고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며 "그 덕분에 덜 경직되고 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재현에게 힘을 실어준 선수 중 한 명은 다름 아닌 '에이스' 김도영이었다.
앞서 김도영은 1차전 이후 실책을 범한 박재현을 향해 "마음껏 (플레이)하라고 했다. 실수하라고 했다. 그걸 커버하는게 베테랑 선배들과 제 역할"이라는 격려를 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재현은 "도영이 형이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그 덕분에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다만 무조건 과감하게 플레이하기보다는 프로 선수로서 신중함도 잃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박재현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너무 막 했다가는 안 된다. 저도 프로 선수이기 때문에 무모하지 않게, 실수를 최대한 줄이려고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1회말 대량 득점의 출발점이 된 첫 타석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박재현은 "임찬규 선배의 변화구인 체인지업과 커브가 워낙 좋다"며 "유인구에 최대한 속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섰는데 잘 풀린 것 같다"고 밝혔다.
과감한 주루 플레이 역시 눈길을 끌었다. 이날 도루까지 성공한 박재현은 "(상대 투수의) 구종을 예측한 건 아니다. 초구부터 과감하게 뛸 생각을 했고, 그 덕분에 머뭇거림 없이 스타트를 잘 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재현의 활약은 KIA가 기대했던 테이블세터의 역할과도 맞닿아 있다.
앞서 이범호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상위 타선의 출루와 연결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중심타선 앞에서 기회를 만들어줘야 하는 박재현이 2차전에서 제 몫을 해내면서 KIA도 한층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첫 경기의 긴장과 실책을 딛고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한 박재현. 동료들의 믿음 속에 자신감을 되찾은 그가 오는 20일 3차전에서 KIA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정에 힘을 보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광주, 김한준 기자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