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양정웅 기자) 지난해 김혜성(LA 다저스)이 월드시리즈 우승 순간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게 도와준 베테랑 내야수 미겔 로하스.
소속팀이 충격의 스윕패를 당한 날 밤, 미리 예고한 대로 로하스가 13년의 빅리그 생활을 마치고 그라운드를 떠난다.
미국 매체 'ESPN'의 엘든 곤잘레스는 16일(한국시간) "로하스가 은퇴를 확정했다"고 전했다.
이날 다저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 2026 MLB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 4선승제) 4차전에서 4-5로 패배했다.
이로써 0승 3패에 몰려있던 다저스는 4차전마저 내주면서 시리즈 스윕패를 당하고 말았다. 지난해 NLCS에서 밀워키를 4전 전승으로 눌렀는데, 1년 만에 그대로 복수를 당한 것이다.
선수단 총 연봉이 3억 3800만 달러(약 4537억원)로 전체 2위인 다저스는 19위(1억 4350만 달러, 약 1926억원)인 밀워키에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탈락하고 말았다.
이날 로하스는 가을야구 들어 1할 미만의 타율을 기록 중이던 토미 에드먼을 대신해 7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밀워키가 선발 셰인 드로한을 2회에 내리고 더스틴 메이를 등판시키자, 무사 1, 3루에서 다저스는 로하스 대신 맥스 먼시를 투입했다. 그는 한 타석도 서지 못하고 경기를 마쳤다.
그리고 이것이 로하스의 커리어 마지막 모습이 됐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그는 은퇴를 공식화하며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로하스는 2005년 신시내티 레즈와 국제 계약을 체결했고, 2012년 말 다저스로 이적했다. 이후 2014년 빅리그에 데뷔한 그는 85경기에서 타율 0.181을 기록했고, 시즌 종료 후 4대3 트레이드를 통해 마이애미 말린스로 팀을 옮겼다.
마이애미에서도 내야 백업으로 활약한 로하스는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주전 유격수로 뛰었다. 2018년 11홈런 외에는 타격 기록은 평범했지만, 좋은 수비를 바탕으로 내야를 지키면서 생존에 성공했다.
이후 로하스는 2023년, 8년 만에 친정 다저스로 돌아왔다. 슈퍼팀 다저스에서는 다시 백업으로 돌아왔지만, 타격에서 평균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며 쏠쏠한 활약을 했다.
특히 2025년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는 9회초 1아웃에서 동점 솔로포를 터트렸고, 9회말 1사 만루 위기에서 호수비로 실점 위기를 넘겼다. 특히 이미 부상을 안고 뛰고 있던 상황에서 투혼을 펼쳐 팀을 구해냈다.
로하스는 이날 11회 팀이 리드를 잡자, 자신을 빼고 김혜성을 대수비로 투입할 것을 제안했다. 코칭스태프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김혜성은 팀이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는 순간 그라운드에 남아 영광을 함께할 수 있었다.
시즌 전에도 로하스는 김혜성에 대해 "2루수로서 골드글러브와 플래티넘 글러브를 수상할 능력이 있다"며 "운동능력도 좋고, 화려하지 않아도 안정적으로 공을 잡는다"고 칭찬하며 기를 살려줬다.
로하스는 올해도 팀에 남아 105경기에서 타율 0.267, 4홈런 23타점, OPS 0.703으로 내야 전 포지션을 돌아다니며 유틸리티 백업으로 뛰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2루타 하나를 포함해 6타수 2안타를 기록했지만, 결국 은퇴를 확정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