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국제공항, 김근한 기자) "자책하지 말라는 사람이 많아서 이제 자책 안 하고 가슴 펴고 당당하게 돌아왔습니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고 귀국했다. 결승전 결승타의 주인공이었지만 웃음보다 더 나은 선수로 성장하겠단 다짐이 먼저였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금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을 3-1로 꺾고 아시안게임 5회 연속 금메달을 달성했다.
김도영은 이날 3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1-1 동점이던 8회초 2사 1·3루에서 3루 강습 내야 안타로 결승 타점을 올리며 금메달의 결정적 발판을 마련했다.
28일 귀국 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도영은 전날 자책 발언에 대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는 "어제는 사실 그 심정이 맞았는데 자책하지 말라는 사람이 많아서 이제 자책 안 하고 가슴을 펴고 당당하게 돌아왔다"며 웃음 지었다.
그러나 대회 부진에 대한 솔직한 고백도 이어졌다. "부담이라고 생각은 안 했는데 결과가 안 나왔으니 부담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아직 그 정도를 이겨내지 못할 실력인 것 같다"며 냉정하게 자신을 평가했다.
이번 대회를 통틀어 성적표는 6경기 타율 0.250(24타수 6안타) 4타점 OPS 0.666이었다. KBO리그 홈런 1위(40홈런)를 질주하던 슈퍼스타가 무홈런에 그쳤고 대회 내내 스스로도 만족하기 어려운 퍼포먼스를 이어갔다. 특히 슈퍼라운드 일본전(0-5 패)에서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고 금메달 결정전에서도 2회초 만루 좌익수 뜬공, 5회초 삼진, 7회초 삼진 등으로 고전하다가 8회초에야 결승타를 터뜨렸다.
한국 야구가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힘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김도영은 "한 경기 졌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시간이 정말 짧았기 때문에 좋은 결과로 우승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젊은 선수들이 많이 있었고 경험을 하는 선수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좋은 결과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2주간의 여정을 돌아보는 소감도 솔직했다. 김도영은 아시안게임 합류 직전 자신의 번트 타구에 코뼈 골절상을 입었지만, 빠른 수술 뒤 회복으로 극적인 대표팀 합류에 성공했다. 그는 "돌이키고 싶지 않은 순간들이었던 것 같고 이런 슬럼프는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기억이기도 했다. 그래도 지나고 나니까 이게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마냥 후회스럽지만은 않은 것 같다"고 털어놨다. 대회를 통해 배운 것에 대해서는 "아직 부족하다는 걸 많이 배웠고 어떻게 준비해야 되는지를 배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시선은 KBO리그 정규시즌 막바지 일정으로 향한다. 4위 KIA는 3위 LG 트윈스와 2경기 차로 좁혀 3위 재탈환을 노리고 있다.
김도영은 "몸 상태는 충분히 되고 처음부터 다시 리셋하고 좋은 타격감을 되찾기 위해서 노력하겠다. 리그 경기는 매 경기 계속 있기 때문에 시간은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최대한 빨리 감을 올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앞으로의 태극마크에 대해서는 "진중하고 최선을 다해서 할 생각이고 이번에 정말 많은 걸 배웠기 때문에 다시 한번 이런 실패가 없게끔 하는 게 목표"라고 다짐했다.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김도영에게 이번 아시안게임은 예상치 못한 배움의 시간이었다. 더 큰 선수가 되겠다는 다짐을 품고 광주로 돌아간 김도영이 남은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