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20홈런-20도루 도전보다 출루가 우선이었다. KIA 타이거즈 외야수 박재현이 경기 후반 기습번트로 상대를 흔든 데 이어 결승 득점까지 올렸다.
박재현은 12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 2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박재현은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1회말 첫 타석에서 0의 균형을 깼다. LG 선발 임찬규를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선제 솔로포를 터트렸다. 박재현의 시즌 19호 홈런이었다.
박재현은 이 홈런을 포함해 시즌 19홈런, 21도루를 기록 중이었다. 홈런 1개를 추가하면 데뷔 첫 20홈런-20도루를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5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는 LG 두 번째 고우석의 3구째 153km/h 직구를 밀어쳤지만, 타구는 폴대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이후 박재현은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2-2로 맞선 8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박재현은 20-20 도전 대신 기습번트를 택했다. LG 세 번째 투수 존 케네디의 초구 때 3루 쪽으로 기습번트를 댔고, 3루수의 송구보다 먼저 1루에 도착했다. 이어 후속타자 김도영의 투런 홈런 때 홈을 밟아 득점까지 올렸다.
경기는 KIA의 4-2 승리로 마무리됐고, KIA는 3위 확정과 함께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경기 후 더그아웃에서 만난 박재현은 "케네디 선수가 좌타자를 상대로 성적이 좋았다. 또 워낙 치기 까다로운 투수라서 어떻게 하면 (김도영까지) 잘 연결할 수 있을지 생각하다가 아무래도 아직 선구안은 완벽하지 않아서 번트라도 대서 나가보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번트를 댔는데,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20-20에 대한 미련은 전혀 없다는 게 박재현의 이야기다. 박재현은 "(세 번째 타석에서) 너무 잘 맞았다. 잘 눌려 맞아서 넘어가는 줄 알았는데 옆으로 빠져나가는 걸 보자마자 깔끔하게 '이번 타석에서 안 됐으니까 포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오히려 그 파울이 나왔기 때문에 편한 마음으로 팀을 위해서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김도영의 홈런을 보며 박재현도 함께 기뻐했다. 박재현은 "도영이 형을 슈퍼스타로 만들어주는 발판을 마련한 것 같다. 도영이 형이 치고 오면 '이게 너와 나의 차이야'라고 하는데, 나는 그런 상황을 만들어주는 사람이고 도영이 형은 그 상황에서 치는 선수다. 어쨌든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팀 구성원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범호 KIA 감독은 "(박)재현이가 20홈런-20도루 기록이 걸렸음에도 기습번트를 대고 출루해 기회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결승타의 주인공 김도영도 "케니디 선수가 워낙 좌타자를 상대로 강하기 때문에 뭔가 (번트를) 댈 거라는 생각은 있었는데, 정말 잘 대줬다. 재현이가 오늘 같은 큰 경기에서 이렇게 활약을 해줘서 정말 기쁘다. 타이거즈의 미래가 밝은 것 같다"며 박재현에게 박수를 보냈다.
3위로 정규시즌을 마친 KIA는 나흘간 휴식을 취한 뒤 준플레이오프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리 팀과 격돌한다. 박재현은 "올 시즌 스스로에게 100점 만점에 70점을 주고 싶다. 뭔가 아쉽다. 목표보다는 훨씬 잘했는데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더 성장하고 싶다"며 "(휴식일에) 빠르게 회복해서 준플레이오프에서는 100%의 몸 상태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사진=광주, 유준상 기자 / KIA 타이거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