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일본 도요하시, 김지수 기자) 최민석이 벼랑 끝에 몰려 있던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을 구원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26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슈퍼 라운드 2차전에서 중국을 9-2로 이겼다.
한국은 이날 선발투수로 출격한 최민석의 호투가 빛났다. 최민석은 7이닝 7피안타 1볼넷 9탈삼진 1실점 퀄리티 스타트+(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중국 타선을 잠재우고 승리투수가 됐다.
최민석은 중국전 종료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너무 기분이 좋다. 대표팀이 결승에 갈 수 있는 것만으로 기쁘다"며 "최대한 긴 이닝을 실점 없이 깔끔하게 막기 위해 노력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은 지난 25일 일본과의 슈퍼 라운드 1차전에서 0-5 참패를 당했다. 프로 선수 없이 사회인(실업) 리그 선수들로만 구성된 일본에게 한국 국가대표 경기 역사상 최악의 참사를 겪었다.
한국은 일본에 당한 치욕적인 패배를 뒤로하고 일단 중국을 이기기면 하면 슈퍼 라운드 2위를 확보, 결승에 오를 수 있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중국을 크게 앞서 있기는 하지만, 금메달 결정전이 중국전 이튿날인 27일 열렸기 때문테 투수력 소모를 줄이는 게 중요했다.
최민석은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바랐던 역할을 200% 해냈다. 우천으로 경기 개시가 1시간 지연되고 게임 내내 비가 쏟아지는 악조건 속에 1회초 선취점을 내주기도 했지만,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7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키면서 한국 결승 진출의 일등공신이 됐다.
최민석은 오히려 1회 실점이 '약'이 됐다고 돌아봤다. 중국 타자들이 자신을 어떻게 상대하는지 빠르게 파악, 경기를 풀어갈 수 있는 실마리를 얻었다는 입장이다.
최민석은 "내가 투심 패스트볼과 컷 패스트볼이 주무기여서 (이 두 구종 위주로) 승부를 했는데 중국 타자들이 빠른 볼에 강점이 있었다"며 "여기에 힌트를 얻어서 잘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비 때문에 몸이 축축해져서 불편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큰 어려움은 없었다"며 "던지다 보니까 그래도 적응이 돼서 괜찮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최민석은 지난해 서울고를 졸업하고 두산 베어스에 입단,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2년차인 올해 잠재력을 터뜨리며 25경기 138⅔이닝 14승4패 평균자책점 2.73으로 리그 최정상급 선발투수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최민석은 생애 첫 성인 국가대표팀에 승선한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홍콩전 2이닝 무실점 등 2경기 9이닝 1실점으로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추가 등판은 없지만, 결승전 때 벤치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응원할 것을 다짐했다.
최민석은 "대표팀이 무조건 금메달을 따야 한다. (내가 등판하지는 않지만) 결승전이 끝나기 전까지 대회가 끝난 게 아니다"라며 "응원하는 것까지 내 역할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류지현 감독은 "최민석이 중국전에서 긴 이닝을 소화해줘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7회까지 던져줬다. 결승전에서 (마운드 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