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이우진 기자) 6연패 탈출과 3위 수성이 절실한 LG 트윈스가 전날 2⅔이닝을 책임진 고우석(28)까지 다시 마운드에 올릴 수 있을까. 염경엽 감독은 선수의 몸 상태가 괜찮다면 승부처에서 다시 고우석 카드를 꺼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LG는 4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KIA 타이거즈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팀 간 14차전을 치른다.
LG는 벼랑 끝에 몰려 있다. 지난달 24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전날 KIA전까지 6경기를 내리 패하면서 시즌 성적 75승61패1무(승률 0.551)가 됐다.
반면 KIA는 73승61패2무(승률 0.545)로 LG와 격차를 단 1경기까지 좁혔다. 이날 맞대결에서도 LG가 패할 경우 3위 자리를 KIA에 내주게 된다.
그만큼 마운드 운영에도 총력전이 불가피하다. 다만 전날 필승조 소모가 적지 않았다는 점이 변수다.
특히 고우석이 긴 이닝을 책임졌다.
LG는 전날 KIA와의 시리즈 첫 경기에서 1-4로 끌려가던 6회초부터 승부수를 던졌다. 김강률이 1사 후 주자를 내보내자 곧바로 고우석을 투입했다.
고우석은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6회 위기를 실점 없이 정리한 뒤 7회까지 KIA 타선을 틀어막았다.
그러자 LG 타선도 힘을 냈다. 6회말 한 점을 만회한 데 이어 7회말 박해민의 적시타와 오지환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4-4 동점을 만들었다.
당초 고우석의 임무는 여기까지였다. 하지만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염 감독의 계산도 달라졌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염 감독은 "원래는 1⅔이닝만 쓰려고 했다. 그런데 4-4가 되면서 1이닝을 더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8회를 막고 9회에 (손)주영이로 가서 그 안에 1점 승부를 내면 된다고 생각해서 1이닝을 더 갔다"며 "원래는 그 이닝에 투구가 끝난 것이었다. 동점이 되는 순간 1이닝을 더 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고우석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최종 성적은 2⅔이닝 무실점. 고우석이 KBO리그 정규시즌에서 2⅔이닝 이상을 책임진 것은 2020년 10월 28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3이닝을 던진 이후 약 6년 만이었다.
고우석의 투혼에도 LG는 웃지 못했다.
4-4로 맞선 9회초 마운드에 오른 손주영이 선두타자 김도영에게 볼넷을 내준 뒤 나성범에게 안타를 허용했고, 1사 1, 3루에서 김선빈에게 결승 스퀴즈 번트를 내주면서 균형이 깨졌다. LG는 9회말 1사 3루 기회를 만들고도 동점에 실패해 결국 4-5로 패했다.
문제는 불과 하루 만에 다시 중요한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점이다. 이날 LG 선발이 올 시즌 세 차례 선발 등판에서 한 번도 3이닝을 채우지 못했던 김윤식이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불펜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염 감독은 고우석의 연투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지금 체크해보고 1이닝 정도 본인이 괜찮다고 하면 나간다. 본인이 힘들다고 하면 하루 쉬고 나가는 것"이라며 "지금은 어쩔 수 없이 본인만 괜찮다면, 이기고 있으면 나가야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물론 고우석 없이 경기를 풀어가야 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염 감독은 '고우석 중심으로 불펜을 구성했는데 빠질 경우 어려움이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이전에는 (고우석) 없이 했다"며 웃은 뒤 "아쉽다. 왜 안 아쉽겠나"라고 답했다.
이어 "우석이가 있으면 막을 수 있는 확률이 훨씬 높아지는 것이고, 우석이가 빠지면 조금 떨어지는 것"이라며 "야구라는 게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우석은 2023시즌을 끝으로 미국 무대에 도전했다가 올 시즌 막판 친정팀 LG로 돌아왔다. 지난달 4일 삼성 라이온즈전을 통해 1078일 만에 KBO리그 복귀전을 치렀고, 이후 LG가 시즌 막판 순위 경쟁을 펼치는 과정에서 다시 핵심 불펜으로 자리 잡았다.
염 감독이 주목한 것은 미국 생활을 거치면서 한층 높아진 변화구의 완성도다.
염 감독은 "예전에도 다양하게 던지기는 했다. 그런데 정확성이 훨씬 좋아졌다. 완성도가 높아졌다"며 "커브도 그렇고, 슬라이더는 없어지고 커터 형태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직구도 예전보다는 뜨는 공이 훨씬 줄었다"며 "2년 이상 미국에서 지내면서 구종 가치를 많이 올려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미국 도전 전부터 KBO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였던 고우석이지만, 다양한 구종의 완성도를 높여 돌아오면서 활용 가치가 더욱 커졌다는 게 사령탑의 평가다. 전날 무려 2⅔이닝을 책임졌음에도 이날 등판 가능성을 완전히 닫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6연패에 빠진 LG는 이날 패하면 KIA에 3위 자리를 내준다. 전날 투혼을 펼친 고우석까지 필요하다면 다시 투입해야 할 정도로 LG에는 여유가 없다.
고우석의 몸 상태가 이날 LG의 불펜 운영을 좌우할 중요한 변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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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