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일본 도요하시, 김지수 기자)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에이스 곽빈이 3년 전 마음의 빚을 훌훌 털어내고 커리어 두 번째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을 3-1로 이겼다.
한국은 이날 선발투수로 나선 곽빈의 역투가 금메달의 발판을 놨다. 곽빈은 6⅓이닝 4피안타 2볼넷 9탈삼진 1실점으로 일본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지난 21일 대만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던 기세를 몰아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곽빈은 금메달 확정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게임 전에 뭔가 몸에 열도 나고 심박수도 올라가야 하는데 비가 내리고 날씨가 쌀쌀해서 그랬는지 별로 이게 안 됐다"며 "1회 때 내 공을 보고 겅정이 많았다. 벤치에서 최원호 투수코치님이 '긍정적인 것만 생각만 해야 한다'고 말해주신 게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곽빈은 4회까지 일본 타선을 단 2볼넷으로 묶어냈다. 지난 25일 한국 마운드를 두들기며 5점을 뽑아냈던 일본의 방망이는 곽빈의 강속구 앞에 힘을 쓰지 못했다.
일본은 5회말 선두타자 미즈타니가 2루타를 치고 나갔지만, 곽빈은 흔들리지 않았다. 실점 없이 세 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한 데 이어 6회말 일본 공격을 삼자범퇴로 봉쇄했다.
하지만 한국 타선은 곽빈에게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 2회초 문현빈의 선제 1타점 적시타 이후 번번이 추가 득점에 실패, 곽빈은 살얼음판 리드 속에 투구를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90구를 넘긴 상태에서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1-1 동점을 허용한 뒤 조병현과 교체돼 등판을 마쳤다.
한국은 조병현이 7회말 1사 1·2루에서 연속 삼진으로 추가 실점을 막아내면서 1-1의 균형은 유지됐다. 8회초 김도영, 문보경의 적시타로 3-1로 재차 앞서갔고, 박영현이 일본의 저항을 잠재우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곽빈은 "7회말 교체 후 조병현이 정말 옆에서 잘 막아줘서 다행이다"라며 "그래도 이번 대회 스스로 점수를 주자면 이번에는 100점 만점에 100점을 주고 싶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곽빈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2023년 개최)에 참가했지만, 대회 시작 직후 담증세로 몸 상태가 악화되면서 단 한 경기도 등판할 수 없었다. 한국은 다행히 문동주가 대만과 결승전을 6이닝 무실점으로 막아주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지만, 곽빈은 마음껏 기뻐하기 어려웠다.
곽빈은 "항저우 대회 때 문동주에게 정말 미안했다. 이번에 (결승전 선발등판) 자리를 겪어보니까 문동주가 어린 나이에 정말 큰 짐을 들고 있었다다는 걸 알게 됐다. 지금도 너무 미안하고, 내가 이번에는 그 역할을 잘 이겨낸 것 같다. 내 마음에 한도 조금 풀렸다"고 웃으며 말했다.
또 "이번 아시안게임은 못 풀고 잊고 있었던 숙제를 푼 느낌이다. 이번 대회가 내게 마지막 기회였다"며 자신의 힘으로 손에 넣은 금메달에 뿌듯함을 드러냈다.
사진=일본 도요하시,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