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일본 나고야, 유준상 기자) 지난달 10일 사전 경기였던 남자농구를 시작으로 4일 승마 장애물 경기까지 25일간 이어진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폐막을 앞두고 있다.
한국 선수단은 43개 종목 중 41개 종목에 790명의 선수가 참가해 금메달 39개, 은메달 43개, 동메달 68개 등 총 150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2022 항저우 대회(2023년 개최, 42개)보다 적은 금메달을 획득했다. 중국과 일본의 벽은 여전히 높았고, 전통적인 효자 종목의 부진이라는 숙제도 떠안았다.
하지만 메달 집계표만으로 이번 대회의 모든 성과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처음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은 선수들이 가능성을 증명했고, 메달 색깔 이상의 의미를 지닌 기록을 작성한 선수들도 있었다.
경영에서는 중장거리 간판 김우민(강원특별자치도청)의 뒤를 이을 선수가 나타났다는 점이 반가웠다.
주인공은 김준우(강원특별자치도청)였다. 김준우는 남자 자유형 800m에서 7분43초86의 한국신기록을 작성하며 공동 은메달을 차지했다. 남자 계영 800m에서도 동메달을 합작하며 자신의 첫 아시안게임에서 2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수영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김효열 총감독은 "자유형 800m에서 김준우(강원특별자치도청)가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김준우의 자유형 800m 결승 기록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단순히 아시안게임 은메달에 그친 게 아니라 이제 국제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는 선수로 올라섰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라고 설명했다.
한국 육상에서는 남자 400m 계주 대표팀이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웠다. 이재성(광주광역시청), 나마디 조엘진(예천군청), 비웨사 다니엘(안산시청), 서민준(서천군청)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지난달 28일 결승에서 38초43의 한국신기록을 합작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종전 한국기록을 0.06초 앞당겼다.
결승까지 가는 과정도 순탄하지 않았다. 한국은 전날 치러진 예선에서 배턴 터치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이유로 실격 판정을 받았지만, 대한육상연맹의 항소가 받아들여지면서 극적으로 결승 진출권을 되찾았다.
우여곡절 끝에 결승 무대를 밟은 선수들은 기록으로 자신의 경쟁력을 증명했다. 레이스 막판 태국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3위를 지킨 데 이어 한국신기록까지 작성하면서 한국 단거리 육상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구기종목에서는 여자농구 대표팀의 금메달이 눈에 띄었다. 대표팀은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한 뒤 인도네시아와의 8강전에서도 승리했다. 준결승에서는 강호 중국까지 물리치면서 결승에 진출했다.
마지막 상대는 개최국 일본이었다. 대표팀의 주축인 박지수와 박지현이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했지만, 11명의 선수가 똘똘 뭉쳐 75-70 승리를 합작했다. 특히 이해란이 24점, 이소희가 16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대표팀의 핵심 선수들이 빠진 상황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줬다는 점도 의미가 컸다.
한국 여자농구가 아시안게임에서 정상에 오른 건 1978 방콕 대회, 1990 베이징 대회, 1994 히로시마 대회, 2014 인천 대회에 이어 이번이 통산 5번째다.
한국 농구 전체로도 의미가 남달랐다. 남녀 대표팀이 나란히 정상에 오르면서 2014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남녀 동반 금메달을 달성했다. 특히 홈이 아닌 원정 아시안게임에서 남녀 농구가 동시에 금메달을 따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종목에서도 한국 스포츠의 미래를 기대하게 만드는 성과가 나왔다.
한국 선수단에 대회 첫 금메달을 안긴 근대5종 성승민(한국체대)을 비롯해 요트 최지운(대천서중), 사격 이건혁(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등이 정상에 오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스포츠클라이밍에서는 서채현(서울시청·노스페이스)이 여자 리드 결승에서 정상에 오르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한국 스포츠클라이밍 선수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건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남자 콤바인 우승자 천종원 이후 8년 만이다. 서채현은 한국 선수로는 역대 두 번째,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특정 종목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종목에서 앞으로 국제무대에서의 경쟁력을 기대하게 만드는 선수들이 등장했다는 점은 이번 대회에서 얻은 또 하나의 수확이었다.
이들의 도전은 아이치·나고야에서 끝나지 않는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목표했던 금메달 40개를 채우지 못했고, 아시아 스포츠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2년 뒤에는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이 기다리고 있다. 다만 아이치·나고야에서 확인한 가능성을 LA에서의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것은 이제 한국 스포츠가 풀어야 할 과제다.
사진=일본 나고야, 김한준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