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가 힘든 시간을 보낼 때마다 '대투수' 양현종의 존재감은 빛났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양현종은 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정규시즌 15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8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3탈삼진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로써 양현종은 2022년(12승) 이후 4년 만에 한 시즌 12승을 달성했다. 다만 시즌 평균자책점은 4.24에서 4.29로 소폭 상승했다.
양현종이 경기 내내 순항한 건 아니었다. 팀이 1-0으로 앞선 3회말 나승엽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고, 한동희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2실점했다. 5-2로 리드하던 5회말에는 고승민에게 1타점 희생플라이를 내줬다.
하지만 양현종은 크고 작은 위기 속에서도 추가 실점을 최소화하며 5이닝을 책임졌다. 선발투수로서 자신의 몫을 다했다. 여기에 타선이 경기 중반 이후 힘을 내면서 롯데의 추격 의지를 꺾었고, 12-4 8점 차 승리를 거뒀다.
양현종에게 올 시즌은 이전과 조금 달랐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KBO리그 역대 최초로 11시즌 연속 150이닝 투구 기록을 세운 양현종이지만, 올해는 이닝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았다.
양현종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몸을 만들 때나 여러 과정에서 자신을 높게 평가했던 것 같다. '그래도 구속이 올라오겠지', '구위가 올라오겠지'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1년, 1년이 지날수록 좀 떨어지는 것에 대해 나도 인정한다"며 "내가 선발로 나가서 3~4이닝 동안 정말 열심히 던지고 내려오는 게 팀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닝에 중점을 두지 않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양현종은 올 시즌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단 두 차례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양현종이 한 시즌 두 자릿수 QS를 달성하지 못한 건 2013년(9회) 이후 13년 만이다.
대신 양현종은 긴 이닝보다 자신이 등판하는 경기에서 팀이 이기는 데 집중했다. 특히 KIA가 어려운 시간을 보냈던 6~7월 9차례 등판 가운데 8경기에서 5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8~9월 4경기에서도 매번 5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예전처럼 7~8이닝을 홀로 책임지는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선발진이 흔들릴 때마다 꾸준히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그 가치는 팀 성적으로도 나타난다. KIA는 올 시즌 양현종이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14승10패1무, 승률 0.583을 기록했다. 양현종이 마운드에 오른 날만 놓고 보면 확실한 승률 5할 이상의 팀이었다.
2020년대 들어 양현종이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KIA가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한 시즌은 2024년(23승6패· 0.793)이 유일했다. 올해 양현종이 예전만큼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음에도 팀 승리에 미친 영향은 결코 작지 않았다는 의미다.
KIA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포스트시즌을 시작할지, 아니면 3위 직행에 성공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선발진이 흔들리고 팀이 고비를 맞을 때마다 양현종은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가을야구를 준비하는 지금, KIA는 또 한 번 양현종에게 기대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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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