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일본 오카자키, 유준상 기자) "기억나는 한국어 표현은 '안녕하세요', '맛있게 드십시오'예요."
파키스탄 출신 아포짓 스파이커 무라드 칸이 짧았던 한국 생활을 떠올렸다. 전 소속팀 대한항공을 향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파키스탄은 1일 일본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배구 8강에서 인도를 세트스코어 3-0(25-19 25-23 25-18)으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승리의 중심에는 무라드가 있었다. 그는 양 팀 최다인 19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2026-2027시즌 V-리그에서 한국전력 소속으로 뛰게 된 아시아쿼터 선수 우스만 파야드 알리(등록명 우스만)도 13점을 보태며 힘을 보탰다.
경기 후 한국 취재진과 만난 무라드는 "팀을 위해 100%를 쏟아부었고, 내 역할을 잘 수행한 것 같다.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는 과정에서도 최선을 다했다"며 "팀원들 모두 100%를 해냈다. 가끔 실수도 나왔지만 그것 역시 경기의 일부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2018년부터 파키스탄 연령별 대표팀에서 활약한 무라드는 성인 대표팀에서도 꾸준히 존재감을 드러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2023년 개최)에서는 한국과의 맞대결에서 높은 공격 결정력을 선보이는 등 팀의 핵심 선수로 활약했다.
무라드는 한국 배구 팬들에게도 익숙한 선수다. 그는 2023-2024시즌 도중 링컨 윌리엄스의 일시 대체 외국인 선수로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었다. 예상보다 링컨의 부상이 길어지면서 무라드는 시즌 끝까지 대한항공과 동행했다. 19경기 동안 246점을 올렸다.
당시 대한항공 지휘봉을 잡고 있던 토미 틸리카이넨 현 삼성화재 감독은 "무라드는 좋은 피지컬을 이용하는 선수로, 강력한 공격력과 블로킹 능력이 우수하며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특히 무라드는 2024년 1월 12일 현대캐피탈과의 4라운드 맞대결에서 무려 52점을 몰아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경기 중 하나였다. 그날 경기 후 너무 피곤했다"며 "'자고 싶다'고 얘기했던 것도 기억난다"고 웃었다.
무라드의 V-리그 생활은 길지 않았다. 2023-2024시즌을 마친 뒤 대한항공을 떠났고, 이후 다시 V-리그 무대를 밟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한국에서의 기억만큼은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무라드는 "대한항공에 행운이 있길 바란다. 나중에 또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 대한항공 선수들이 정말 그립다"며 "다들 좋은 친구들이고 항상 같이 웃고 장난치곤 했다"고 얘기했다.
무라드가 언급한 또 한 명의 선수, 바로 대한항공의 베테랑 세터 한선수다. 무라드는 "가끔 한선수 선수가 내 기분이 안 좋아 보일 때 '일어나, 힘내!'라고 말해주곤 했다"고 전했다.
이제는 파키스탄 대표팀 동료 우스만이 V-리그에 도전한다. 무라드는 한국 생활을 앞둔 우스만에게 현실적인 조언도 건넸다. 무라드는 "두꺼운 재킷을 꼭 챙기라고 얘기해줬다. 한국 날씨가 정말 춥다. 내가 한국에 있을 때 정말 추웠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최고"라며 "기억나는 한국어 표현은 '안녕하세요', '맛있게 드십시오'다. 다 잊었는데 몇 개는 기억난다. '감사합니다'도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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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