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일본 이치노미야, 김정현 기자) 더이상 천적이 아니란 평가가 나온 압도적 경기였지만, 세계 최강 안세영은 천위페이에 대한 존중을 멈추지 않았다.
한편으론 다소 당황스러운 발언이기도 했다.
배드민턴 여자단식 세계 1위 안세영은 28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의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과거의 천적이었던 세계 4위 천위페이(중국)와의 2026 아이치∙나고야 하계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2-0(21-5 21-12) 완승을 거뒀다.
2022 항저우 대회(1년 순연 개최) 배드민턴 여자 단식 챔피언인 안세영은 종목 도입 이후 사상 처음이자 64년 만에 개인전 2연패에 1경기만 남겨뒀다.
안세영은 천적이었던 선수이자 지난 2022 항저우 대회 여자 단식 결승 상대인 천위페이에 압도적인 실력 차이를 선보였다. 더 이상 천위페이는 안세영의 라이벌이 아니었다.
어린 시절 천위페이에게 늘 발목을 잡혔던 안세영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1회전부터 2022년 우버컵 결승전까지 무려 4년 간 7연패를 당하며 천위페이에 고전했다.
1998년생으로 2019년 세계 랭킹 1위에 올라 15주 간 세계 최정상 자리를 지켜왔던 세계적인 선수다.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일만큼 최강자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세계 최강 중국 배드민턴의 여자단식 계보를 잇고 있다.
안세영은 그런 천위페이와 붙은 2022 항저우 대회 결승에서 승리하며 금메달을 차지한 뒤 조금씩 천적 관계를 무너트리기 시작했다. 지금 천위페이와의 격차는 더욱 커졌다. 천위페이와 상대 전적 17승 14패, 최근 5경기 전승을 달리며 천위페이를 압도했다.
안세영은 경기 시작과 함께 무려 9연속 득점을 성공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천위페이가 점수를 땄지만, 안세영은 계속 연속 득점을 거듭했다. 천위페이를 가지고 노는 수준에 이르면서 안세영은 16-5에서 5연속 득점을 만들어 17분 만에 21-5로 1게임을 가져갔다.
2게임도 안세영이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였다. 2게임에서 5-1로 앞서가기 시작한 안세영은 천위페이가 2-6 상황에서 4연속 득점으로 6-6을 만들었다. 그러나 안세영이 다시 5연속 득점에 성공하면서 11-6을 만들었다. 이후 천위페이의 추격을 따돌렸고 마지막에 5연속 득점을 만들며 40분 만에 경기를 끝냈다.
천위페이는 2게임 막판엔 경기를 거의 포기하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안세영은 올해 이번 대회 개인전까지 포함해 54승 1패, 승률 98.18%를 기록했는데 천위페이마저 잡으며 55승 1패, 승률 98.21%로 더 올리며 최강 자의 면모를 보여줬다.
더불어 개인전에서는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상대를 2-0으로 완파하고 결승까지 진출해 퍼펙트 우승도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안세영은 여전히 자신의 공격력이 천위페이의 절반 수준에 못 미친다고 자평했다. 압도적인 승률에 올해 천하무적인 안세영에 입에서 나온 뜻밖의 말이었다.
안세영은 천위페이를 압도한 것 같다는 말에 "공격도 득점한 부분이 많았다"라면서 "나는 이제 천위페이 선수의 반 정도는 따라온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보셨다시피 천위페이 선수는 어느 구간에서든 다 정확하게 라인따라 잘 때리기 때문에 그게 압박감이 엄청 심하다"라면서 "나는 좋은 찬스에서만 때릴 수 있다면 천위페이 선수는 아무데서나 다 정확하게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 나는 반 밖에 못 따라가고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라고 했다.
물론 취재진 사이에선 허탈함을 넘어 당황해 하는 표정이 적지 않았다.
안세영은 상대의 장점을 계속 따라가려는 배움의 자세를 갖췄다.
그러면서도 안세영은 "천위페이 선수도 정말 힘들텐데 항상 최선을 다해주고 또 나이가 나이인지라 언니가 많이 힘들텐데 그래도 나를 잘 띄워주더라. 그래서 항상 고맙다"라며 끈끈한 우정도 드러냈다.
챔피언의 자세도 놓치지 않았다. 인터뷰 당시 세계 3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와 세계 2위 왕즈이(중국)의 준결승이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TV화면에 송출되고 있었다.
안세영은 "아무나 올라와도 나는 최선을 다해야 되는 건 똑같다. 최선을 다해야 되는 거는 변함없이 계속 해야 돼서 아무나 다치지 않고 올라왔으면 좋겠다"라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맞대결에서는 야마구치가 왕즈이를 2-0(21-11 22-20)으로 제압하며 안세영과 금메달을 두고 격돌한다.
사진=일본 이치노미야, 박지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DB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