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이우진 기자) SSG 랜더스의 외국인 에이스 페드로 아빌라가 또 한 번 압도적인 투구를 선보인 뒤 현재 자신이 몸담고 있는 SSG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미국 무대 재도전 가능성보다는 자신에게 기회를 주고 뜨거운 응원을 보내준 한국과 SSG에 대한 감사함을 먼저 이야기했다. 9회에도 직접 등판 의사를 밝히며 완투를 완성한 아빌라는 마지막까지 팀을 위해 최대한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싶다는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아빌라는 2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026 신한 SOL KBO리그 팀 간 14차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104개의 공을 던져 8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완투승을 거뒀다.
SSG도 아빌라의 역투를 앞세워 LG를 7-1로 제압했다.
지난 7월 초 SSG에 합류한 아빌라는 이날 경기를 포함해 올 시즌 13경기에서 86⅔이닝을 소화하며 8승2패, 평균자책점 1.56을 기록하게 됐다. 13차례 선발 등판 중 12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작성했고, 최근 9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할 정도로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역시 LG 타선을 압도했다.
1~3회를 단 하나의 안타도 내주지 않고 막은 아빌라는 4회초 박해민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면서 첫 실점을 기록했다. 이는 자신의 KBO 입성 이후 첫 피홈런이기도 했다. 이후 문보경과 오지환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지만 추가 실점 없이 위기를 넘겼다.
5회에는 병살타를 유도하며 단 60개의 공으로 5이닝을 마쳤고, 6회에는 박해민과 오스틴, 문보경으로 이어지는 LG 상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정리했다.
7회 2사 후 연속 안타, 8회 1사 1, 3루 위기에서도 실점하지 않았다. 특히 8회에는 문보경에게 병살타를 유도하면서 투구수 91개로 이닝을 끝냈다.
아빌라의 투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9회에도 직접 마운드에 오른 아빌라는 이재원을 삼진, 문성주를 2루수 땅볼로 잡아낸 뒤 문정빈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자신의 손으로 경기를 끝냈다.
104개의 공 가운데 74개가 스트라이크였고, 최고 구속은 158km/h까지 찍혔다.
지난 4일 인천 두산 베어스전 완봉승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 완투승이었다. SSG 구단 기준 한 시즌에 두 차례 이상 완투승을 기록한 투수가 나온 것은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인 2010년 김광현 이후 16년 만이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아빌라는 9회 등판이 자신의 의지였다고 밝혔다.
그는 "항상 내가 원해서 피칭을 하는 것이다. 내 한계에 도달할 때까지 던지고 싶고,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다"며 "감독님과 투수 코치님께 다가가 9회에도 던지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감사하게도 기회를 주셨다"고 설명했다.
8회까지 91개의 공을 던졌지만 9회에도 아빌라의 구위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경기 막판까지 150km/h 중후반대 강속구를 뿌릴 수 있었던 비결로는 체력 관리뿐 아니라 경기 운영을 꼽았다.
아빌라는 "휴식 기간을 잘 활용하고 경기 운영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타자에게 똑같은 구속의 공을 던질 필요는 없다. 경기 도중 조절하면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숭용 감독은 아빌라를 정규시즌 최종전에 투입할 가능성도 열어놓은 상태다.
또 한 번 9이닝을 책임질 생각이 있는지 묻자 아빌라는 "만약 최종전에 나서게 된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지금 당장 '9이닝을 던져야겠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경기에서 6이닝, 7이닝, 8이닝을 던지다 보면 그때 가서 '9이닝까지 던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 7월 한국 땅을 밟은 뒤 단숨에 KBO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한 만큼 자연스럽게 향후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아빌라는 미래보다 현재를 바라봤다. 미국 무대 재도전에 대한 질문에도 SSG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아빌라는 "확신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더 노력하겠다"며 "나는 현재 한국에 있고 SSG에 소속돼 있기 때문에 이 팀에 전념할 것이다. 물론 추후 미국으로 갈 수도 있겠지만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한국행에 대한 만족감도 숨기지 않았다.
한국에 오게 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모르겠다"고 웃은 아빌라는 "한국에 와서 정말 많은 기회를 받았다.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았고, 팀에서도 많은 지원을 해줬다"며 "오히려 한국에 오게 된 것에 더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즌 도중 대체 외국인 투수로 합류해 이제는 SSG 마운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에이스가 된 아빌라. 자신의 한계까지 공을 던지고 싶다는 욕심과 함께 미래보다는 현재에 집중하겠다는 자세로 시즌 막판까지 강렬한 존재감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인천, 이우진 기자 / 엑스포츠뉴스DB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