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남자 -100kg급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한주엽이 시상식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일본 나고야, 박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일본 나고야, 유준상 기자) 한국 유도 국가대표 한주엽(하이원)이 값진 동메달을 땄다.
한주엽은 2일 일본 나고야의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남자 100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마라트 바이카무로프(카자흐스탄)를 꺾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한주엽에게는 의미가 남다른 메달이었다. 한주엽은 최근 국제종합대회 개인전에서 연달아 아쉬움을 삼켰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2023년 개최)에서는 동메달 결정전에 올랐지만 아람 그리고리안(아랍에미리트)에게 한판패를 당하며 포디움 입성에 실패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단체전 동메달을 획득했지만 개인전에서는 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3년 전 아시안게임의 아픔을 만회하겠다는 각오로 이번 대회에 나섰지만 과정은 이번에도 순탄치 않았다. 한주엽은 이날 준결승에서 자혼기르 마지도프(타지키스탄)에게 안오금띄기 유효를 내주며 아쉽게 패했다.
그래도 이번에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동메달 결정전 경기 후반 기습적인 업어치기로 유효를 따낸 뒤 끝까지 리드를 지키며 생애 첫 아시안게임 메달을 품었다.

2일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남자 100kg급 동메달 결정전 대한민국 한주엽과 카자흐스탄 마라트 바이카무로프의 경기, 한주엽이 승리하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경기 종료 후 한주엽이 코칭스태프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일본 나고야, 박지영 기자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난 한주엽은 "아쉽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일단 받아들여야 하는 결과인 만큼 어쩔 수 없다"면서도 "이번 대회에서 만난 선수 가운데 나보다 랭킹이 낮은 선수가 없었다. 랭커들을 한 명씩 잡아낼 때마다 더 발전했다는 걸 느꼈기 때문에 LA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준결승 패배 직후에는 쉽게 마음을 추스르지 못했다. 한주엽은 "화도 많이 났고 한 시간 동안 분을 삭히지 못했다. (경기 전에) 계속 이야기를 하고 들어갔음에도 막상 경기 때 하지 말아야 할 실수를 똑같이 범했다"고 말했다.
그 순간 자연스럽게 3년 전 항저우의 기억이 떠올랐다. 한주엽은 "그때는 몸 상태도 좋았는데 동메달 결정전에서 지고 많이 울었다"며 "(2일 준결승 이후) 동료들도 그렇고 지도자 선생님들도 일부러 항저우 대회를 이야기하더라"며 "아무래도 준결승에서 지면 사기가 떨어지는데, 올림픽은 아니더라도 무조건 동메달을 하나 들고 돌아가야 간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돌아봤다.
가족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한주엽은 "이번에는 가족이 다 (일본에) 와서 포기할 수 없었다. (응원소리가 커서) 진짜 울컥했는데, 참았다. 엄청 슬픈 날은 아니지 않나"라며 미소 지었다.

2일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남자 -100kg급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한주엽이 시상식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일본 나고야, 박지영 기자
한주엽의 성장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 2020 도쿄 올림픽(2021년 개최) 유도 남자 100kg급 은메달리스트인 조구함 양평군청 감독이다.
한주엽은 "선생님은 나를 처음으로 믿어주신 분이다. 세계선수권대회 준비 때문에 아제르바이잔 바쿠에 계시는데, 아무도 내게 기대하지 않을 때 항상 '너는 금메달이다', '이번에는 1등이야',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정말 달라질 거야, 1등할 거야'라고 말씀해 주셨다"며 "지금 이 동메달을 획득한 것도 선생님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에는 형이라고 불렀다. 대표팀에서 처음 만났을 때 룸메이트가 선생님이었다"며 "이후 대표팀 코치님으로 오시면서 사제지간이 됐고, 그때부터 선생님이라고 부르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주엽에게는 조 감독과의 인연을 상징하는 물건도 있다. 한주엽은 "8년 전에 선생님께서 패딩점퍼를 하나 주셨는데 모든 대회를 다닐 때마다 항상 챙겨간다"며 "패딩점퍼가 이제 다 터졌는데도 테이프를 붙여서 계속 입는다"고 웃었다.
아시안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한주엽은 3일 열리는 단체전에서 메달 사냥을 이어간다. 한주엽은 "결승에서 한일전이 성사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팔이 하나 부러지더라고 무조건 이겨야 한다"며 "한국이 일본에서 이기는 그림이 나오고, 또 애국가가 울려퍼지고 태극기를 휘날리면 좋을 것 같다. 일본이 아니더라도 어느 팀을 만나든 다 이기고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일본 나고야, 박지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