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양정웅 기자) 전날 맞은 홈런의 아픔을 잊지 않고, 다음날 만회에 성공했다.
김서현(한화 이글스)이 경기 마지막 아웃카운트 7개를 책임지면서 팀의 11연패를 끊었다.
김서현은 2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경기에서 팀이 5-2로 앞서던 7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한화는 1회 3점을 올린 후, 선발로 나온 이상규가 2⅔이닝 무실점으로 오프너 역할을 수행했다. 5회 2점을 내줬으나, 6회 강백호의 1타점 적시타에 이어 7회 박정현의 솔로포가 나오면서 다시 2점을 달아날 수 있었다.
5회 등판해 잘 던지던 한화 3번째 투수 장유호가 7회 2사 후 고승민에게 볼넷을 내주자, 한화 벤치는 김서현을 투입해 불을 끄고자 했다. 그는 전민재를 3루수 땅볼로 잡으면서 이닝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후 8회에도 올라온 김서현은 선두타자 손성빈에게 슬라이더가 손에서 빠지며 몸에 맞는 볼을 내줬다. 장두성을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만들었지만, 대타 전준우에게 중견수 앞 안타를 맞으면서 주자를 쌓고 말았다.
2사 후 나승엽을 볼넷으로 출루시키면서 김서현은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자칫 실점으로 이어질 수도 있던 상황, 하지만 까다로운 타자 빅터 레이예스를 좌익수 파울플라이로 돌려세우면서 자신의 손으로 위기를 넘겼다.
9회말, 한화는 김서현을 계속 마운드에 뒀다. 7아웃을 맡기겠다는 뜻이었다.
김서현은 선두타자 한동희를 패스트볼로 이겨내 3루수 파울플라이를 만들었다. 고승민을 1루수 땅볼로 잡은 그는 전민재까지 1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덕분에 한화도 6-2로 승리, 지난 10일 문학 SSG 랜더스전부터 이어졌던 11연패의 늪에서 탈출했다. 김서현 개인으로서도 4월 8일 문학 SSG전 이후 무려 172일 만에 세이브를 따냈다.
김서현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전날 경기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2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8회 올라왔으나, 0-2로 뒤지던 8회 김형준에게 솔로홈런을 맞았다. 하필 타선이 9회초 2점을 얻어 2-3까지 쫓아갔지만 패배하면서 아쉬움이 더했다.
"어제 경기에서도 8회 홈런을 맞지 않았다면 9회 동점 상황이 되고, 연장 가면 역전 기회가 있었을 것이었다"고 한 김서현은 "어제 홈런을 맞은 거에 대해서 너무 생각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7회 김서현이 마운드에 올라온 후, 코칭스태프는 그에게 "팀이 연패 중이니까 한 번만 더 던져보자"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어제 기억도 있고, 여태 못 던졌기 때문에 계속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는 생각에 마지막 회에는 정신력으로 던졌다"고 돌아봤다.
8회 등판 후 김경문 감독은 김서현에게 "많이 힘들어보인다"고 했지만, 김서현은 계속 등판할 뜻을 밝혔다. 그는 "연패 끊는 게 우선이라 한 번 더 던져봤으면 좋겠다고 하셨다"며 "감독님이 나를 믿으시기 때문에 맡길 수 있는 것이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9회에 잘 던지려고 했다"고 얘기했다.
멀티이닝 세이브가 처음은 아니지만, 7회부터 올라오는 건 드문 일이다. 실제로 그의 한 경기 최다 이닝은 2⅔이닝(2023년 8월 11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으로, 이날 경기와 아웃카운트 하나 차이였다. 그래도 그는 오히려 9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사실 이날 김서현의 컨디션은 그리 좋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작년부터 들었던 얘기가, 불펜투수는 좋을 때나 안 좋을 때나 막아야 한다는 것이었다"라며 "야구장 나올 때도 컨디션 안 좋은 걸 핑계대지 말고, 오히려 더 해보려고 생각을 가졌다"고 밝혔다.
지난해 33개의 세이브를 따내며 1군 핵심 자원으로 자리잡는 듯했던 김서현은 올 시즌 초 제구가 무너지면서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결국 5월 7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이후 김서현은 1군에서 사라졌다.
김서현은 지난 7월 중순 일본 지바현에 위치한 넥스트 베이스 애슬레틱 랩에 단기 연수를 다녀왔다. 이후 2군에서 재조정을 거친 후 8월 하순부터 1군에 돌아왔다. 그는 "일본에서는 체중 이동이나 몸 회전을 배웠고, 한국에서는 팔 스로잉을 짧게 하는 걸 했다"며 "한국과 일본에서 배운 게 같이 정립이 됐다"고 얘기했다.
남은 시즌은 얼마 되지 않지만, 잘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서현은 "일단 최대한 기복을 줄이는 게 최고의 목표다. 그래야 내년에도 기복이 생겼을 때 어떻게 빠져나갈 수 있을지 빨리 생각하고 헤쳐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