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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빌라, 내년에도 같이 있으면 걱정" 이숭용 감독의 행복한 고민…코치진 만류에도 9회 올라간 에이스, 104구 완투로 LG 제압한 사연 [인천 현장]

기사입력 2026.09.30 16:28 / 기사수정 2026.09.30 16:28



(엑스포츠뉴스 인천, 이우진 기자) SSG 랜더스의 외국인 에이스 페드로 아빌라가 완투승을 향한 강한 의지로 이숭용 감독까지 설득했다. 사령탑은 투구 수와 향후 등판까지 고려해 8이닝에서 멈추려 했지만, 아빌라는 직접 9회 등판을 자청했다.

SSG는 30일 오후 6시30분부터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LG 트윈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팀 간 15차전을 치른다.

전날 열린 시리즈 첫 경기에서는 SSG가 7-1 완승을 거뒀다. 승리의 중심에는 아빌라가 있었다.

아빌라는 9이닝 동안 104개의 공을 던져 8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LG 타선을 틀어막고 완투승을 거뒀다. 타선도 장단 11안타를 터뜨리며 에이스의 호투에 힘을 보탰다.

지난 24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4일간의 휴식을 취했던 SSG는 재충전 이후 첫 경기를 완승으로 장식했다. 시즌 성적은 59승71패5무(승률 0.454)가 됐고, 7위 롯데 자이언츠와 승차 없이 승률에서 단 1리 뒤진 8위에 자리했다. 6위 NC 다이노스와의 격차도 1.5경기에 불과해 시즌 막판 순위 상승 가능성이 남아 있다.



그런데 아빌라의 완투에는 뒷이야기가 있었다. 당초 SSG 벤치는 아빌라가 8회까지 책임진 뒤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30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이숭용 감독은 "어제도 8회가 끝난 뒤 스톱을 시켰다. 투수코치에게 '이제 그만두자'고 이야기했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하지만 아빌라가 직접 이 감독을 찾아와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감독은 "경기 도중에 나한테 와서 '감독님, 한 번만 더 던지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안 된다. 또 무리하면 안 되니까 내년에 던져라. 무리하지 마라'고 했다"면서 "그런데 자기는 무조건 던져야 한다고 했다. 눈을 보니까 벌써 열정이 가득하더라"고 웃었다.

결국 이 감독도 선수의 강한 의지를 받아들였다. 대신 조건이 있었다. 투구 수를 105개 안쪽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이 감독은 "투수코치에게 105개로 조절해서 해보라고 했다. 아빌라는 자기는 상관없다고 하더라"며 "만약 105개가 넘어갔다면 내가 직접 올라가서 바꾸려고 했다. 미리 그렇게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아빌라는 사령탑과의 약속까지 지켰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LG 타선을 막아냈고, 정확히 104개의 공으로 경기를 끝냈다. 덕분에 SSG는 불펜을 단 한 명도 투입하지 않고 시리즈 첫 경기를 마쳤다.

이 감독은 아빌라의 강한 승부욕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선수의 건강을 관리해야 하는 사령탑으로서의 고민도 털어놨다.

그는 "원래 욕심이 많은 스타일이다.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올라가고 그라운드로 들어오면 파이터가 돼 버린다. 그게 정말 긍정적으로 나타나니까 감독 입장에서는 굉장히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이 더 던지겠다고 하고, 내가 말려도 던지겠다고 한다. 선수의 의지가 그렇게 확고하면 감독이라고 해도 말리기가 쉽지 않다. 그럴 때는 오히려 던질 수 있게 해주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감독은 "그렇게 해서라도 진정시킬 때는 투구 수 같은 기준을 제시해줘야 한다"며 "내년, 후년 오래오래 우리 팀에 있는 게 제일 좋겠지만, 어디에서 야구하더라도 오래 건강하게 하는 게 가장 좋다"고 강조했다.



아빌라가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는 점도 전했다. 이 감독은 "본인도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있고 의욕이 너무 강하다"면서 "내년에 같이 있으면 또 걱정이다. 너무 다 던지겠다고 할까 봐"라고 미소를 지었다.

아빌라가 완투로 불펜에 온전한 휴식을 선물한 SSG는 이날 선발 라인업에도 변화를 줬다.

SSG는 박성한(유격수)~정준재(2루수)~에레디아(좌익수)~전의산(1루수)~고명준(3루수)~김재환(지명타자)~최지훈(중견수)~조형우(포수)~김정민(우익수) 순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특히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온 정준재와 조형우가 이날 1군 엔트리에 등록되자마자 나란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선발 마운드에는 좌완 김건우가 오른다. 김건우는 올 시즌 26경기에서 9승10패, 평균자책점 6.13을 기록하고 있다. LG를 상대로는 4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7.52로 고전했지만 가장 최근 맞대결이었던 지난달 15일 잠실 경기에서는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작성했다.



당시 LG 선발도 이날 맞대결 상대인 박시원이었다. 박시원은 4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고, 경기는 LG의 4-1 승리로 끝났다.

약 한 달 반 만에 장소를 인천으로 옮겨 성사된 두 투수의 재대결. 전날 아빌라의 104구 완투로 불펜 소모까지 최소화한 SSG는 대표팀에서 돌아온 정준재와 조형우까지 가세한 가운데 김건우의 프로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와 함께 연승을 노린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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