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이우진 기자) LG 트윈스가 준플레이오프 첫 경기부터 중심타선의 침묵에 발목을 잡힌 가운데, 염경엽 감독의 4번 타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2차전 상대 선발 아담 올러에게 강한 모습을 보였던 문보경이 익숙한 4번 타순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LG는 1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1-5로 패했다.
지난 14일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4-1로 승리하며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LG는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시리즈 첫 경기를 내줬다.
이날 LG는 2회초 송찬의의 선제 솔로홈런으로 먼저 앞서갔지만, 2회말 해럴드 카스트로에게 동점 솔로포를 허용했다. 이후 4회말과 8회말 김도영에게 홈런 2개를 얻어맞으며 무릎을 꿇었다.
특히 중심타선의 침묵이 아쉬웠다.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한 문정빈은 4타수 무안타 1삼진에 그쳤고, 5번 타자 겸 3루수로 나선 문보경 역시 4타수 무안타로 고개를 숙였다.
1-3으로 뒤진 6회초에는 무사 1, 2루에서 문정빈이 삼진으로 물러난 데 이어 문보경마저 병살타를 기록하면서 추격 기회를 허무하게 날렸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염경엽 감독은 "타선이 찬스를 살리지 못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4번 타순에 대한 고민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결국 (고민은) 4번인데, 좀 더 지켜봐야 되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당장 4번 타자 교체를 결정하기보다는 문정빈에게 조금 더 기회를 주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다. 다만 1차전 패배로 반격이 절실해진 상황에서 타순 조정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이런 가운데 2차전에서 주목할 만한 카드가 다름아닌 문보경이다.
문보경은 올 시즌 KIA 선발 올러를 상대로 타율 0.429(7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표본이 많지는 않지만 상대 선발과의 맞대결에서 확실한 강점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염 감독 역시 문보경의 반등을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지난 7월 17일 KT 위즈전을 앞두고는 문보경을 후반기 핵심 선수로 지목하며 "문보경이 자신의 역할을 해줘야 팀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능력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한 번 터지면 감각을 회복할 것"이라고 믿음을 드러냈다.
이후에도 기다림은 계속됐다. 지난 8월에는 타격 부진이 길어지면서 문보경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그러나 염 감독은 8월 16일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문보경은 지금 본인 밸런스를 찾는 중"이라며 "전날도 경기가 끝난 이후에 자정까지 열심히 타격 훈련을 했다"고 설명했다.
부진을 겪고 있는 선수의 노력과 회복 과정을 지켜보며 반등을 기다리겠다는 의미였다.
그렇게 문보경의 부활을 시즌 내내 오매불망 기다려온 염 감독에게 이번 준플레이오프는 또 다른 선택의 순간이다.
현 4번 타자 문정빈에게 계속 믿음을 보낼지, 아니면 LG가 가장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던 지난해 가을야구에서 4번 타순을 책임졌던 문보경에게 다시 해결사 역할을 맡길지 결정해야 한다.
특히 2차전 상대 선발 올러에게 강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은 문보경의 4번 기용 가능성에 힘을 싣는 요소다. 물론 상대전적만으로 타순 변경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1차전에서 드러난 타선의 전반적인 결정력 부족을 고려하면 충분히 검토할 만한 선택지다.
시즌 내내 문보경의 반등을 기다렸던 염 감독이 가장 중요한 순간 다시 한번 '믿음의 카드'를 꺼낼지 주목된다.
사진=광주, 김한준 기자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