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세계랭킹 1위 안세영(삼성생명)의 준결승 상대는 4위 천위페이(중국)으로 결정됐다.
천위페이가 세계 11위 푸살라 신두(인도)를 상대로 예상보다 훨씬 험난한 길을 거쳐 준결승 티켓을 손에 쥐었다.
천위페이는 27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8강에서 신두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2-1(11-21 21-18 21-10) 역전 승리를 거뒀다.
1시간 15분의 접전 끝에 얻어낸 승리였다.
준결승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이번 대회 사상 첫 2연패에 도전하는 안세영이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신두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서브부터 밀린 천위페이는 순식간에 0-3으로 뒤처졌고,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오히려 신두의 파워풀한 스매시에 흔들리며 2-9까지 벌어지는 등 속수무책으로 끌려다녔다.
인터벌 때 8-11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는 듯했으나, 휴식 후에도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이후 11-16 상황에서 다섯 포인트를 내리 헌납하며 11-21, 허무하게 첫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궁지에 몰린 천위페이는 2세트부터 완전히 다른 선수로 변신했다. 초반 9-5까지 앞서갔지만 신두 역시 만만치 않았다. 10-12로 재역전을 허용하며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이후로도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며 16-16 동점까지 갔지만 천위페이는 18-18 승부처에서 세 점을 연속으로 뽑아내며 21-18로 게임을 지켜냈다.
기세는 3세트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천위페이는 시작하자마자 4연속 득점을 쏟아내며 4-0으로 치고 나갔고, 신두가 8-7까지 바짝 추격했지만 그 이상은 허용하지 않았다. 11-7로 인터벌을 맞은 뒤에도 고삐를 늦추지 않은 천위페이는 결국 21-10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천위페이의 상대였던 신두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인도 배드민턴 선수 최초로 메달(은메달)을 목에 건 데 이어, 2020 도쿄 대회에서는 동메달까지 추가하며 인도 배드민턴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선수다.
특히 이번 대회 16강에서 신두가 만든 파란은 화제를 모으기 충분했다.
상대는 자신보다 랭킹이 높은 미야자키 도모카(일본·세계 7위)로, 27일 자정을 넘긴 시각에 코트에 올라야 하는 일정 상 불편을 딛고 2-0(21-9 21-13) 승리를 따냈다.
또 천위페이는 하루 앞선 16강에서 응우옌 투이 린(베트남·세계 32위)을 만나 첫 게임을 21-10으로 손쉽게 따내고도 2게임에서 22-24로 역전패를 당하며 위기를 자초했고, 마지막 3게임에서야 21-12로 가까스로 승부를 매듭지었다.
결국 신두와의 8강전까지 이틀 연속 풀세트 접전을 치른 셈이다
천위페이가 4강 무대에 오르면서 안세영의 아시안게임 2연패 시나리오에도 새삼 무게감이 더해졌다.
두 선수의 인연은 2022 항저우 대회 결승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무릎 통증을 참아가며 코트에 섰던 안세영은 2-1(21-18 17-21 21-8) 승리로 눈물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천위페이는 눈앞에서 우승을 놓쳤다.
그날의 아쉬움을 씻어낼 기회가 다시 한번 찾아온 것이다.
천위페이는 올해 들어 안세영을 한 번도 이기지 못했으나 여전히 그를 꺾을 수 있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한 잡지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안세영을 준결승에서 이겼을 때 얘기를 꺼내며 "안세영이 불패의 무적은 아니"라고 했던 그는 지난 7월엔 중국 관영 CCTV와의 인터뷰에 왕즈이(2위)와 함께 출연해 "안세영도 실수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안세영은 올해 55경기 가운데 단 1패만을 기록 중인, 말 그대로 흠잡을 데 없는 시즌을 보내고 있고 천위페이는 완만한 하락세를 드러내는 중이다.
안세영의 벽은 신두를 넘는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일본 이치노미야, 김한준 기자 / 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