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이 회원국들에 추가 자금을 배분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각 대륙 연맹의 요구에 대해 추가 재정 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영국 공영방송 'BBC' 등 복수 유력지는 29일(한국시간) 인판티노 회장이 최근 FIFA 6개 대륙 연맹 회장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회원국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에 열린 입장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핵심은 FIFA가 보유한 막대한 준비금을 활용해 211개 회원국에 추가적인 재정을 제공하는 방안이다.
특히 유럽축구연맹(UEFA)과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은 FIFA가 준비금에서 각 회원국에 최소 1000만 달러(약 136억원)를 지급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역시 해당 논의에 힘을 보탰다. 셰이크 살만 빈 이브라힘 알 칼리파 AFC 회장도 별도의 서한을 통해 추가적인 재정 지원 논의에 대한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판티노 회장도 구체적인 금액을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회원국에 더 많은 돈을 배분하는 것 자체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BBC'가 입수한 서한에서 인판티노 회장은 "책임감 있게 전달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추가 자금 지원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각 회원국 1000만 달러'라는 구체적인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한 것은 아니다. 인판티노 회장은 지급 규모를 지금 단계에서 확정하는 대신 FIFA 내부의 공식적인 절차와 재정 검토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또 인판티노 회장은 각 연맹에 재정 모델과 가정,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출해 검증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금액을 미리 예단하지 않겠다"며 "단일한 숫자가 논의를 시작할 수는 있지만, 글로벌 정책을 완성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FIFA의 적절한 거버넌스 절차를 통해 책임감 있게 제공할 수 있는 최대 수준의 추가 자금 지원을 지지할 것"이라며 "공정하게 적용되고 투명하고 감사 가능한 방식으로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FIFA 평의회가 최종적인 논의의 장이 된다.
인판티노 회장은 마티아스 그라프스트룀 FIFA 사무총장에게 각 대륙 연맹에서 제출한 제안을 하나로 취합하도록 지시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현지시간 기준 오는 10월 15일 열리는 FIFA 평의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논의는 FIFA가 상당한 규모의 현금과 준비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BBC'는 FIFA의 현금 준비금이 약 60억 달러(약 8조 1500억원)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인판티노 회장의 이번 서한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최근 FIFA를 둘러싼 재정 논란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인판티노 회장은 최근 월드컵과 FIFA가 주관하는 각종 대회의 상업적 권리 일부를 민간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구상을 추진했다. 이른바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FFE) 계획이었다.
당초 이 계획은 FIFA가 기존 재원에 더해 새로운 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축구 발전에 다시 투자하기 위한 방안으로 설명됐다. 그러나 계획이 알려진 뒤 각 대륙 연맹을 중심으로 상당한 반발이 발생했다.
결국 FFE 계획은 철회됐다.
인판티노 회장은 이번 서한에서도 철회된 계획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다시 한번 설명했다. 그는 "최근 철회된 상업적 제안은 FIFA가 축구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기존 자원에서 책임감 있게 제공할 수 있는 지원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즉, FFE가 기존 회원국 지원금을 줄이거나 대신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으며, 추가적인 자금을 축구에 투입하기 위한 구상이었다는 것이 인판티노 회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FFE를 둘러싼 논란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 회장이자 FIFA 부회장인 데비 휴잇은 앞서 인판티노 회장에게 해당 계획과 관련한 모든 문서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으며, FFE에 대한 독립적인 검토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원국 지원 확대 논의 역시 이런 상황에서 나왔다.
FIFA의 막대한 준비금을 활용해 회원국에 직접적인 재정 지원을 제공하는 방안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경우, FFE를 통해 외부 자금을 끌어들이려 했던 기존 구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재정 정책이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번 요구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경우 한국 역시 지원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인판티노 회장에게도 이번 결정은 중요한 시점이다.
그는 2027년 3월 FIFA 회장 선거에 네 번째 출마할 예정이다. 현재 인판티노 회장은 차기 선거의 유일한 후보로 알려져 있으며, 다른 후보가 출마하기 위해서는 현지시간으로 오는 11월 18일까지 후보 등록을 위한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