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국제공항, 김근한 기자) "야구대표팀 주장을 한번 해보니까 조금 힘든 것 같고 여태까지 팀에서 주장했던 선배님들께 존경을 표하고 싶습니다.“
한화 이글스 내야수이자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주장 노시환이 개인 두 번째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고 귀국했다. 대표팀 와일드카드로 발탁된 뒤 의심의 눈길을 받기도 했지만, 주장으로서 팀을 하나로 묶어낸 2주였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을 3-1로 꺾고 5회 연속 금메달을 달성했다.
한국은 지난 25일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 프로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는 일본 사회인 연합 대표팀에 0-5로 무릎을 꿇으며 금메달 도전에 빨간불이 켜졌었다. 한국은 중국을 꺾고 올라간 금메달 결정전에서도 힘겨운 승부를 이어갔다. 한국은 장대비 속에 타선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아 진땀을 흘렸지만, 결국 결말은 해피엔딩이었다.
28일 인천국제공항 귀국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노시환은 금메달의 기쁨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그는 "일단 너무 기분 좋고 아직도 기분 좋다. 목표로 했던 금메달을 목에 걸고 올 수 있어서 너무너무 좋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대회 전 대표팀 발탁 당시 "본인을 의심하는 분들께 증명하고 싶다"고 밝혔던 것에 대한 소감도 전했다. 노시환은 "대회 기간 제 개인 성적은 아쉬웠지만, 국가대표라는 대한민국 국기를 달고 한 팀으로 나가는 거다. 어쨌든 팀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왔으니까 내 개인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시환은 사실 이번 대회 정식 참가 자격이 되는 선수가 아니었다. KBO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만 25세 이하 또는 프로 입단 4년차 이하 선수들로 출전 선수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2000년생인 노시환의 참가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류지현 감독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4번 타자 경험과 선수단을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을 높이 사 노시환에게 와일드카드 1장을 과감하게 사용했다. 일본 출국 전 합숙 기간에는 사비를 털어 선수단 전체 회식을 진행하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결승 경기 중 가장 긴박했던 순간으로는 8회초 런다운 상황을 꼽았다. 노시환은 "8회에 도망가는 점수 내기 전에 (김)지찬이가 3루에서 런다운 걸리면서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벤치 분위기도 좀 어수선했는데 릴렉스 하자고, 컴다운하고 도영이가 타석에 들어오니까 도영이가 해줄 거다 이러면서 진정시켰는데 바로 역시 도영이가 해줘서 그때 좀 짜릿했다"고 결승타 직전 벤치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다.
결승 경기 내내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7회에 동점 뒤 쉽지 않나 싶었는데 8회에 바로 도망가는 점수를 내면서 뒤에 투수들을 믿고 '경기 이겼다'는 생각이 딱 들었다"고 밝혔다.
주장 역할을 처음 경험한 소감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노시환은 "3년 전 대표팀과 느낌이 다르다. 주장을 한번 해보니까 좀 힘든 것 같고 여태까지 대표팀에서 주장했던 선배님들께 존경을 표하고 싶다. 너무 힘든 자리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면서 재미있기도 했고 동생들이랑 (문)보경이랑 (곽)빈이 형이 잘 도와줘서 한 팀이 잘 이루어진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다"고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이번 대회가 한국 야구에 남긴 과제에 대해서도 생각을 밝혔다. 노시환은 "국제대회는 긴장감과 압박감 속에서 경기하는 게 정말 힘들고 쉽지 않다. 매 경기 어느 팀이랑 싸우든 쉽지 않다. 겪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그 무대를 뛸 때 압박감과 긴장감 속에서 하는 게 쉽지 않은데 그 긴장을 조금 더 풀고 잘 즐기고 경험이 많이 쌓인다면 대한민국 야구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릴 높였다.
우여곡절 끝에 거머쥔 한국의 5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장이라는 무거운 짐을 처음 짊어지고도 끝까지 팀을 하나로 묶어낸 대표팀 캡틴 노시환의 시간은 그렇게 마무리됐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연합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