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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출될까 두려웠다"…韓 첫해 홀드왕 오른 日 투수의 고백→NPB 드래프트 지명까지?

기사입력 2026.10.16 06:00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KBO리그 입성 첫해 홀드왕에 오른 KT 위즈의 일본인 아시아쿼터 투수 스기모토 코우키가 정규시즌을 돌아보며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일본 매체 '고교야구닷컴'은 15일 "스기모토는 KT가 구단 통산 두 번째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며 "기자단 투표로 결정되는 리그 최우수선수(MVP)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2000년생인 스기모토는 2023년 일본 독립리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에 입단했다. 지난해에는 42경기에 등판해 5승 3패 평균자책점 3.05로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이후 지난해 11월 KT와 총액 12만 달러(계약금 포함 연봉 9만 달러, 인센티브 3만 달러)에 계약하며 KBO리그에 입성했다.

당시 나도현 KT 단장은 "스기모토는 최고구속 154km의 강한 직구와 슬라이더,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갖춘 투수"라며 "일본 독립리그에서 선발과 중간 투수로 활약하며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준 만큼, KBO리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스기모토는 6월까지 37경기에서 38⅔이닝 2패 8홀드 평균자책점 6.05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7월 한 달간 13경기에서 13이닝 1승 8홀드 평균자책점 1.38로 활약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8월 들어 다시 기복을 보였지만, 시즌 막판에는 팀의 1위 굳히기에 힘을 보탰다. 특히 9월 이후 7홀드를 추가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시즌 최종 성적은 73경기. 71⅔이닝 1승 2패 25홀드 평균자책점 5.90. 스기모토는 이승민(삼성 라이온즈·23홀드), 김민(SSG 랜더스), 김원중(롯데 자이언츠), 조상우(KIA 타이거즈·이상 21홀드) 등을 제치고 홀드왕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스기모토는 "기쁜 마음도 있지만, 무엇보다 제가 KBO리그에 적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신 감독님과 코치님들, 그리고 선배들을 비롯한 동료들에게 고맙다.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공을 던질 수 있었다"며 "KT라는 구단에 입단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홀드왕을 차지한 소감을 밝혔다.



다만 개인 성적에 대해서는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홀드왕이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평균자책점이 5점대에 머무는 등 아쉬운 부분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기모토는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등판했을 때 투구 내용이 안 좋았던 것 같다. '맞혀 잡으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던지다가 안타를 맞고 강판됐고, 뒤이어 등판한 투수들까지 안타를 맞으면서 평균자책점이 크게 상승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팀이 이기고 있을 때 등판하면 잘 막아냈기 때문에 홀드가 쌓일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던지는 모습을 통해 팀이 역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지 못했다는 점은 반성한다"고 덧붙였다.

시즌 도중 방출에 대한 불안감도 느꼈다. 스기모토는 "당연히 방출될 수 있다는 두려움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KBO리그에서 보낸 시간이 자신의 야구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스기모토는 "지금까지는 내 관점에서만 투구를 생각했다. 하지만 KT에서는 1번 타자로 뛰고 있는 최원준 선수를 중심으로 타자들의 관점에서 투구를 바라보는 방법을 배웠다"며 "단순히 데이터만 보는 것이 아니라 '타자 입장에서 치기 어려운 투구'가 무엇인지 배울 수 있었다. 그래서 올해가 내 야구 인생에서 가장 많이 성장한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국 무대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스기모토에게는 또 하나의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 오는 22일 열리는 일본프로야구(NPB)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스기모토는 NPB 구단을 거치지 않고 일본 독립리그에서 KBO리그 구단으로 이적했다. 이에 올가을 NPB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만약 KBO리그 소속 선수가 NPB 드래프트에서 지명된다면 사상 최초의 사례가 된다.

물론 스기모토가 가장 먼저 생각하는 건 소속팀 KT의 우승이다. KT는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고, 스기모토 역시 한국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 스기모토는 "지금은 당연히 어떤 형태로든 KT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NPB 무대를 향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스기모토는 "앞으로 KBO리그에서 계속 좋은 성적을 거두더라도 나는 NPB에서 뛰어본 경험이 없다. 그래서 나중에 NPB에 도전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후회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배운 것들을 NPB에서도 활용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지명을 기대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만약 NPB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는다면 KBO리그에서 보여준 내 모습을 인정받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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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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