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일본 오카자키, 유준상 기자) 한국 남자 배구 대표팀이 이란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배구 대표팀은 1일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배구 8강에서 디펜딩챔피언 이란에 세트스코어 2-3(23-25 25-18 25-21 20-25 12-15)로 패배했다.
이로써 대표팀은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2일 오전 10일 같은 장소에서 인도와 5~8위 결정전을 치른다. 경기 일정은 3일까지 이어지지만,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메달은 따지 못하게 됐다.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난 라미레스 감독은 "남자 배구가 그래도 매 시즌 성장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며 "지금 들어와 있는 선수들이 배구 팬들께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것도 보여주는 중이다. 이전에 잘했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내일도 경기(순위 결정전)가 있기 때문에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 끝까지 팬 여러분의 많은 응원과 관심, 그리고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한국은 지난달 29일 중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 이어 이날 경기에서도 상대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하지만 2경기 모두 풀세트 접전 끝에 패배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성과와 과제를 모두 확인한 경기였다.
라미레스 감독은 "높은 수준의 팀들을 상대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한 가지는 서브를 변칙적으로 잘 때린다는 것"이라며 "이전보다 서브 리시브가 많이 좋아졌지만 조금 더 해야 한다. 높은 수준의 팀들을 만나 계속 경험을 쌓는 게 좋을 것 같다.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 이런 기회가 온다면 계속 경기를 하면서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이날 아웃사이드 히터 임성진 없이 경기를 치렀다. 임성진은 중국전 4세트 도중 발목 부상을 당했다. 골절은 없지만, 인대 부분 손상 진단을 받았다. 남은 경기 출전은 어려운 상황이다.
라미레스 감독은 "임성진 선수가 대표팀에서 본인의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부상을 당해서 어쩔 수 없지만, 다른 선수들도 다 준비하고 있다. 임성진 선수가 빠르게 회복해서 코트에서 뛰는 모습을 보면 좋을 것 같다"고 얘기했다.
직전 대회였던 2022 항저우 대회(2023년 개최)에서 7위에 그쳤던 대표팀은 아쉬움을 만회하겠다는 각오로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2024년 3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라미레스 감독 역시 메달을 원했다.
대표팀 사령탑 부임 전과 비교해 분명 변화는 있었다는 게 사령탑의 이야기다. 라미레스 감독은 "조금 더 조직력이 상승했고, 멘털적으로도 큰 변화가 있었다"며 "(이전에는) 선수들이 압박감이 있거나 어려운 상황에서 퍼포먼스가 잘 안 올라왔다. 경기를 조금 일찍 포기하는 마음가짐이 있었는데, 끝까지 마지막 득점까지 열심히 하는 모습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 단단해졌다"고 설명했다.
라미레스 감독은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던 중 울컥하기도 했다. 그는 "메달을 따겠다고 나 자신, 그리고 선수들과 약속했다. 자책감이 컸던 것 같다"며 "'내가 선수들에게 조금 더 해줄 수 있었는데'라는 생각이 든다. 선수들도 정말 이 메달을 간절하게 원했다. 미안한 마음에 울컥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라미레스 감독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 사령탑에서 물러난다. 그는 "대표팀, 코칭스태프, 그리고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다. 한국 대표팀 감독을 맡는 건 내 오랜 꿈이자 동시에 첫 외국인 감독으로서 큰 책임감이었다"며 "어쨌든 내일 경기도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가 갖고 있는 걸 쏟아부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