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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16년은 안 걸릴 것…韓 육상 후배들, 자가 한계에 도전하라" 36세에 첫 AG 메달, 최병광의 조언 [나고야 인터뷰]

기사입력 2026.09.28 00:56 / 기사수정 2026.09.28 00:56



(엑스포츠뉴스 일본 나고야, 김정현 기자) "자기 한계에 도전한다는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 그러면 16년은 안 걸릴 것이다."

최병광은 16년 만에 드디어 자신의 커리어 첫 종합 대회 메달을 따냈다. 오랜 시간이 걸린 메달이었다. 

최병광은 지난 23일 일본 나고야시 시청 앞 경보 코스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하계아시안게임 경보 남자 하프 마라톤 레이스에서 1시간28분35초의 기록으로 전체 3위에 올라 동메달을 획득했다. 

놀라운 레이스였다. 20km 경보 기준 세계 19위 시성지(중국)와 세계 랭킹 3위이자 하프 마라톤 경보 세계 기록(1시간20분34초)을 보유한 야마니시 도시카즈(일본), 세계 13위 리천제(중국), 세계 랭킹 8위 요시카와 겐토(일본)가 있는 레이스에서 53위 최병광이 당당히 3위에 오른 것이다. 


경보는 무릎이 펴지거나 두 발이 땅에서 떨어지면 심판진이 경고를 준다. 경고를 3회 받으면, 2분간 페널티 존에서 기다려야 하고, 4회를 받으면 그 자리에서 실격 처리된다. 

리천제가 6km 지점을 넘어서서 경고 4회로 실격됐고 일본 선수 2명도 경고 3회로 페널티 존에서 기다려야 했다. 



세계적인 선수들 사이에서 최병광은 경고 2회로 잘 지켜내면서 레이스를 계속 이어갔고 끝내 생애 첫 종합 대회 메달을 따냈다. 

1991년생인 최병광은 2009년 고등학교 졸업 후 2010년 삼성전자 육상단에 입단해 16년간 경보를 해왔다. 2014 인천 대회에서는 20km 대회에서 실격했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선 7위, 2022 항저우 대회(1년 순연 개최) 6위로 메달과는 거리가 있었다. 

올림픽 무대도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 2024 파리 등 세 차례 도전에 나섰지만 역시 도전에 의의를 뒀다. 

그런 최병광은 16년간 도전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 값진 메달을 손에 거머쥐었다. 

25일 나고야시 미즈호 공원 육상 경기장에서 최병광은 시성지, 야마니시 도시카즈와 함께 당당히 시상식에서 포디움에 오르며 드디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4일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최병광은 한국 육상 후배들에게 각자의 한계에 도전하라고 주문했다. 본인처럼 16년이 걸릴 일은 없다며 한계에 맞서 싸우라고 조언했다. 

다음은 최병광과 나눈 일문일답. 

-동메달 후 기자회견을 3개국어(한국어, 영어, 일본어)로 하더라. 

▲일본 언론이 되게 배려를 많이 해주신 것 같다. 사실 그 정도는 아니다. 내가 그냥 잘하는 선수, 유창한 선수 이런 식으로 되게 좋게 써주셔서 감사한데 그 정도로 영어나 일본어를 잘하는 건 아니다. 약간 좋게 편집을 해주셨더라. 

영상을 봤다. 분위기가 뉴스로 송출되는 분위기는 아니었는데 따로 인터뷰 현장에 영상이 없을 줄 알았는데 영상이 뒤늦게 떴더라. 내가 현장에서 했던 것보다 훨씬 잘해 보이게 편집을 해주셨고, 자막도 달아주셨다. 조금 민망했다. 

듣는 거도 약하다. 말하는 것만 조금 되지, 그냥 못하는 거다. 좋게 써주셔서 감사하고 그렇게 띄워주시니까 괜히 나댔나 생각도 들더라. 

나름대로 오기가 생겨서 한 것도 있었다. 왜냐하면 한국 언론사가 현장에 아무도 없었고 통역도 없었다. 느끼기에 나는 그냥 가만히 앉아 있다가 가는 사람 같았다.

중국, 일본 언론사가 중국, 일본 선수한테 질문하는 위주였다 보니까 내가 주인공이 되고 싶었던 건 다니지만 그래도 한국 선수도 있다라는 어필이었던 것 같다. 일본 언론사가 질문을 해줬는데 일본어로 메달 딴 소감을 말했다. 

-종합대회 메달은 처음이다. 남다른 의미일 것 같은데 어떤가.



▲원클럽맨으로 오랫동안 있으면서 이렇다 할 성적을 보여드리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항상 죄송한 마음이 있었는데 이번 동메달로 늦었지만, 후련한 마음도 들었다. 

코치님이 사석에서 항상 “내가 그래도 병광이 믿는 거 하나 있다. 뭔가 하나 해줄 거라고 나는 분명히 믿는다”고 그러셨다. 그게 이번 동메달이지 않나 생각해서 코치님 생각이 많이 났다. 골인하고 들어오니 옆에 있어서 울컥했다. 

-김현석 코치가 동메달 직후 해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코치님도 후반 5km 남겨두고 긴장이 엄청 됐다더라. 끝나고 “수고했다” 보다는 “고맙다”고 하시더라. 코치님도 나름대로 부담을 엄청 많이 가지시고 계셨던 것 같다. 유상 첫 종목이고 첫 시작인데 많은 종목들이 시작되기에 앞서 좋은 분위기로 시작하는 것도 나는 좋고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말 좋은 스타트를 끊지 않았나 생각한다. 

항상 말씀드리는 것 중 하나가 후배 경보 선수, 후배 육상 선수들도 나보다 훨씬 더 가능성이 넘치고 잘할 수 있는 선수들이 넘치는 대한민국 육상이라고 나는 믿는다. 

앞으로 물론 시간이 걸리겠지만 나만큼은 아니겠죠. 당장 1~2년 아니어도 믿고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시면 분명히 후배 선수들이 정말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올 시즌 최고 기록(1시간25분37초)과는 조금 차이가 있었는데 어떤 요인이었을까.

▲습하고 더운 것도 있는데 3월은 날씨가 시원하고 선선하다 보니 장거리 종목 특성상 날씨가 기록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편이다. 그래도 1등을 한 중국 선수 기록이 너무 훌륭하고 애초에 그 기록을 걷는 선수다. 

중요한 건 이번 시합이 지금까지 어떤 시합보다 심판들의 판정 수준이 제일 높았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까 나도 경기 시작 전에 예상은 했었다.

4명의 선수 기록이 너무 높은 레벨이니까 초반에 경쟁하는 거를 내가 쫓아가면 오히려 내가 먼저 실격을 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의도하고 코치님과 오버페이스 조심하자고 했다. 경보는 경고받으면 완주를 못 한다. 실격당한 선수 중에 탈진하는 선수 한 명도 없다. 그 부분을 되게 신경 많이 썼던 것 같다. 

-어쩌면 마지막 메달이라고 말했는데 대회 이후 선수 생활은 어떻게 되는가.

▲항상 소속팀과 재계약 협상을 할 때마다 2년 할 때 있고 3년 할 때 있고 1년 한 적도 있고 매번 이제 협상 자리에서 정해진다. 

근데 그때마다 내가 드리는 말씀이 있다. 물론 조건을 먼저 얘기해 주시는 건 회사 쪽이지만 나는 “1년을 계약을 하든 2년을 계약을 하든 3년을 계약을 하든 마침표 찍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거다”라고 항상 말씀을 드린다.

그거에 대해서는 절대 변치 않을 거고 내가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그날이 언제라고 장담 드릴 수는 없지만 내가 그렇게 해야 후배 선수들에게도 귀감이 될 거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그런 에너지가 더 전달되고 팀 분위기가 유지될 거라고 나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내가 당장 이 자리에서 ‘저는 이제 2년 뒤에 은퇴하겠습니다’라고 말씀드리기는 좀 어려운 게 있는 것 같다. 언제라고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끝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는 선수로 남고 싶다. 그게 목표다. 



-몸 관리를 잘하는 걸 보면 더 오래 할 수 있지 않을까.

▲올해 한국 나이로 36세다. 육체적 한계에 맞닿은 것 같다는 건 아직인 것 같다. 남들이 생각했을 때 ‘객기다, 안된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거는 내가 알 바 아니고 신경 안 쓰는 스타일이다.

스스로 ‘안 되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면 마무리 지을 생각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선을 다한다는 전제에서다. 몸에서 신호가 있을 것이다. 

-7월에 태어난 아들을 볼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메달을 들고 아들에게 가게 됐다. 기분이 어떤가. 

▲이 대회를 준비하기 직전에 3주 넘는 시간을 일본 훗카이도에서 했다. 강원도 횡계에서 훈련하다가 훗카이도에서 훈련하고 나고야에 입성하기 전에 하루 이틀 잠깐 보고 못 본 지 한 달 정도 됐다.

아들이 복덩이인 것 같다. 진짜 사주를 잘 안 믿는데 그런 말들이 있더라. 아들이 복덩이라고. 아내가 정말 고생을 많이 한 것에 대한 고마움도 크고 복잡, 다양한 동기부여가 됐던 것 같다. 

-아내와는 어떤 연락을 주고 받았나.

▲되게 울컥했다. 오랜 친구였고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인데 내가 그동안 이렇다할 실적이 없었던 선수였는데 결국 이렇게 메달을 획득한 거를 누구보다 기뻐해 주고 감격해서 많이 울먹이면서 통화했었다. 

그리고 삼성전자 육상단 사무국장이 3일 뒤(9월 27일) 정년 퇴임을 한다. 내가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육상단 와서 16년 동안 같이 있었다. 사무국장님에게 전화드렸을 때 나도 모르게 울컥하더라.

사무국장님은 시크하게 은퇴 선물 줘서 고맙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너무 오래 걸려 죄송합니다”고 했다. 기뻤던 기억이 너무 많다. 많은 분들에게 살면서 연락을 많이 받아 이렇게 핸드폰이 뜨거워진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바쁜 하루를 보내 감사했다. 



-한국 육상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막연하게 큰 꿈을 가지라고 하기보다는 제일 중요한 거는 단순하게 개인 최고 기록만 목표로 해도 계속 도전할 수 있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항상 얘기한다. 

작년에 도쿄육상선수권에 같이 왔던 김민규 선수도 이번 연도 전국체전 출전을 안 한다. 그 대회가 열리는 주에 일본에서 마라톤 경보 시합이 있어서 그거에 맞춰서 출전한다. 

사실 시군청 팀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작년에 도쿄에서 김민규 선수가 아쉽게 됐지만(주최 측 실수로 실격) 그 대회를 다녀온 게 민규 선수한테도 큰 내적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본인이 전국체전 안 뛰고 마라톤 경보 뛰고 싶다고 말씀드리면서 본인이 의지를 확고하게 다지면서 도전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면 좋은 의미로 가스라이팅을 많이 했지만, 귀감이 많이 된다. 말로만 도전하는 선수들이 아니고 같은 운동선수로서 도전하고 그런 분위기가 형성이 된 우리 팀, 후배들이 정말 고맙다. 같이 으쌰으쌰 하는 팀이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육상이 개인종목이지만 한 팀 내 분위기, 방향성이 전국체전, 국내 대회가 아니라 세계 대회로 나아가겠지만 그 전에 본인 기록을 경신하겠다, 자기 한계에 도전하겠다는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고 항상 이야기해 준다. 



-뒤이어 이번 대회 육상 종목을 치르는 동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내가 첫 메달을 획득한 것만 보더라도 후배 선수들한테 많은 기회가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명단을 보면 1991년생 형이 메달을 땄다고 생각하면 젊은 친구들이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전달되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부담스러울 수 있는 첫 경기를 잘 마무리했고 그 좋은 기운을 후배 선수들에게 전해질 거라고 믿고 있다.

(인터뷰 날) 혼성 계주 팀이 한국 신기록을 냈다. 그렇게 시작하는 거다. 그렇게 계속 도전한다면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지 않겠는가. 16년이 걸릴까? 16년 안 걸릴 거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사진=나고야, 김한준 기자 / 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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