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양정웅 기자)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 3일을 남겨놓고 취소를 결정했던 선택.
2년 동안 여러 생각이 들었을 김진욱(롯데 자이언츠)이 마침내 '병역특례'라는 결과를 자신의 손으로 얻어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3-1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5회 연속 아시안게임 정상에 올랐다.
B조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대만을 5-0으로 꺾는 등 3전 전승으로 슈퍼 라운드에 올라간 한국은 일본을 상대로 0-5로 패배하며 위기에 몰렸다. 그래도 대만과 전적이 그대로 올라오면서 결승 진출에는 큰 무리가 없었고, 예상대로 중국을 이기고 결승 무대에 올랐다.
한국은 일본과 결승 재대결에서 곽빈의 6⅓이닝 111구 1실점 역투와 8회 김도영의 결승타가 터지면서 설욕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총 16명의 선수가 병역특례(예술체육요원)를 받게 됐다. 롯데에서는 김진욱과 최준용이 그 대상이 됐는데, 12월 상무 입대가 확정됐던 최준용에 비해 김진욱은 뒤가 없는 상황에서 혜택을 받았다.
김진욱은 이번 대회에서 2경기에 등판, 3이닝을 소화하며 실점 없이 탈삼진 6개, 피안타와 볼넷 각 1개씩을 기록했다. 홍콩전에서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일본과 슈퍼 라운드 경기에서도 4회 올라와 2이닝을 삼진 4개를 포함해 실점 없이 던졌다.
비록 결승전에는 등판하지 않았지만, 김진욱은 두 차례 투구에서 모두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자신의 손으로 병역 문제를 해결한 셈이 됐다.
사실 김진욱은 병역 해결과 관련해 두 차례의 순간이 있었다.
강릉고 졸업 후 2021년 롯데에 입단한 김진욱은 그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9경기에서 4승 6패 8홀드 평균자책점 6.31을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으로 자진 하차한 선수들을 대신해 2020 도쿄 올림픽 엔트리에 합류했다.
김진욱은 대회 4경기에서 2⅔이닝을 던지며 실점 없이 투구를 이어갔다. 비록 중요한 상황에 나오지는 못했지만, 19살 신인으로서 자신의 역할은 충분히 수행했다. 다만 한국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패배하면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고, 김진욱의 병역특례 기회도 사라졌다.
이후 김진욱은 4년 차였던 2024년에는 19경기에서 84⅔이닝을 던지며 4승 3패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했다. 5월 하순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그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마운드를 지켰다. 특히 고질병이었던 4사구 허용을 줄이면서 희망을 보여줬다.
이에 김진욱은 상무 야구단 입대를 결정했고, 2024년 12월 입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를 3일 남기고 취소 신청을 알렸다. 당시 왼쪽 팔꿈치 내측측부인대가 부분파열돼 재활을 결정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부상을 안고도 상무에 가는 사례도 없지 않았고, 이에 김진욱과 롯데의 선택에 대해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2026 아시안게임에 뽑히지 못한다면 사실상 퇴로가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우려 속에 2025시즌을 시작한 김진욱은 그해 14경기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10.00으로 크게 흔들렸다. 프로 데뷔 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지난해를 돌아본 김진욱은 "처음에 3경기밖에 안 됐지만 괜찮았어서 조금은 방심했다고도 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작년(2024년)부터 이어졌기에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한 번 딱 떨어지니까 올라오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후회하고 있다"고 했다.
절치부심한 김진욱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호평을 받았고, 선발 한 자리에 낙점을 받았다. 그리고 그는 올해 24경기에서 6승 8패 평균자책점 3.95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개인 최다인 134⅓이닝을 던지면서 116개의 삼진을 잡았고, 10번의 퀄리티스타트를 해냈다.
김진욱은 올해 3.52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 스탯티즈 기준)로 전체 10위, 좌완투수 중에서는 단연 1위에 위치했다. 이런 활약 속에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명단에 당당히 발탁됐다. 2년 전 도박이 제대로 성공한 것이다.
출국 전 김진욱은 병역특례에 대해 "너무 그쪽에 신경쓰면 잘 되던 것도 안 된다"며 "야구에 더 집중하면 좋은 결과가 계속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 말처럼 김진욱은 묵묵히 자신의 투구를 펼쳤고, 결국 원하던 열매를 따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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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