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10-10 08:34
스포츠

"다신 일본 개최 말아야, 역대 최악의 아시안게임"…컨테이너 선수촌→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태극기 미게양·펄럭이는 욱일기까지 [AG 결산①]

기사입력 2026.10.04 09:26 / 기사수정 2026.10.04 09:26

19일 오후 일본 나고야 팔로마 미즈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회식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19일 오후 일본 나고야 팔로마 미즈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회식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일본 나고야, 유준상 기자)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막을 내리는 가운데, '역대 최악의 아시안게임'이라는 혹평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평소 꼼꼼한 준비와 디테일을 강조해온 일본이 개최한 대회였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4일 오후 6시 일본 나고야의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폐회식을 진행한다. 이날 오전 도쿄 승마공원에서 진행되는 승마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의 경기 일정은 모두 마무리됐다.

하계 아시안게임은 통상 4년에 한 번 개최됐으나 직전 대회인 2022 항저우 대회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1년 늦은 2023년에 열리면서 이번에는 3년 만에 진행됐다. 일본에서 하계 아시안게임이 펼쳐진 건 1958년 도쿄,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32년 만이었다.

OCA 소속 45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와 난민팀을 포함해 1만여명이 대회에 참가해 경쟁을 펼쳤다. 종합 1위는 중국이었다. 중국은 금메달 169개, 은메달 89개, 동메달 83개를 챙기며 아시안게임 12회 연속 종합 1위에 올랐다.

금메달 83개, 은메달 95개, 동메달 91개를 획득한 개최국 일본은 2위를 차지했다. 41개 종목에 1051명의 선수단을 파견해 금메달 40개 이상을 목표로 삼은 한국은 금메달 39개, 은메달 43개, 동메달 68개로 3위를 기록했다. 일부 금메달 기대 종목에서 부진하면서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둔 16일 일본 나고야 항 긴조 부두에 선수 및 관계자 4천 여 명이 숙소로 이용하게 될 대형 크루즈선이 정박해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둔 16일 일본 나고야 항 긴조 부두에 선수 및 관계자 4천 여 명이 숙소로 이용하게 될 대형 크루즈선이 정박해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새로운 스타의 탄생도 눈길을 끌었다. 경영 7관왕에 오른 장잔숴(중국)를 비롯해 육상 남자 100m와 200m에서 정상에 오른 푸리폴 분손(태국), 한국 양궁을 울린 17세 신예 쿰쿰 아닐 모호드(인도) 등 여러 선수들이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선수들의 경기 못지않게 대회 기간 내내 시선을 끈 건 조직위원회의 운영이었다. 조직위는 이번 대회의 핵심 콘셉트로 '친환경·저비용'을 내걸었다. 예산 절감과 지속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별도의 선수촌을 건설하지 않았고, 기존 호텔과 크루즈선, 임시 숙박 시설 등을 활용해 선수와 관계자들을 분산 수용했다.

대규모 신축 경기장을 최소화하고 기존 시설을 적극 활용한 것도 이번 대회의 특징이었다. 경기장은 나고야와 아이치현에 집중됐지만 일부 종목은 도쿄 등 다른 지역에서도 진행됐다.

취지는 분명했다. 문제는 현실이었다. 선수단 숙소로 사용된 일부 목조 컨테이너에서는 누수와 안전 문제가 불거졌고, 대형 크루즈선을 활용한 숙박 시설 역시 비좁은 객실과 부족한 편의시설 등을 둘러싸고 불만이 나왔다. 특히 '선수의 발'이 돼야 할 교통 문제는 대회 내내 조직위를 괴롭혔다. 버스 배차와 수송 과정에서 크고 작은 혼선이 반복됐고, 경기장으로 이동해야 할 선수들이 제때 이동하지 못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저비용'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줄일 수 있는지 고민한 흔적은 곳곳에서 보였다. 비용을 줄이고 환경 부담을 낮추겠다는 방향은 시대의 흐름에도 부합했다. 하지만 국제종합대회에서 가장 우선돼야 할 선수들의 경기 환경과 편의를 위한 준비까지 충분했는지는 의문이 남았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역시 지난달 24일 한국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초반보다는 나아지고 있지만 숙소와 수송 배차, 훈련 환경 등이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낙제점을 줄 만하다"고 평가했다. 과거 경험했던 국제대회들과 비교해달라는 질문에는 "등급을 매기자면 F등급"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결승전 경기, 대한민국이 엄지성의 선제골에 힘입어 일본에 1:0 승리를 거두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국민의례때 태극기가 게양되지 못하고 있다. 일본 도요타, 김한준 기자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결승전 경기, 대한민국이 엄지성의 선제골에 힘입어 일본에 1:0 승리를 거두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국민의례때 태극기가 게양되지 못하고 있다. 일본 도요타, 김한준 기자


이해하기 어려운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달 18일 남자하키 한국-방글라데시전에서는 경기 전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이튿날 진행된 여자 핸드볼 한국과 홍콩의 경기에서는 경기 전 애국가가 아예 연주되지 않았다.

지난달 20일 남자 근대5종 단체전 시상식에서는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을 소개하면서 대만을 뜻하는 '리퍼블릭 오브 차이나(Republic of China)'라고 잘못 호명했다가 곧바로 '코리아'로 정정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대회 막판에도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3일 한국과 일본의 남자축구 결승전이 끝난 뒤 열린 시상식에서는 애국가가 끝날 때까지 태극기가 게양되지 않는 황당한 장면이 연출됐다.

일본 내에서도 이번 대회 운영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친환경과 비용 절감이라는 새로운 국제종합대회의 방향을 제시하려 했지만, 기본적인 운영과 선수 배려가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취지는 빛이 바랬다. '디테일의 일본'이라는 평가와 달리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개막 전부터 폐막 직전까지 크고 작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19일 오후 일본 나고야 팔로마 미즈호 스타디움에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회식이 열린 가운데 관중석 곳곳에 빈자리가 보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19일 오후 일본 나고야 팔로마 미즈호 스타디움에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회식이 열린 가운데 관중석 곳곳에 빈자리가 보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일본 도요타, 김한준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