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아일랜드 축구대표팀이 이스라엘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경기를 앞두고 집단 보이콧 여부를 논의했지만, 선수단 투표 끝에 경기를 예정대로 치르기로 결정했다.
다만 골키퍼 개빈 바주누는 끝내 개인적인 신념에 따라 홀로 경기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아일랜드축구협회(FAI)는 27일(한국시간) 헝가리 데브레첸에서 28일 열리는 이스라엘과의 네이션스리그 경기를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당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를 둘러싼 전쟁과 민간인 희생에 대한 아일랜드 측의 극심한 반대 입장 때문에 경기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까지 제기됐지만, 선수단 내부 논의와 투표를 거쳐 출전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논의의 시작점은 바주누였다.
잉글랜드 2부 리그 볼턴 원더러스에서 뛰고 있는 바주누는 팀 미팅에서 이스라엘과의 경기에 출전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먼저 전달했다.
이후 일부 동료 선수들도 그의 뜻에 동참해 경기 보이콧을 검토하면서 선수단 전체가 상당한 시간을 들여 의견을 나눴다.
데이비드 쿠렐 FAI 최고경영자(CEO)는 27일 기자회견에서 선수단 내부에서 장시간 논의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협회 관계자들이 약 4시간 동안 의견을 교환했고, 최종적으로 실시된 선수단 투표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에 대한 의견을 확인했다.
투표 결과에 따라 아일랜드는 이스라엘전을 치른다.
다만 선수들은 경기에서 분쟁으로 목숨을 잃은 모든 이들을 기리는 의미로 검은 완장을 착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바주누는 선수단 다수의 결정과 별개로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이스라엘전 불참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그는 "국가를 대표하는 것은 나에게 모든 것을 의미한다"며 "모든 팀 동료와 감독, 코칭스태프, 아일랜드 국민을 존중한다"고 먼저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가볍게 내린 결정이 아니다. 나는 강한 신념을 가진 사람이며,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며 "이스라엘과의 다가오는 경기에 참여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바주누는 자신의 결정이 특정 민족이나 종교 공동체를 향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내 결정은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 것이 잘못이라는 개인적인 믿음에 근거한다"면서 "내 입장은 이스라엘 국민이나 유대인 공동체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이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잔혹한 행위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생에서 더 큰 무언가를 위해 목소리를 낼 기회는 많지 않다"며 이번 결정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번 이스라엘전은 이미 정치적 논란과 보이콧 요구가 이어져 온 경기다.
아일랜드에서는 경기 전부터 이스라엘과의 경기를 치르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주에는 아일랜드 대표팀이 머물던 호텔 밖에서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여기에 경기 직전 이스라엘 선수의 세리머니 논란까지 겹쳤다. 이스라엘 공격수 사예디 아부 파르히는 25일 오스트리아와의 직전 네이션스리그 경기에서 후반 동점골을 넣은 뒤 코너 플래그를 들고 총을 쏘는 듯한 세리머니를 펼친 뒤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사진=SNS / 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